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잔불'아래에
잔-불(殘-)을 살며시 넣어놓고
타고 남은 불과 꺼져 가는 불이라는 풀이를 달아 놨습니다.
제 기억에 2006년 이후에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잔불'이 틀렸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잔불 이야기입니다.
며칠 전에 이천 물류창고에서 불이 났었죠?
그 불이 꺼진 뒤 '잔불'정리하는 중이라는 뉴스가 자주 들렸습니다.
여러분, 잔불을 타다남은 불쯤으로 알고 계시죠?
'잔불'은
작은 짐승을 잡는 데 쓰는 화력이 약한 총알을 뜻합니다.
반대로 '된불'은
바로 급소를 맞히는 총알이라는 뜻입니다.
(산)불이 꺼진 뒤에 타다 남은 것이 다시 붙어 일어난 불은 '뒷불'입니다.
일단 진화는 되었지만 뒷불을 조심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이렇게 뒷불이라는 멋진 우리말이 있고,
잔불은 활활 타는 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지금 쓰는 우리네 사전에도 그렇게 올라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사전을 뒤져보십시오.
'잔불'에 뭐라고 풀이가 되어 있고, '뒷불'을 뭐라고 풀어놨는지...
이게 맞습니다.
이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언제부터인가 '잔불'아래에
잔-불(殘-)을 살며시 넣어놓고
타고 남은 불과 꺼져 가는 불이라는 풀이를 달아 놨습니다.
제 기억에 2006년 이후에 인터넷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사전은 말글살이의 길라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들었겠죠.
그런 훌륭한 사전에서 '뒷불'이라는 좋을 말을 널리 퍼트리지는 못할망정
없던 잔-불(殘-)을 사전에 올려 그 낱말을 쓰라고 하는 건가요?
그래놓고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걸 보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우리말을 살려서 쓰려고 힘써야지 굳이 한자말을 살릴 까닭은 없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넓이/너비]
오늘도 우리 선수를 응원하며,
월드컵 특집 우리말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월드컵 축구장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국제축구연맹이 정한,
국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의 크기는,
길이 105m, 폭 68m입니다.
이걸 보고,
'넓이'와 '너비'를 구별해 볼게요.
'넓이'는,
'일정한 평면에 걸쳐 있는 공간이나 범위의 크기'로,
축구장의 넓이는 105*68=7,140m2
입니다.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로,
축구장의 너비는 68m입니다.(보기에 따라 105m가 될 수도 있죠.)
좀 쉽게 보면,
'넓이'는 어디에 둘러싸인 평면의 크기를 말하고(2차원),
'너비'는 가로로 건너지른 거리(1차원)를 말합니다.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합니다.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