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09]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2786 추천 수 84 2009.01.09 09:28:25
소 목에는 항상 방울이 달려있습니다.
거의 놋쇠로 만든 것인데 제 주먹만 한 크기죠.
오늘 문제는 바로 그 방울,
마소의 귀에서 턱밑으로 늘여 단 방울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소와 관련한 문제를 낸다고 했죠? ^^*
우리 민족과 소는 말 그대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집에 송아지가 태어나야 제 학비를 마련할 수 있었고,
경운기가 없었던 저희 집에서는 논밭을 갈고 짐을 옮기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한 식구였습니다.
학교 갔다 오면 언제나 소를 몰고 나가 꼴을 먹이는 게 제 일이었고,
가끔은 바닷가로 나가 목욕도 시켜줬었습니다.
아버지는 가끔 저를 소 등에 태워주시기도 했었죠. 벌써 30년쯤 앞선 일이네요. 흐르는 세월이 이리 빠르나 봅니다.

소 목에는 항상 방울이 달려있습니다.
거의 놋쇠로 만든 것인데 제 주먹만 한 크기죠.
오늘 문제는 바로 그 방울,
마소의 귀에서 턱밑으로 늘여 단 방울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겁니다.
소방울이라고도 하고, 요령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요령은 무령(巫鈴)으로 무당이 점칠 때 들고 흔드는 작은 방울입니다.
오늘 답과는 거리가 멉니다.

처음 정답을 보내주시는 분께 갈피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에서 고른 겁니다.
소 이야기에서...






[굴레/멍에]

제가 아는 사람 중에 7대 독자가 한 명 있습니다.
얼마 전에 태어난 그 사람 아들은 8대 독자죠.

누군가,
그 사람의 아들은 8대 독자라는 멍에를 쓰고 태어났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요즘은 독자가 많다지만, 그래도 8대 독자는...
묘셔야할 조상만해도... 제사가 몇 건이며, 벌초해야 할 봉은 몇 개 인지...
제가 생각해도 좀 짠하네요.

오늘은 그 8대 독자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굴레가 뭔지 아시죠?
소에 코뚜레를 꿰어 머리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동여맨 것을 말합니다.
그 코뚜레로 힘센 소를 힘 약한 사람이 부릴 수 있는 거죠.
그 코뚜레는 소가 어느 정도 크면 채워서 소가 죽을 때까지 차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멍에는 다릅니다.
멍에는,
달구지나 쟁기를 끌 때 마소의 목에 가로 얹는 구부정한 나무를 말합니다.
이 멍에는 소의 힘을 빌려 일을 할 때만 소의 목에 겁니다.
소가 태어나서부터 평생 쓰고 있는 것은 아니죠.

굴레와 멍에는 둘 다 소를 속박하는 것이긴 하지만,
굴레는 죽을 때까지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멍에는 일을 할 때만 쓰는 것입니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해보면,
노비의 자식, 살인법의 아들...처럼 내 의지로 평생 벗을 수 없는 게 ‘굴레’고,
남편의 속박, 가난, 친구와 불화...처럼 내 노력에 따라 벗을 수 있는 게 ‘멍에’입니다.
“가난이라는 멍에는 노력하면 벗을 수 있다. 굴레처럼 생각하고 자포자기하면 안 된다”처럼 쓸 수 있죠.

그럼,
8대 독자는 멍에일까요, 굴레일까요?
제 생각에 그건 부모에게 달렸습니다.

부모가 아들을 하나 더 낳으면 8대 독자에서 벗어나므로(벗어날 수 있으므로) ‘멍에’고,
부모가 애를 낳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평생 8대 독자가 되니, 그것은 ‘굴레’고...

그나저나,
현재까지 8대 독자인 그 녀석이
건강하게 잘 자라길 빕니다.
여러분도 그 아기를 위해 기도해 주실 거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48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077
2676 그 동안 연재하던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을 종료 합니다. 머니북 2017-11-28 7309
2675 [2017/11/27] 우리말) 오늘까지만 우리말 편지를 보냅니다 머니북 2017-11-27 6212
2674 [2017/11/24] 우리말) 엄중과 엄정 머니북 2017-11-24 5788
2673 [2017/11/23] 우리말) 비닐·마지노선·헹가래 중 순우리말은? 머니북 2017-11-23 8206
2672 [2017/11/22] 우리말) 머니북 2017-11-23 4806
2671 [2017/11/20] 우리말) 롱 패딩 머니북 2017-11-20 5360
2670 [2017/11/17] 우리말) 패러다임 머니북 2017-11-17 5245
2669 [2017/11/16] 우리말) 통음 머니북 2017-11-16 5282
2668 [2017/11/15] 우리말) ‘오’가 ‘우’로 바뀐 말들 머니북 2017-11-16 5466
2667 [2017/11/14] 우리말) 시 감상 머니북 2017-11-16 5035
2666 [2017/11/13] 우리말) 금도 머니북 2017-11-16 4826
2665 [2017/11/10] 우리말) 곡우와 우전 머니북 2017-11-10 5788
2664 [2017/11/09] 우리말) 사열 머니북 2017-11-10 4813
2663 [2017/11/08] 우리말) 제기? 머니북 2017-11-08 5277
2662 [2017/11/06]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나라 머니북 2017-11-06 4856
2661 [2017/11/03] 우리말) 제가 누구냐고요? 머니북 2017-11-06 5399
2660 [2017/11/02] 우리말) 차담회 머니북 2017-11-06 5822
2659 [2017/11/01] 우리말) 비명과 환호성 머니북 2017-11-06 4768
2658 [2017/10/31] 우리말) '세종대왕과 소통' 발표자료 머니북 2017-11-06 4508
2657 [2017/10/30] 우리말) 문안 인사 머니북 2017-11-06 5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