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0] 우리말) 스킨십도 외래어?

조회 수 9661 추천 수 99 2009.03.10 10:10:20
<<표준국어대사전>>은 해당 언어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로 된 말도 외래어로 분류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참 멍청합니다.
아침에 이렇게 후회할 거면서 저녁에 왜 그리 퍼마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제 아이큐가 한 자리 인가봅니다...

며칠 전에 '스킨십'이라는 제목의 우리말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스킨쉽이 아니라 스킨십이고 이왕이면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게 더 좋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편지를 보시고 어떤 분이
'skinship'은 영어사전에 없는, 우리가 만든 '콩글리시'인데,
이런 낱말도 외래어로 볼 수 있냐고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skinship'이 영어사전에 없으리라고는 생각도 안 해 봤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낱말을 외래어로 볼 수 있을지는 제 깜냥에 판단이 안 서더군요.
그래서 국립국어원에 물어봤더니 아래와 같은 답변이 왔네요.

<<표준국어대사전>>은 해당 언어에 존재하지 않는 언어로 된 말도 외래어로 분류합니다.
해당 언어에 존재하지 않는 원어는 원어 앞에 '▼' 기호로 표시하였으며,
사전에 약 180개의 단어가 실려 있습니다.
이 단어들은 국립국어원 누리집 <<표준국어대사전>> ‘자세히 찾기’ 기능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곧, 스킨십도 외래어로 본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모르는 것을 이렇게 알아가는 재미가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고냉지, 고랭지, 고령지]

며칠 전에 시장에 나갔더니 '고랭지 배추'가 많이 나와 있네요.
오늘은 고랭지, 고냉지, 고령지를 좀 갈라 볼게요.

한글맞춤법 제3장 제5절의 두음법칙 내용입니다.
두음법칙은 첫소리에 어떤 소리가 오는 것을 꺼리는 현상으로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낱말 첫머리에 올 적에 '여, 요, 유, 이'로 적는 것을 말합니다.

곧, 냉각(冷却), 냉난방(冷煖房), 냉정(冷情), 냉혈(冷血)처럼
'랭(冷)'이 낱말 첫머리에 올 때는 두음법칙에 따라 '냉'이라고 적고,
'고랭지(高冷地), 급랭(急冷), 소랭(蕭冷), 온랭(溫冷), 한랭(寒冷)처럼
첫머리가 아니면 본음대로 '랭'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표고가 높고(高) 찬(冷) 곳(地)"이란 뜻의 낱말은 '고랭지'입니다.
배추는 '고냉지 배추'가 아니라 '고랭지 배추'가 맞습니다.

고령지(高嶺地)는
주로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에서 쓰는 낱말인데,
높은 산마루라는 뜻으로,
'고령지농업연구소'는 높은 산마루에 터를 잡고 있으면서 고랭지 농업을 연구하는 국가연구기관입니다
아직 '고령지'는 국어사전에 올라있지 않은 낱말입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부르기가 어렵다며 고랭지농업연구소로 바꿔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찰 냉(冷) 자를 쓰는 낱말은
'고랭지'가 맞고 '고냉지'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고령지'는 찰 냉(冷) 자를 쓰는 게 아니라 산봉우리 령(嶺) 자를 씁니다.

고맙습니다.

보태기)
두음법칙은
"낱말 첫머리에서 발음하기 까다로운 자음을 발음하기 쉽게 고치는 음운규칙."으로,
한자 중에 '녀·뇨·뉴·니'로 시작되는 것들이 낱말 첫머리에 올 때
'ㄴ'을 떨어뜨려 '여·요·유·이'로 바뀌고,
한자 중에 '랴·려·례·료·류·리'로 시작되는 것들이 낱말 첫머리에 올 때
'ㄹ'을 떨어뜨려 '야·여·예·요·유·이'로 바뀝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884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4415
356 [2007/10/31] 우리말) 가시버시 id: moneyplan 2007-10-31 4949
355 [2014/10/08] 우리말) 몰강스럽다 머니북 2014-10-08 4945
354 [2007/12/03] 우리말) 엘레지 id: moneyplan 2007-12-03 4941
353 [2009/08/13] 우리말) 어제 받은 댓글 id: moneyplan 2009-08-14 4939
352 [2008/07/28] 우리말) 미덥다와 구덥다 id: moneyplan 2008-07-29 4938
351 [2009/07/03] 우리말) 시가와 싯가 id: moneyplan 2009-07-03 4937
350 [2009/03/05] 우리말) 임과 님 id: moneyplan 2009-03-05 4936
349 [2010/09/14] 우리말) 머드러기와 도사리 moneybook 2010-09-14 4934
348 [2016/11/25] 우리말) 끄물끄물 머니북 2016-11-25 4930
347 [2014/08/19] 우리말) 깨끗한 우리말 머니북 2014-08-19 4929
346 [2016/12/19] 우리말) 성 중립 언어 머니북 2016-12-20 4924
345 [2013/06/21] 우리말) 서울시장 페이스북에 뜬 글 머니북 2013-06-21 4923
344 [2008/03/24] 우리말)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id: moneyplan 2008-03-25 4918
343 [2007/11/13] 우리말) 알밤(문제를 냈습니다 ^^*) id: moneyplan 2007-11-13 4918
342 [2016/10/24] 우리말) 실수 바로잡기 머니북 2016-11-01 4912
341 [2010/12/10] 우리말) 책 소개 moneybook 2010-12-10 4911
340 [2009/12/11] 우리말) 잎과 닢 id: moneyplan 2009-12-11 4910
339 [2009/06/08] 우리말) 정확과 적확 id: moneyplan 2009-06-08 4906
338 [2015/09/15] 우리말) 덕분/때문, 누출/배출 머니북 2015-09-15 4905
337 [2012/05/23] 우리말) 덕분에와 때문에 머니북 2012-05-23 4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