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6] 우리말) 주야장천

조회 수 6496 추천 수 122 2009.03.16 11:47:29
주구장창, 주구장천, 주야장창이라 쓰기도 하는데,
바른말은 주야장천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젯밤에 예멘서 폭탄테러로 우리나라 사람 네 분이 돌아가셨네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왜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빨리 안정되길 빕니다.

새롭게 일터에 나오는 월요일입니다.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분 주에 승진시험을 봅니다.
농진청에서는 승진시험을 볼 때 기획력 평가라는 것을 합니다.
연구관이 되려면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도 잘해야 하지만 연구기획도 잘해야 한다는 뜻일 겁니다.
이 기획력 평가는 농업과 관련된 주요정책과 현안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 등을 문제로 제시하고
그걸 푸는 기획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기획을 잘하려면 '주구장창' 책만 읽는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고,
날이면 날마다 남들이 쓴 기획서만 열심히 본다고 해서 풀릴 일도 아닐 겁니다.
이번에 승진시험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준비 잘하셔서 시험 잘 보시길 빕니다.

흔히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 뭘 할 때 '주구장창'이라는 낱말을 쓰는데 이건 잘못된 겁니다.
주야장천(晝夜長川)이 맞습니다.
주야는 밤낮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밤낮없이'라는 뜻으로 쓰였고,
장천은 '긴 내'를 뜻하나 여기서는 긴 내처럼 '연달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주야장천이라고 하면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라는 뜻의 어찌씨(부사)가 됩니다.

주구장창, 주구장천, 주야장창이라 쓰기도 하는데,
바른말은 주야장천입니다.

주야장천 책을 보시건 보고서를 보시건,
이번에 시험 보는 모든 분들이 다 잘 보시길 빕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온 힘을 다 기울여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거잖아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어제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글 하나를 소개합니다.
한때 교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승진하고자 몸부림치는 사람으로서 반성하며 읽었던 글입니다.

학교에 부장·실장이 어딨어? 다 선생이지
이 땅에서 평교사로 살아가기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87572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허접 쓰레기? 허섭스레기]

저는 아침을 꼭 먹는데,
요즘은 아침을 먹으면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봅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아침 드라마인데
가난한 양반집 규수가 무식쟁이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겪는 아픔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거기에서 무식한 시어머니가 혼수를 트집 잡아 며느리를 구박하면서,
"날 뭐로 보고 이런 허접 쓰레기 같은 걸 혼수라고 해 왔느냐?"라고 호통을 칩니다.
말도 안 되는 트집에다 하는 말도 틀렸네요.
행여 혼수가 별볼일없더라도 '허접 쓰레기'는 아닙니다.
아마도 그 시어머니는
"헛치레나 쓰레기 같은 혼수"를 말하고 싶어 '허접 쓰레기'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말은 없습니다.
다만, '허섭스레기'라는 낱말은 있습니다.
허섭스레기는 "좋은 것은 빠지고 남은 허름하고 잡스런 것"라는 뜻의 명사입니다.

좋은 것은 빠지고 남은 허름한 것이라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허접 쓰레기'라고 했겠지만 그런 낱말은 없습니다.

허섭스레기라는 말 듣지 않으려면 오늘도 열심히 살아봅시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야후국어사전에는
"...보통 허접쓰레기 장수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라고 '허접쓰레기'를 썼으나
이는 틀린 겁니다.
http://kr.dic.yahoo.com/search/kor/result.html?pk=49866&userquery=&subtype=&type=kor&p=&field=

2.
'날 뭘로 보고'가 아니라 '날 뭐로 보고'입니다.
그 까닭은
'무엇을'의 준말이 '뭘'이기 때문입니다.

3.
'허접'이라는 낱말은
"도망친 죄수나 노비 등을 숨기어 묵게 하던 일"로 여기에 쓰일 멜이 없습니다.

4.
'멜'은 전라도 지방의 사투리로 '까닭'이라는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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