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9] 우리말) 현안 문제

조회 수 3160 추천 수 120 2009.03.19 09:37:22
문제는 이 '현안' 뒤에 '문제'를 같이 쓴다는 겁니다.
현안을 懸案이라 쓰니 낱말에 이미 '문제'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안문제'가 아니라 그냥 '현안'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뒤에 문제를 붙이면 겹말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일터에서 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시험 계획에 따르면 '주요정책 및 현안문제에 관하여' 세 문제를 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서를 쓰는 거라고 하네요.
3시간 안에 세 개의 기획서를 논리적으로 써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오늘은 '현안문제'를 알아보겠습니다.
'현안'은
"이전부터 의논하여 오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문제나 의안"을 뜻합니다.
국정 현안, 소 값 파동이 사회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두 가지 문제를 현안으로 해서...처럼 씁니다.

문제는 이 '현안' 뒤에 '문제'를 같이 쓴다는 겁니다.
현안을 懸案이라 쓰니 낱말에 이미 '문제'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안문제'가 아니라 그냥 '현안'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뒤에 문제를 붙이면 겹말이 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현안을 '걸린 문제'로 다듬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것도 좀 어색합니다. '걸린 문제'라......
차라리 '미해결 문제'라고 푸는 게 더 나을듯싶기도 합니다. 짧은 제 생각에...

어쨌든,
승진심사 계획에 나온 '현안문제'는 잘못되었습니다.
'주요정책 및 현안문제에 관하여'는
'주요 정책과 현안'이라 쓰는 게 바릅니다.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오늘 시험 봐야 하는데, 시험 보는 날 아침부터 제가 볼 시험을 이렇게 꼬집었으니 시험이나 잘 볼 수 있을지... ^^*
괜히 동티내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시험을 보신 모든 분들이 다 잘 보시길 빕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듯......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내기)
동티 :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공연히 건드려서 스스로 걱정이나 해를 입음. 또는 그 걱정이나 피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호의로 한번 던진 말이 동티가 될 줄이야, 늙은 불여우가 짖고 다니면 반드시 동티가 나고야 만다니까!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 입니다.


[낯선 편지]

요즘 낯선 편지를 가끔 받습니다.
제가 우리말편지를 보낸다는 것을 신문에서 보시고
편지 보낼 때 같이 보내달라는 분도 많으시고,
그동안 보낸 편지를 한꺼번에 보내달라는 분도 많으시고...

제 나름대로는 그동안 편지를 보내면서
우리말편지를 받으시는 분들과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식구 이야기를 떠들기고 하고,
가끔은 어머니 이야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뜬금없이 다른 분들의 편지를 받으니 좀 낯서네요.
며칠 동안은 계속 낯설 것 같은데요.
그 낯섦을 없애고자 오늘은 '낯설다'를 좀 볼게요.

흔히 '낯설은 사람, 낯설은 고향, 낯설은 친구'처럼 '낯설은'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낯설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하여 '낯선'이 됩니다.
'낯설은'은 잘못입니다.

다음 뉴스 검색에서,
'낯선'을 검색하니 13,577개의 기사가 나오고,
'낯설은'을 검색하니 103개가 나오네요.
다행입니다.

이와 비슷한 단어가 '거칠다'입니다.
이것도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나 거치른 상태처럼 쓰면 틀립니다.
'거칠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되어 '거친'이 됩니다.
'거칠은'은 잘못입니다.

다음 뉴스 검색에서,
'거친'을 검색하니 36,609개의 기사가 나오고,
'거치른'을 검색하니 29개가 나오며,
'거칠은'을 검색하니 27개가 나오네요.
참으로 다행입니다.

며칠 동안 낯선 편지를 좀 받겠지만,
그 낯섦을 없애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29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830
2416 [2006/10/20] 우리말) 닦달하다 id: moneyplan 2006-10-20 4983
2415 [2011/10/11] 우리말) ‘넉넉치 않다’가 아니라 ‘넉넉지 않다’가 맞습니다 머니북 2011-10-11 4982
2414 [2008/12/30] 우리말) 보다 빠르게... id: moneyplan 2008-12-30 4975
2413 [2014/09/17] 우리말) 구어먹다 보다는 구워먹다 머니북 2014-09-17 4971
2412 [2013/05/08] 우리말) 어버이와 관련된 글 머니북 2013-05-08 4958
2411 [2009/12/10] 우리말) [바른말 고운말] 표어 공모전을 소개합니다 file [4] id: moneyplan 2009-12-10 4954
2410 [2017/11/06]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나라 머니북 2017-11-06 4943
2409 [2011/07/27] 우리말) 칠삭둥이 머니북 2011-07-27 4930
2408 [2017/11/13] 우리말) 금도 머니북 2017-11-16 4927
2407 [2011/09/22] 우리말) 더펄이/곰살갑다/구순하다 머니북 2011-09-22 4926
2406 [2011/10/17] 우리말) 걸리적거리다와 거치적거리다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1-10-17 4925
2405 [2017/06/09] 우리말) 부치다와 붙이다 머니북 2017-06-13 4924
2404 [2012/08/27] 우리말) 여지껏/여태껏 머니북 2012-08-27 4916
2403 [2012/06/15] 우리말) 토박이말 살려쓴 이름 머니북 2012-06-15 4915
2402 [2006/09/27] 우리말) 유감에 유감? id: moneyplan 2006-09-28 4911
2401 [2006/11/13] 우리말) 싸가지/소갈머리 --> 늘품/늧 id: moneyplan 2006-11-13 4907
2400 [2017/11/22] 우리말) 머니북 2017-11-23 4906
2399 [2006/11/27] 우리말) 저희 집 애들은 참 띠앗이 참 좋습니다 id: moneyplan 2006-11-27 4898
2398 [2017/11/09] 우리말) 사열 머니북 2017-11-10 4893
2397 [2011/10/24] 우리말) 빨간 단풍 머니북 2011-10-24 4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