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2] 우리말) 예전 편지만 붙입니다.

조회 수 3418 추천 수 99 2009.04.02 10:20:25
Sleep in heavenly peace,
천국 같은 평화 속에서 잠들었다 하지 않고,
아기 잘도 잔다고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쁘네요.
오늘 편지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로 갈음합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안녕하세요.

잘 쉬셨어요?

일요일 아침 9:27 KBS2 자막에 '몇 월 몇 일'이라고 나왔습니다. '몇 월 며칠'이 맞습니다.
어젯밤 대조영 끝나면서 '4.5Km'라고 나왔습니다. '4.5km'가 맞습니다.
어젯밤 KBS2 비타민에서 '야식'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일본말 やしょく[야쇽]보다는 우리말 밤참이 낫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야식'을 '밤참'으로 다듬었습니다.
그 방송에서 '뇌졸중' 이야기도 했는데, 출연자들이 모두 '뇌졸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영어 공부 좀 해 볼까요?

영어 Silent는 우리말로 '침묵(沈默)'이죠?
따라서 Silent night은 '침묵의 밤' 정도 될 겁니다.
holy는 그림씨로 '신성(神聖)한'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holy night은 '신성한 밤' 정도 될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예수님 오신 날 찬송가로 많이 부르는
'Silent night, holy night'은
'침묵의 밤, 신성한 밤'이라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처음 이 영어 찬송가를 번역하면서
'침묵(沈默)의 밤, 신성(神聖)한 밤'이라 하지 않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고 했습니다.

참 좋습니다.

더 나가볼까요?

All is calm, all is bright.
모든 것은 정적이고, 모든 것이 빛난다고 하지 않고,
어둠에 묻힌 밤이라 했습니다.

Round yon Virgin, Mother and Child.
Holy infant so tender and mild,
성모 마리아와 가족이 둘러앉아 연약하고 온후한 어린아이를 두고 기도한다라고 하지 않고,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 기도드릴 때라고 했습니다.

Sleep in heavenly peace,
천국 같은 평화 속에서 잠들었다 하지 않고,
아기 잘도 잔다고 했습니다.

silent를 조용한 이라 해도 되고, 정숙한 이라고 해도 되고, 고요한 이라고 해도 됩니다.
침묵이라 해도 되고, 묵묵하다고 해도 되며, 말 없다고 해도 됩니다.
더 나가서는 묵음이라 해도 됩니다.
어떻게 번역을 하건 말은 다 알아듣습니다.

그러나
이왕이면 정숙이나 침묵이라는 한자말 보다는 고요하고 조용하다는 우리말로 번역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과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우리 삶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가져올 때 이왕이면 우리 것으로 바꾸어서 쉽게 우리 삶에 녹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방끈 긴 사람들의 책임이 무겁고, 번역하시는 분들의 어깨가 무거운 겁니다. 제 생각에...

그냥 찬송가 한 번 불러보고 싶네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부모 앉아서 감사 기도드릴 때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161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7106
2396 [2016/07/01] 우리말) 감격해하다 머니북 2016-07-06 3792
2395 [2016/06/30] 우리말) 밥사발, 술사발, 국사발, 죽사발 머니북 2016-07-06 3548
2394 [2016/06/29] 우리말) 눈바래다 머니북 2016-06-29 3582
2393 [2016/06/28] 우리말) 회까닥 머니북 2016-06-29 3119
2392 [2016/06/27] 우리말) 백상어의 공포 머니북 2016-06-29 3060
2391 [2016/06/24] 우리말) 골탕 머니북 2016-06-26 3227
2390 [2016/06/23] 우리말) 설거지 시키다 머니북 2016-06-26 4597
2389 [2016/06/22] 우리말) 장마 머니북 2016-06-26 4622
2388 [2016/06/21] 우리말) 꼬리는 말고 꽁지는 빠지고 머니북 2016-06-26 3243
2387 [2016/06/20] 우리말) 관청은 알기 쉬운 용어를 써야 한다 머니북 2016-06-21 3255
2386 [2016/06/17] 우리말) 분식회계 머니북 2016-06-17 3182
2385 [2016/06/16] 우리말) 엽다/가엾다 머니북 2016-06-17 4694
2384 [2016/06/15] 우리말) 머릿속 머니북 2016-06-17 4660
2383 [2016/06/14] 우리말) 몹쓸 머니북 2016-06-15 3728
2382 [2016/06/13] 우리말) 손 없는 날 머니북 2016-06-15 3733
2381 [2016/06/10] 우리말) 나라지다늦게 와서 느리게 가는 버스 머니북 2016-06-10 3410
2380 [2016/06/09] 우리말) 나라지다 머니북 2016-06-10 3225
2379 [2016/06/08] 우리말) 나달 머니북 2016-06-10 3225
2378 [2016/06/02] 우리말) 바다로 나간 우리말 머니북 2016-06-07 4050
2377 [2016/06/02] 우리말) 닻별? 머니북 2016-06-02 4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