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0] 우리말) 탈크와 탤크

조회 수 3744 추천 수 80 2009.04.20 12:13:28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tulip은 '튜울립'이 아니라 '튤립'이고,
diamond는 '다이아몬드'이며,
talc는 사전에는 '탤크'라 나와 있고, 모든 사람이 '탈크'라고 쓴다는 겁니다.
뭐가 잘못된 지는 저도 모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애들과 함께 수원천 튤립 축제도 다녀왔고, 일요일에는 이천 누나 집에 가서 맨발로 애들과 함께 고구마 심을 두둑도 만들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애들과 함께 즐겁게 보냈습니다.

오늘은 튤립 이야기하면서 외래어표기법 좀 이야기해 볼게요.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장음을 따로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tulip은 '튜울립'이 아니라 '튤립'이 맞습니다.
이에따라 team도 '티임'이 아니라 '팀'이 맞습니다.
튤립의 품종에 '다이야몬드'가 있더군요.
diamond는 '다이아몬드'가 맞습니다.
이런 것이야 사전을 찾아보면 금방 알 수 있으니 쉽습니다.

요즘 식약청에서 자꾸 이야기하시는 talc를 알아볼게요.
영어 사전에 보면 활석이라고 풀어놓고 발음기호를 [teelk]로 표시했습니다.
(여기서 ee는 앞의 e가 뒤집혀서 뒤의 e와 연결된 모습... 'ㅐ'로 나는 발음 있잖아요... ^^*)
발음기호에 따르면 '탤크'라고 읽고 쓰는 게 맞고,
표준국어사전에도 그렇게 올라 있습니다. 버젓이 사전에 오른 외래어 우리말입니다.
그러나 언론은 비롯한 어느 누구도 talc를 '탤크'라고 하지 않습니다. 모두 '탈크'라고 합니다.

어떻게 된 거죠?
사전이 틀렸나요?
현실은 무시한 발음을 학자들이 고집한 것인가요?
말도 안 되는 이론으로 현실을 잘못 본 것인가요?

그럼 왜 '오렌지'를 '오륀지'라고 하면 뭐라고 하는 건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tulip은 '튜울립'이 아니라 '튤립'이고,
diamond는 '다이아몬드'이며,
talc는 사전에는 '탤크'라 나와 있고, 모든 사람이 '탈크'라고 쓴다는 겁니다.
뭐가 잘못된 지는 저도 모릅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한심한 게 또 있습니다.
tulip은 '튜울립'이 아니라 '튤립'이 맞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표준수목명에는 '튤립나무'가 아니라 '튜울립나무'라고 올라 있습니다.

'시들다'의 명사꼴은 '시듦'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증상은 '시듦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식물병리학 사전에는 '시들음증'이라 나와 있습니다.
그럼 논문 쓰면서 '시듦증'이라 써야 합니까 '시들음증'이라 써야 합니까?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괴팍한 성질]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기분 참 좋죠?
여수가 마침내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되었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소식입니다. ^^*

이 기분이 오늘도 죽 이어지길 빕니다.

살다 보면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쪽과 저쪽의 뜻을 잘 버무려 서로 조금씩 양보하게 하면 좋죠.
그러나 성격이 좀 괴팍한 사람들은 끝까지 양보하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어제 제가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데...

"붙임성이 없이 까다롭고 별나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는 '괴팍'입니다.
이 괴팍은 乖愎에서 왔습니다.
어그러질 괴(乖) 자와 괴퍅할 퍅(愎) 자입니다.
괴팍이 아니라 괴퍅인거죠.

표준어 규정 제2장 발음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제2절 모음 제10항에 보면,
다음 단어는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에 따라,
괴퍅은 괴팍으로,
미류나무는 미루나무로,
으례는 으레로,
켸켸묵다는 케케묵다로,
허위대는 허우대로 쓰는 게 바릅니다.
본래는 거듭홀소리(이중모음)였으나 사람들이 홑홀소리(단모음)으로 쓰니 표준어를 바꾼 겁니다.

그러나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는 뜻의 그림씨 강퍅은 강팍으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굳셀 강(剛) 자와 괴퍅할 퍅(愎) 자를 쓰니,
괴퍅을 괴팍으로 바꾸듯이 강퍅을 강팍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성질이 엉큼하면서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는 뜻의 암퍅(暗愎)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교만하고 독살스럽다."는 뜻의 오퍅(傲愎)도 그대로 오퍅이 표준어입니다.

퍅성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너그럽지 못하고 까다로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성질"의 뜻의 이름씨입니다.

한자를 가지고 이렇게 줏대 없이 노는 표준어 규정을 보면,
퍅성이 절로 납니다.
그렇지 않나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85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387
1696 [2010/04/15] 우리말) 코털이 세다 id: moneyplan 2010-04-15 4053
1695 [2010/04/16] 우리말) 바끄럽다/서머하다 id: moneyplan 2010-04-16 3711
1694 [2010/04/19] 우리말) 튤립과 튜울립 id: moneyplan 2010-04-19 3452
1693 [2010/04/20] 우리말) 병해충과 병충해 id: moneyplan 2010-04-20 3271
1692 [2010/04/21] 우리말) 꽃보라 id: moneyplan 2010-04-21 3491
1691 [2010/04/22] 우리말) 도토리 키 재기와 도 긴 개 긴 id: moneyplan 2010-04-22 3780
1690 [2010/04/23] 우리말) 종자의 소중함과 라일락 꽃 id: moneyplan 2010-04-23 3381
1689 [2010/04/2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id: moneyplan 2010-04-26 3289
1688 [2010/04/27] 우리말) 잊다와 잃다 id: moneyplan 2010-04-27 3541
1687 [2010/04/28] 우리말) 떨구다와 떨어뜨리다 id: moneyplan 2010-04-28 3265
1686 [2010/04/29] 우리말) 들고파다 id: moneyplan 2010-04-29 3561
1685 [2010/04/30] 우리말) 비게질 id: moneyplan 2010-04-30 3343
1684 [2010/05/03] 우리말) 가축 id: moneyplan 2010-05-03 3280
1683 [2010/05/04] 우리말) 나들가게 id: moneyplan 2010-05-04 3378
1682 [2010/05/06] 우리말) 등살과 등쌀 id: moneyplan 2010-05-06 3807
1681 [2010/05/07] 우리말) 거시기와 머시기 id: moneyplan 2010-05-07 3335
1680 [2010/05/10] 우리말) 과속방지턱 id: moneyplan 2010-05-10 3481
1679 [2010/05/11] 우리말) 주꾸미 id: moneyplan 2010-05-11 3388
1678 [2010/05/12] 우리말) 청서와 철설모/책갈피와 갈피표 id: moneyplan 2010-05-12 3262
1677 [2010/05/13] 우리말) 삐끼 id: moneyplan 2010-05-13 3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