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5] 우리말) 프로와 아마추어

조회 수 3350 추천 수 79 2009.05.15 09:18:40
아마추어는 '사랑하다'라는 라틴 어 '아마레(amare)에서 왔다고 합니다.
일에 대한 기량이나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에 임하는 정신과 태도의 차이가 아마추어와 프로(프로페셔널)를 가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6:48 MBC 뉴스에서
'애기'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기저귀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자막이 나왔습니다.
"어린 젖먹이 아이"는 아기입니다.
"막 태어난 아기"를 '아이'라고 하고 이 '아이'의 준말이 '얘'입니다.
'아기, 아이, 얘'라고 써야기 '애기'라고 쓰면 틀립니다.

그제 저녁에 집에서 손님을 치르느라 술을 좀 많이 마셨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우리말 편지도 못 썼죠.
그런 저를 두고 "선수가 왜 그리 아마추어처럼 마시냐."라는 분이 계시더군요.
왜 곧이곧대로 다 받아먹어 다음날까지 고생하냐는 말씀이십니다.
근데 어떡하죠? 저는 선수가 아니라 아마추어고, 선수보다 아마추어가 좋은데... ^^*

우리는
프로보다 기량이나 수준이 떨어지는 서툰 사람을 가리킬 때 '아마추어'라고 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예술이나 스포츠, 기술 따위를 취미로 삼아 즐겨 하는 사람."이라 풀어놓고
'비전문가'로 다듬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아마추어는 '사랑하다'라는 라틴 어 '아마레(amare)에서 왔다고 합니다.
일에 대한 기량이나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에 임하는 정신과 태도의 차이가 아마추어와 프로(프로페셔널)를 가릅니다.

유명한 골프선수 바비 존스는 은퇴할 때까지 프로가 아니라 아마추어였습니다.
골프를 못 쳐서가 아닙니다. 바로 골프를 사랑해서입니다.
그 사람 말을 빌려오면,
골프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만약 그것이 돈을 버는 수단인 직업이 된다면 더는 골프를 사랑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제 밤에 아마추어처럼 술을 마신 게 맞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이거든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선선한 가을입니다]

어제는 회사에서 숙직을 섰는데,
새벽 네 시부터 경운기 소리가 잠을 깨우네요. ^^*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입니다.

가을은 본래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을 가리키는 추수와 같은 뜻의 낱말이었습니다.
지금은 뜻이 넓어져 추수를 하는 계절인 9,10,11월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가을에 떠오르는 낱말로 '아람'이 있습니다.
"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잘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열매."를 뜻합니다.
첫가을에 동쪽에서 부는 바람은 '강쇠바람'이라고 합니다.

제가 왜 이렇게 가을을 들고 나불거리는고 하니,
오늘부터 주말까지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 마당에서 모꼬지가 있습니다.
(모꼬지 : 여러 사람이 놀이나 잔치 따위로 모이는 일)
올 한해 농촌진흥청이 농민과 백성을 위해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알리는 자리입니다.

가까이 계신 분들은 오셔서 함께 즐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시면 휘뚜루마뚜루 여기저기 둘러보시고 저도 찾아주세요.
다른 것은 못 드려도 우리말 갈피표와 향기나는 작은 종이는 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성제훈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690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473
2674 [2013/10/28] 우리말) 틀리기 쉬운 높임말 머니북 2013-10-28 424255
2673 [2014/01/10] 우리말) 사물 존대 동영상 머니북 2014-01-10 143977
2672 [2007/02/22] 우리말) 어제 받은 답장 몇 개 [8] id: moneyplan 2007-02-22 99612
2671 [2006/12/19] 우리말) 봇물을 이루다? id: moneyplan 2006-12-19 55786
2670 [2010/01/12] 우리말) 한판과 한 판 id: moneyplan 2010-01-12 52176
2669 [2011/12/15] 우리말) 따 논 당상 --> 떼어 놓은 당상 머니북 2011-12-16 20370
2668 [2011/11/25] 우리말) 십여 명 머니북 2011-11-25 19650
2667 [2008/03/07] 우리말) 발췌, 발취, 발초 id: moneyplan 2008-03-07 18243
2666 [2012/08/08] 우리말) 석패 머니북 2012-08-08 18131
2665 [2011/11/29] 우리말) 재시합과 재경기 머니북 2011-11-29 17857
2664 [2011/12/08] 우리말) 소반다듬이 머니북 2011-12-08 17411
2663 [2011/12/19] 우리말) 종군위안부 머니북 2011-12-19 17137
2662 [2011/11/18] 우리말) 댓글 소개 머니북 2011-11-18 16285
2661 [2006/08/18] 우리말) '당분간'이 아니라 '얼마 동안' id: moneyplan 2006-08-18 16263
2660 [2013/03/06] 우리말) 세꼬시는 뼈째회로 쓰는 게 좋습니다 머니북 2013-03-06 15751
2659 [2012/08/10] 우리말) 도합과 모두 머니북 2012-08-10 15267
2658 [2011/11/24] 우리말) 자주 틀리는 맞춤법 머니북 2011-11-24 14171
2657 [2013/03/06] 우리말) 개그맨, 한글 박사가 되다 방송인 정재환 머니북 2013-03-06 14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