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는,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를 쓸 수 있겠네요.



안녕하세요.

즐거운 화요일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며 삽시다. ^^*

그제, 일요일 밤 9:40, EBS에서 한 출연자가 자기의 아내를 '부인'이라고 했습니다.
화장품을 손에 들고 "내 부인이 아끼는..."이라고 말했고,
자막도 '부인'이라고 나왔습니다.
도대체 그 '부인'이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내 아내가 아닌 남의 아내는 많기도 한데,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을 이르는지... ^^*

며칠 전에 '어부인'이야기를 하면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 '부인'이라는 말도 쓰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처나 아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그 글에 대한 댓글이 많네요.
'처'는 한자이니 '아내'라고 만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고,
'지어미'나 '마나님'이라고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며,
'마누라'가 좋다는 분도 계시고,
'옆지기'라는 멋진 말을 만들어서 써야 한다는 분도 계시네요.
모두 고맙습니다.
이렇게 다 같이 힘을 쓰기에 우리말이 맑아지고 곱게 쓰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전에 오른 뜻으로 낱말을 살펴보면,
'지어미'는 웃어른 앞에서 자기 아내를 낮추어 이르는 말입니다.
'마나님'은 나이가 많은 부인을 높여 이르는 말이므로 자기 아내에게는 쓸 수 없습니다.
'마누라'는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년이 넘은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자기 아내에게는 쓸 수 있어도 남에게 쓰면 좀 거시기합니다.
옆지기는 사전에 오른 말은 아니지만 친근감이 드는 낱말로 자주 써서 우리말로 만들고 사전에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내 아내를 남에게 소개할 때는,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를 쓸 수 있겠네요.
이 밖에도 아내를 이르는 다른 말이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잘 몰라서 소개를 못 하겠네요. ^^*

밖에 비가 내리네요.
오늘 아침에 이렇게 아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마누라' 덕에 아침밥 얻어먹고 건강하게 잘 사니 지금 아내에게 고맙다는 전화 한번 드리는 게 어떤가 해서요. ^^*
여자분들도 '옆지기'에게 그런 전화 한번 드리시고...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짝꿍'이나 '짝지'는
짝을 이루는 동료나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는 쓰이지만
아내나 남편을 이르는 말로는 쓰이지 않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전어 이야기]

안녕하세요.

지난 주말에 부천 누나 집에서 전어를 구워먹었습니다.
올 들어 처음 먹는 전어인데 참 맛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이천 누나 집에서 전어를 구워먹기로 했습니다. ^^*

오늘은 전어 이야기를 좀 할게요.
'머리에 깨가 서 말이 들었다'고 할 만큼 고소한 전어는 10월 초순까지가 제철입니다.
이 전어는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들이는 생선'이라고 해서 錢魚라고 했다네요.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니 그만큼 맛있다는 소리겠죠.
오죽하면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하고,
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익은말(속담)까지 있겠습니까.

전어를 좀 잡아 볼까요?
전어잡이는 전어가 밑으로 도망가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전어 떼를 보고 배를 돌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둘러싸면,
그물은 부채꼴로 펴지고 그물 밑 부분은 뚫려 있습니다. 그래도 밑으로는 도망가지 않는 거죠.
밑이 터진 그물로 전어 떼를 감싼 뒤 배를 방망이로 두들기거나 돌이나 장대로 전어를 건들면
놀란 전어떼가 정신없이 흩어지면서 그물코에 머리가 꽂히게 됩니다. 잡힌 거죠. ^^*

이렇게 고기를 잡는 그물을 선자망이라고 합니다.
배를 돌려 그물로 고기를 감싸므로
돌 선(旋) 자와 자망(刺網)을 씁니다.

자망은 순 우리말로 그물입니다.

'그물'을 좀 보죠.
노끈이나 실, 쇠줄 따위로 여러 코의 구멍이 나게 얽은 것을 그물이라고 합니다.
'걸그물'은
물고기 떼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쳐 놓아 고기를 잡는 데 쓰는 그물로
물고기가 지나다가 그물에 말리거나 그물코에 걸리도록 하여 잡는 가로가 길고, 세로가 짧은 그물입니다.

전어를 잡는데 쓰는 그물은 '두리걸그물'입니다.
걸그물로 고기 떼를 둘러싼 후 소리를 내어 고기가 놀라 그물코에 꽂히게 하여 고기를 잡죠.

'에움걸그물'도 있습니다.
고기 떼의 주위에 에워 치는 걸그물이죠.

한곳에 쳐 놓고 고기 떼가 지나가다가 걸리도록 한 그물은 자리그물입니다.
정치망(定置網)이라고 하는 게 바로 이 그물입니다.

강이나 바다에 넓게 둘러치고 여러 사람이 두 끝을 끌어당겨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은 후릿그물입니다.
당망(網)이나 위망(圍網)이라고도 합니다.

끄는 그물도 좀 볼까요?
저인망(底引網)이라는 낱말을 들어보셨죠?
바다 밑바닥으로 끌고 다니면서 깊은 바다 속의 물고기를 잡는 그물인데,
'바닥 끌그물', '쓰레그물'로 다듬었습니다.

배 두 척으로 그물을 끌면 쌍두리,
한 척으로 끌면 외두리입니다.

그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또 전어가 먹고 싶네요.
주말까지 어떻게 참죠? ^^*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0782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13461
776 [2009/06/26] 우리말) 실수 몇 개 id: moneyplan 2009-06-26 2669
775 [2009/06/25] 우리말) 배참 id: moneyplan 2009-06-25 2843
774 [2009/06/24] 우리말) 짝꿍과 맞짱 id: moneyplan 2009-06-24 2807
773 [2009/06/23] 우리말) 까칠하다와 거칫하다 id: moneyplan 2009-06-23 3295
772 [2009/06/22] 우리말) 조카와 조카딸 id: moneyplan 2009-06-22 3620
771 [2009/06/19] 우리말) 오사바사하다 id: moneyplan 2009-06-19 2863
770 [2009/06/18] 우리말) 걸판지다와 거방지다 id: moneyplan 2009-06-19 3216
769 [2009/06/17] 우리말) 제비집 id: moneyplan 2009-06-17 2742
768 [2009/06/16]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6-16 3215
767 [2009/06/15] 우리말) 음식 맛 id: moneyplan 2009-06-15 2860
766 [2009/06/12] 우리말) 처신과 채신 id: moneyplan 2009-06-12 2988
765 [2009/06/11] 우리말) 주책과 주착, 채비와 차비 id: moneyplan 2009-06-11 3214
764 [2009/06/10] 우리말) 불임과 난임 id: moneyplan 2009-06-10 3263
» [2009/06/09] 우리말) 처, 아내, 지어미, 마누라, 옆지기 id: moneyplan 2009-06-09 3119
762 [2009/06/08] 우리말) 정확과 적확 id: moneyplan 2009-06-08 2931
761 [2009/06/05] 우리말) 어부인이 아니라 그냥 부인입니다. id: moneyplan 2009-06-05 3370
760 [2009/06/04] 우리말) 피로야 제발 가라... id: moneyplan 2009-06-04 3384
759 [2009/06/03] 우리말) 생각과 生覺 id: moneyplan 2009-06-03 3058
758 [2009/06/02] 우리말) 죽음과 서거 id: moneyplan 2009-06-02 3368
757 [2009/06/01] 우리말) 안녕과 앞날 id: moneyplan 2009-06-01 2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