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1] 우리말) 주책과 주착, 채비와 차비

조회 수 4397 추천 수 93 2009.06.11 09:07:45
표준어 규정 제19항을 보면
"어감이 차이를 나타내는 단어 또는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차비'와 '채비'는 모두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무척 더울 거라고 하네요. 잘 견디시길 빕니다. ^^*

아마도 오늘이나 내일쯤 제 일터에 인사가 있으려나 봅니다.
제가 이곳 본청으로 온 지 벌써 3년이 지났으니 이제 연구실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채비와 차비의 다른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물건, 자세 따위를 미리 갖추어 차림. 또는 그 물건이나 자세를 '채비'라고도 하고 '차비'라고도 합니다.
어떤 게 맞을까요?

실은, 차비(差備)는 채비의 본딧말입니다.
'차비'가 음운변화를 일으켜 '채비'로 굳어진 겁니다.
표준어 규정 제19항을 보면
"어감이 차이를 나타내는 단어 또는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차비'와 '채비'는 모두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둘 가운데 아무거나 쓰셔도 됩니다.

제가 주책이네요. 아직 발령도 안 났는데 벌써 짐 옮길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
'주책'은 '주착(主着)'에서 왔습니다.
그러나 주착보다는 주책이 훨씬 자주 쓰이기에 주착을 버리고 주책만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주책이네요. ^^*

그래도 얼른 편지 써 놓고 돌아갈 채비를 해야겠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가없는 사랑]

안녕하세요.

고향에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갈 때는 쉽게 갔는데 올 때는 무려 열다섯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해남... 정말 멀더군요. ^^*

그렇게 어렵게 고생하며 간 고향이지만 그래도 어머니 손 한번 잡고 오면 다시 힘이 납니다.
또 올라올 때 어머니가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주시잖아요.
꾸준히 뭔가를 주시고도 또 주시는 것이 바로 부모님의 사랑인가 봅니다.

흔히,
부모님의 큰 사랑을 말할 때 '가이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가없는 사랑'이 맞습니다.

'가'는
"경계에 가까운 바깥쪽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곧 '가장자리'라는 뜻이죠.
따라서 '가없다'는
끝을 알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그만큼 넓고 깊다는 뜻일 겁니다.

고향에 가셔서 부모님 뵙고,
삶에 찌든 때를 다 벗기고 오셨으니
이제 새롭게 시작합시다. ^^*

저도 아침에 결재 들어가려고 한 시간쯤 전에 나와서
벌써 한 건 해치웠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 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687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2243
1196 [2009/04/20] 우리말) 탈크와 탤크 id: moneyplan 2009-04-20 4341
1195 [2011/06/13] 우리말) 헐수할수없다 머니북 2011-06-13 4341
1194 [2012/08/03] 우리말) 신기록 갱신과 경신 머니북 2012-08-03 4341
1193 [2009/08/07] 우리말) 할 뿐만 아니라 id: moneyplan 2009-08-14 4342
1192 [2010/12/29] 우리말) 따듯하다 moneybook 2010-12-29 4346
1191 [2017/06/05] 우리말) 답 그리고 정답 머니북 2017-06-05 4347
1190 [2008/10/29] 우리말) 아다리 id: moneyplan 2008-10-29 4349
1189 [2016/05/27] 우리말) 남자와 여자 머니북 2016-05-30 4349
1188 [2007/04/24] 우리말) 대충 잘하라는 게 어때서? id: moneyplan 2007-04-24 4350
1187 [2007/08/02] 우리말) '리터당'은 '리터에'로... id: moneyplan 2007-08-02 4351
1186 [2007/12/29] 우리말)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id: moneyplan 2007-12-31 4351
1185 [2007/10/25] 우리말) 여덟 시 삼 분 id: moneyplan 2007-10-25 4353
1184 [2007/04/25] 우리말) 잘과 잘못 id: moneyplan 2007-04-25 4354
1183 [2013/07/24] 우리말) 영계로 복달임 머니북 2013-07-24 4354
1182 [2013/07/29] 우리말) 두남두다 머니북 2013-07-29 4354
1181 [2017/02/06] 우리말) 바둑에서 온 낱말 머니북 2017-02-07 4354
1180 [2008/08/20] 우리말) 일의 순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차례 id: moneyplan 2008-08-20 4355
1179 [2015/06/08] 우리말) 사춤 머니북 2015-06-09 4355
1178 [2017/02/07] 우리말) 에듀푸어 머니북 2017-02-07 4355
1177 [2011/04/14] 우리말) 벚꽃 이야기 moneybook 2011-04-14 4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