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5] 우리말) 얼토당토않다

조회 수 5119 추천 수 92 2009.10.06 07:35:49
우리말에 '얼토당토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옳지도 마땅하지도 않다'는 말에서 왔습니다.
'옳다'와 '마땅하다'를 모두 부정하고 있으니 '전혀 합당하지 않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가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에 고향에 가지 못했습니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서 제가 가지 못하고, 어머니가 올라오셨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고향에는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회사일 핑계 대고 고향에 가지 않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그렇게 되고 보니 좀 뻘쭘하네요. ^^*

우리말에 '얼토당토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옳지도 마땅하지도 않다'는 말에서 왔습니다.
'옳다'와 '마땅하다'를 모두 부정하고 있으니 '전혀 합당하지 않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가끔은 얼토당토않은 일은 하면서 살아가는 게 삶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고, 또 그런 일을 겪고 살더라도
그래도 많이 웃는 데는 당할 장사 없을 겁니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뻘쭘하다'는
"어색하고 민망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꽃잠 잘 잤어?]

오늘은 잠을 좀 소개해 드릴게요.
실은 일터에서 제 앞자리에 계시는 분이 이번 주말에 결혼하는데 그 첫날밤을 잘 지내길 빌면서...^___^*

우리가 아는 잠의 종류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언뜻 생각나는 것은 새우잠, 선잠, 낮잠이 고작이죠.
잠을 나타내는 우리말은 꽤 많은데 다음에 하나하나 설명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두 개만 설명해 드릴게요.

먼저 나비잠입니다.
나비잠은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입니다.
팔을 어깨 위로 쳐들고 나비잠을 자는 제 아들을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답니다. ^^*

다음은 꽃잠입니다.
꽃잠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깊이 든 잠"으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꽃잠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다른 뜻은 "신랑 신부의 첫날밤의 잠"입니다.
우리말에서 꽃이 들어가면 거의 좋은 뜻입니다.

제 앞자리에 계시는 분이 신혼여행을 다녀오면
"첫날밤은 어땠어?"라고 묻지 않고,
"꽃잠 잘 잤어?"라고 물어보겠습니다.
왜 물어보냐고요?
'꽃잠'을 잘 자야 '나비잠' 자는 아이를 만들죠. ^___^*

결혼은 다른 사람이 하는데 제가 왜 설레는지, 거 참 이상하네요. ^^*

내친김에
그 친구 잘 살기는 비손하는 글을 써 보면,

두 사람이 다솜으로 만나 미쁨으로 옴살이 되려합니다.
(다솜 : 사랑)
(미쁨 : 믿음)
(옴살 : 매우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서로 의초롭게 보듬고 아껴주며
(의초롭다 : 화목하고 우애가 두텁다)

푼푼하고 탁탁하게 한뉘를 흔전거리며 사시길 빕니다.
(푼푼하다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
(탁탁하다 : 살림 따위가 넉넉하고 윤택하다)
(한뉘 : 한평생)
(흔전거리다 : 생활이 넉넉하여 아쉬움이 없이 지내다)

정희 씨!
행복하게 잘 사시길 비손합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881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314
656 [2015/10/30] 우리말) 무료로 주고 공짜로 받고 머니북 2015-11-02 3802
655 [2008/09/20] 우리말) 코스모스는 왜 코스모스일까요? id: moneyplan 2008-09-20 3802
654 [2016/04/29] 우리말) 주접스럽다 머니북 2016-04-29 3801
653 [2013/11/07] 우리말) 족집게와 [족찝께] 머니북 2013-11-08 3800
652 [2009/12/18] 우리말) 댓글을 소개합니다 id: moneyplan 2009-12-18 3800
651 [2009/07/02] 우리말) 핑크빛과 핑크ㅅ빛 id: moneyplan 2009-07-02 3800
650 [2015/05/08] 우리말) 한글 특징 머니북 2015-05-08 3799
649 [2009/06/03] 우리말) 생각과 生覺 id: moneyplan 2009-06-03 3797
648 [2016/07/18] 우리말) 구슬르다 -> 구슬리다 머니북 2016-07-19 3795
647 [2009/07/24] 우리말) 직수굿하다 id: moneyplan 2009-07-24 3795
646 [2017/02/14] 우리말) 자글거리다 머니북 2017-02-14 3794
645 [2012/04/03] 우리말) 꽃샘잎샘 머니북 2012-04-03 3794
644 [2013/09/2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머니북 2013-09-25 3794
643 [2012/01/09] 우리말) 오수와 우수 머니북 2012-01-09 3793
642 [2008/12/28] 우리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id: moneyplan 2008-12-29 3793
641 [2016/12/28] 우리말) 올 한 해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를 모았습니다. 머니북 2016-12-29 3792
640 [2014/07/29] 우리말) 맨드리 머니북 2014-07-29 3789
639 [2010/11/22] 우리말) 사투리 moneybook 2010-11-22 3789
638 [2016/03/23] 우리말) 손목시계 머니북 2016-03-23 3787
637 [2013/12/09] 우리말) '사리'와 '개비' 머니북 2013-12-09 37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