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0] 우리말) '가차없다'와 '가차 없다'

조회 수 3377 추천 수 85 2009.10.20 10:38:42
'우리'가 들어간 낱말 가운데 뒷말과 붙여 쓰는 것은,
'우리말', '우리글', '우리나라' 이렇게 딱 세 개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보낸 편지에 실수가 있었네요.

1.
가차는 거짓 가 자와 빌릴 차 자를 쓴다고 하면서
한자를 모두 借만 썼네요.
거짓 가(假) 자와 빌릴 차(借) 자입니다.

2.
보태기에서
'가차없다'고 붙여 쓰셔도 된다고 말씀 드렸는데,
국립국어원 연구원께서 틀렸다는 편지를 보내주셨네요.

붙여 씀을 허용하는 것은 '본용언 보조용언' 구성일 때입니다.
용언끼리 나란히 있을 때의 문제라는 거죠.
설명하신 것처럼
'가차 없다'는 '명사 용언' 구성이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붙여 쓸 수는 없고 띄어 씀이 맞습니다.
라는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3.
아침에 본 SBS 뉴스에서 신문 기사를 보여줬는데,(6시 45분쯤)
정재환 씨가 연극 하는 것을 소개하면서 "작품 곳곳서 완벽한 우리 말 사용 최선"이라는 꼭지를 보여줬습니다.
우리말에서 띄어쓰기는 참 어려운데요.
'우리'가 들어간 낱말 가운데 뒷말과 붙여 쓰는 것은,
'우리말', '우리글', '우리나라' 이렇게 딱 세 개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모두 띄어 써야 합니다.
우리 집, 우리 회사, 우리 것...

오늘 아침에 받은 행복한 경영이야기라는 편지에
얼굴과 낙하산은 펴져야 산다는 게 있네요.
얼굴 펴시고,
자주 웃고 삽시다.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1.
국민일보 신문에 '작품 곳곳서...'라고 했는데,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는 '-서'가 아니라 '-에서'가 바릅니다.
작품 곳곳에서...가 바릅니다.

2.
'가차없다'를 합성어로 봐서 붙여 써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가차없다'는 아직 사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불이 아니라 달러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치 경향신문 11면 아래를 보면,
"미국인 5.3% 월 205弗로 '연명'"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2251834441&code=970201
오늘은 이 弗을 좀 보겠습니다.

예전에 보낸 편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도 유럽을 구라파라고 하는 사람이 있고,
낭만(浪漫)의 말뿌리가 뭔지 모르고 쓰는 분이 계십니다.
안타깝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두고 왜 그런 엉터리 말을 만들어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 돈을 나타낼 때
Dollar에 $라는 단위를 만들어서 쓰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파운드를 £로 쓰고,
일본은 엔을 ¥로 씁니다.
돈의 단위를 그렇게 쓰는 것은 좋습니다. 그걸 뭐라는 게 아닙니다.

미국의 $를 보고 일본 사람들이 이 $와 비슷한 한자에서 찾은 것이 弗입니다.
소리가 비슷해서 따온 게 아니라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 밖에 아무런 뜻도 없습니다.
일본에서는 $를 弗이라 쓰고 ドル[도루]라고 읽습니다.
이것을 가져가다 우리는 '불'이라고 읽습니다.
참으로 낯뜨거운 일입니다.
그냥 '달러'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언론에서 그런 '불'을 쓴다는 겁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경향신문에서 그 기사 바로 밑에,
"日 위성 감시체계 시동..."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는데,
'1m급'이라고 썼네요.
600km라고 썼고...
m나 km는 필기체로 쓰면 안 됩니다.

신문은 단 한 자도 틀리면 안 됩니다.
왜냐고요?
바로 저 같은 사람들은
신문에 나온 것은 다 옳은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틀리면 안 됩니다.

오늘 경향신문에서 쫓아올 것 같아 저는 나주로 도망갑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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