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8] 우리말) 동서남북

조회 수 5125 추천 수 104 2009.10.28 13:03:54
예전에 보낸 편지로 오늘치 우리말편지를 갈음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를 붙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동남풍과 남동풍]

오늘도 방향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며칠 전에
동서남북이 새한마높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동풍은 샛바람이고,
남풍은 마파람,
서풍은 하늬바람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동쪽과 남쪽의 사이를 가리키는 말을 알아볼게요.
그걸 남동쪽이라고 할까요, 동남쪽이라고 할까요?
그쪽에서 부는 바람이 동남풍일까요, 남동풍일까요?
학교에서는 남동쪽이라고 배운 것 같은데......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동남풍'이 부라고 기도했을까요, '남동풍'이 부라고 기도했을까요?
중국놈들이 깝죽대는 것을 '동북공정'이라고 하지 '북동공정'이라고는 안 하는 것 같고,
베트남과 필리핀을 '동남아시아'라고 하지 '남동아시아'라고는 안 하는 것 같은데...

잠시 접어 두고,
'독도는 우리 땅' 노랫말에 보면,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리...'라고 나옵니다.
여기서는 남동쪽이 아니라 동남쪽입니다.

이쯤 되면 헷갈리시죠?
두 방향의 사이를 말할 때 동서를 먼저 쓸까요, 남북을 먼저 쓸까요?


서양에서는 '남북'을 먼저 씁니다.
Northwest 항공이잖아요.
그러나 동양에서는 '동서'를 먼저 씁니다.
그래서 우리는 울릉도 동남쪽에 독도가 있다고 말하고,
동남아시아라고 말합니다.
중국도 동북공정이라고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배우는 과학기술은 서양에서 들어온 게 많아서,
과학기술용어는 남북을 먼저 쓰는 게 많습니다.
그래서 지구과학이나 기상학에서는 남북을 먼저 씁니다.

재밌는 것은,
국어사전에는 동남풍과 남동풍, 북서풍과 서북풍이 다 들어있습니다.
기상학이라는 서양학문에 따라 기상을 따지면서도 우리의 자존심은 지키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667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119
1816 [2010/04/30] 우리말) 비게질 id: moneyplan 2010-04-30 3965
1815 [2013/07/26] 우리말) 양반다리와 책상다리 머니북 2013-07-29 3966
1814 [2017/07/07] 우리말) 눈그늘, 멋울림 머니북 2017-07-07 3968
1813 [2007/10/30] 우리말) 가리산지리산 id: moneyplan 2007-10-30 3970
1812 [2008/11/03] 우리말)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id: moneyplan 2008-11-03 3970
1811 [2010/07/29] 우리말) 뙤약볕 moneybook 2010-07-29 3970
1810 [2008/01/25] 우리말) 뇌꼴스럽다 id: moneyplan 2008-01-25 3971
1809 [2008/07/18] 우리말) 게걸스럽다와 게검스럽다 id: moneyplan 2008-07-18 3971
1808 [2010/06/25] 우리말) 잊힌 전쟁과 잊혀진 전쟁 moneybook 2010-06-25 3971
1807 [2017/04/17] 우리말) 달물결 머니북 2017-04-18 3971
1806 [2009/03/23] 우리말) 와이셔츠 id: moneyplan 2009-03-23 3972
1805 [2008/06/19] 우리말) 맨질맨질? 만질만질! id: moneyplan 2008-06-19 3973
1804 [2010/01/25] 우리말) 문제 답은... id: moneyplan 2010-01-25 3973
1803 [2011/10/19] 우리말) 공부 말뿌리 머니북 2011-10-19 3973
1802 [2013/01/16] 우리말) 야미 머니북 2013-01-17 3973
1801 [2007/08/29] 우리말) 건들건들 id: moneyplan 2007-08-29 3974
1800 [2007/11/10] 우리말) 베스트 셀러 id: moneyplan 2007-11-12 3974
1799 [2007/12/13] 우리말) 신 김치와 쉰 김치 id: moneyplan 2007-12-13 3974
1798 [2008/01/31] 우리말) 철들다 id: moneyplan 2008-01-31 3974
1797 [2012/06/26] 우리말) '폭염'과 '불볕더위' 머니북 2012-06-26 3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