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9] 우리말) 골탕

조회 수 5624 추천 수 105 2009.11.19 08:30:09
'곯다'라는 말이 '골탕'과 음운이 비슷함에 따라 '골탕'이라는 말에 '곯다'라는 뜻이 살아나고,
또 '먹다'라는 말에 '입다', '당하다'의 뜻이 살아나서 '골탕먹다'가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어 곤란을 겪는다"는뜻으로 쓰이게 된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조금씩 풀리나 봅니다.
추운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가장 좋은데... ^^*

오늘은 국물 이야기 하나 할게요.
'골탕'이라는 낱말을 하시죠?
그는 개구쟁이 동생에게 늘 골탕을 먹곤 한다, 그들을 골탕먹이고는 마침내 멀어져 갔다처럼
"한꺼번에 되게 당하는 손해나 곤란"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입니다.

또, 골탕에는
소의 등골이나 머릿골에 녹말이나 밀가루 따위를 묻혀 기름에 지지고 달걀 푼 것을 씌운 뒤 이를 맑은장국에 넣어서 다시 끓여 익힌 국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아마도 뼈(骨)를 끓인 국(湯)에서 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글 맞춤법에 보면,
둘 이상의 단어가 어울리거나 접두사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은 각각 그 원형을 밝혀 적되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고
그 보기로  '골탕'의 '골'은 '곯(다)' 또는 '골(骨)'일 수도 있겠으나 확실하지 않으므로 소리대로 '골'로 적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쨌든 말뿌리(어원)이 확실하지 않다는 말일 겁니다.

'골탕'이 본래는 맛있는 국물에서 손해나 곤란이라는 뜻으로 바뀐 겁니다.
이건 아마도,
'곯다'라는 말이 '골탕'과 음운이 비슷함에 따라 '골탕'이라는 말에 '곯다'라는 뜻이 살아나고,
또 '먹다'라는 말에 '입다', '당하다'의 뜻이 살아나서 '골탕먹다'가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어 곤란을 겪는다"는뜻으로 쓰이게 된 것 같습니다.
학문적으로는 근거를 댈 수 없는 그냥 제 생각입니다. ^^*

골탕뿐만 아니라 '넋살탕'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쓰는 문화어인데
"넋이 나갈 정도의 호된 골탕"이라는 뜻입니다.

골탕을 먹고 싶지도 않고, 넋살탕을 먹고 싶지도 않지만,
따뜻한 골탕은 맛있게 먹고 싶습니다.

차가운 날씨 잘 꾀서
감기들지 마시고 잘 지내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외교부가 하는 꼬라지 하고는...]

뉴스를 보니 북한에서 탈출하신 국군포로를
영사관에서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북으로 끌려갔다고 하네요.
며칠 전에는 탈북자의 애타는 전화를 박대하더니...
도대체 외부교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에서는 영사관이나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특히 탈북자들에게는 목숨이 걸린 일일 텐데 왜 그렇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하는 꼬라지 보라는 욕이나 듣죠.
정말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끝난 텔레비전 연속극 가운데,
여자 주인공이 눈을 약간 내리깔고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연기자에게 부탁하여 외교부 앞에서 그 소리 한번 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딱 어울리는 말인데...

'어떤 형편이나 처지 따위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 '꼴'입니다.
이 꼴은 낮잡아 이르는 말이 '꼬락서니'입니다.
비에 젖은 꼬락서니가 가관이다, 정치인들 하는 꼬락서니가 다 그렇지 뭐...처럼 씁니다.

'꼬라지'는
많이 쓰기는 하지만
실은 아직 표준어는 아닙니다.
아직은 사투리입니다.

꼬라지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쓰시더라도 '꼬락서니'가 표준어고 '꼬라지'는 사투리라는 것을 알고 쓰시라는 겁니다.

외교부에서 하는 꼬라지를 보면... 참...
북으로 끌려가신 분들은 어찌 되셨을지...
그래놓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요? 그러면 다 인가요?
저야말로 그 '유감'에 '유감'입니다.
이런 때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잘못했다고 하는 겁니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비는 겁니다.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마치는 겁니다.
유감은 무슨 얼어 죽을 유감...
하는 꼬라지 하고는...

내친김에 한 말씀 더 드리죠.
어젯밤 MBC 9시 뉴스 헤드라인 뉴스에서
북송된 국군포로 이야기를 하면서 외교라인의 헛점을 보였다고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헛점이라뇨.
'불충분하거나 허술한 점'은 헛점이 아니라 허점입니다.
MBC뉴스에도 그런 '허점'이 있군요.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360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255
896 [2009/12/15] 우리말) 걷잡다와 겉잡다 id: moneyplan 2009-12-15 5808
895 [2009/12/14] 우리말) 우리말 편지 댓글입니다 id: moneyplan 2009-12-14 5411
894 [2009/12/11] 우리말) 잎과 닢 id: moneyplan 2009-12-11 5313
893 [2009/12/10] 우리말) [바른말 고운말] 표어 공모전을 소개합니다 file [4] id: moneyplan 2009-12-10 8330
892 [2009/12/09] 우리말) 탑과 톱 [1] id: moneyplan 2009-12-09 7152
891 [2009/12/08] 우리말) 어리숙과 어수룩 id: moneyplan 2009-12-08 6837
890 [2009/12/07] 우리말) 촌스럽다 id: moneyplan 2009-12-07 5836
889 [2009/12/04] 우리말) 밥버릇과 식습관 id: moneyplan 2009-12-04 8161
888 [2009/12/03] 우리말) 때마침 id: moneyplan 2009-12-03 7505
887 [2009/12/02] 우리말) 단출과 단촐 id: moneyplan 2009-12-02 7235
886 [2009/12/01] 우리말) 덤터기 id: moneyplan 2009-12-01 5626
885 [2009/11/30] 우리말) 축하합니다와 축하드립니다. id: moneyplan 2009-11-30 7886
884 [2009/11/27] 우리말) 결혼과 혼인(2) id: moneyplan 2009-11-27 5786
883 [2009/11/26] 우리말) 결혼과 혼인 id: moneyplan 2009-11-26 9117
882 [2009/11/25] 우리말) 신장 id: moneyplan 2009-11-25 5791
881 [2009/11/24] 우리말) 한말글 이름 잘 짓는 열두 가지 방법 id: moneyplan 2009-11-24 5751
880 [2009/11/23] 우리말) 도나캐나 id: moneyplan 2009-11-23 5970
879 [2009/11/20] 우리말) 두루마리 id: moneyplan 2009-11-20 6931
» [2009/11/19] 우리말) 골탕 id: moneyplan 2009-11-19 5624
877 [2009/11/18] 우리말) 금슬과 금실 id: moneyplan 2009-11-18 5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