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6] 우리말) 결혼과 혼인

조회 수 5005 추천 수 93 2009.11.26 08:11:31
'결혼'은 남녀가 혼인을 맺는 것을 이르고,
'화혼'은 남의 결혼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남자 쪽에 내건 여자 쪽에 내건 '화혼'이라 쓰는 것은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결혼식이 참 많네요.
오늘은 축의금 봉투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축의금'은 "축하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내는 돈"입니다.
이 축의금을 담은 봉투를 보면 참으로 여러 가지입니다.

1.
많은 분이 '축 결혼'이라고 쓰십니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보면 "결혼하기를 빈다."는 뜻이 됩니다.
이미 결혼하기로 하여 오늘 결혼을 하는데 그 결혼을 빈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굳이 쓰시려면 '축'이라 쓰지 않고, '경축'이나 '경하'라고 쓰는 게 바릅니다.

2.
남자, 신랑 쪽에 축의금을 낼 때는 '결혼'이라 쓰고,
여자, 신부 쪽에 축의금을 낼 때는 '화혼'이라 쓰는데,
이 또한 잘못입니다.
'결혼'은 남녀가 혼인을 맺는 것을 이르고,
'화혼'은 남의 결혼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남자 쪽에 내건 여자 쪽에 내건 '화혼'이라 쓰는 것은 맞습니다.

3.
많은 분이 '결혼'은 일본어투 말이니 '혼인'으로 써야 한다고 합니다.
결혼이나 혼인 모두 일본에서 쓰고 있고, 일본어 사전에도 올라 있습니다.
결혼이 일본어투 말이라고 저도 알고 있으나 정확하게 언제 들어온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결혼은 그냥 남녀가 혼인을 맺는다는 뜻이고,
혼인은,
혼(婚)은 장가든다는 뜻에 인(姻)은 시집간다는 뜻이기 때문에
"장가들고(婚) 시집간다(姻)"는 말이 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헌법이나 민법 등 모든 법률에는 결혼이란 말이 아닌 혼인이라는 낱말을 씁니다.

4.
저는 제가 아는 분의 결혼식에 갈 때
"두 분이 하나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길 빕니다."라고 씁니다.
'축 결혼'보다는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5.
한글문화연대(http://www.urimal.org)에서는
축의금과 조의금 봉투를 우리말로 쓰는 것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싸다/저렴하다, 이르다/빠르다, 접수/제출]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집에서 늦잠자다 이제야 일터에 나왔습니다.
어떻게 된 게 주말까지 나와서 일을 해야 간신히 마무리를 할 수 있으니...

오전에 집에서 뒹굴면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여전히 틀린 자막이 많이 보이더군요.

10:58분 KBS2 '무한지대큐'라는 프로그램에서
장어 가죽 이야기를 하면서
어떤 분이 장어가죽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싸다고 했더니
자막에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저렴하다고 나오더군요.
어떻게 된 게 싸다는 우리말을 저렴하다는 한자로 바꿔서 자막에 나오는지...

12:03분 KBS1 뉴스에서
대우건설 근로자 납치자가 풀려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빠르면 오는 16일 귀국'할 것 같다고 하네요.
빠르면이 아니라 이르면입니다.
빠르다는 속도가 빠른 것이고,
이르다는 시기가 이른 것입니다.
다행히 바로 다음 꼭지에서는,
정부의 빠른 대응이 석방에 큰 역할을 했다고 빠르다를 제대로 썼네요.

12:55분
'TV온고이지신'에서
수험생에게 입시 뒤에도 원서 접수가 있으니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고 하네요.
수험생은 원서를 접수하는 게 아니라 제출하는 겁니다.
그 원서를 대학이 접수하는 거죠.
어떻게 된 게 접수와 제출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지...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저도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애들과 함께 놀아야죠. ^^*
일을 빨리빨리하면 일찍 마칠 수 있겠죠?
벌써 딸내미가 보고 싶네요.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80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1259
1976 [2009/03/04] 우리말) 막장은 희망입니다 id: moneyplan 2009-03-04 3616
1975 [2009/03/05] 우리말) 임과 님 id: moneyplan 2009-03-05 3616
1974 [2009/03/06] 우리말) 엥꼬와 엔꼬 id: moneyplan 2009-03-06 4296
1973 [2009/03/07] 우리말) 어머니 글(예전에 보낸 편지) id: moneyplan 2009-03-09 3473
1972 [2009/03/09] 우리말) 낯익다와 귀 익다 id: moneyplan 2009-03-09 3618
1971 [2009/03/10] 우리말) 스킨십도 외래어? id: moneyplan 2009-03-10 3938
1970 [2009/03/11] 우리말) 노란자와 노른자 id: moneyplan 2009-03-11 4292
1969 [2009/03/12] 우리말) 시쁘다와 시뻐하다 id: moneyplan 2009-03-12 4073
1968 [2009/03/13] 우리말) skinship 정의 id: moneyplan 2009-03-13 4000
1967 [2009/03/16] 우리말) 주야장천 id: moneyplan 2009-03-16 3706
1966 [2009/03/17] 우리말) 우연하다와 우연찮다 id: moneyplan 2009-03-17 3495
1965 [2009/03/18] 우리말) 사람 소개하는 방법 id: moneyplan 2009-03-18 3533
1964 [2009/03/19] 우리말) 현안 문제 id: moneyplan 2009-03-19 3518
1963 [2009/03/20] 우리말) 칠 대 일 id: moneyplan 2009-03-23 3915
1962 [2009/03/23] 우리말) 와이셔츠 id: moneyplan 2009-03-23 3979
1961 [2009/03/24] 우리말) 나라비 id: moneyplan 2009-03-24 3369
1960 [2009/03/2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3-25 3626
1959 [2009/03/26] 우리말) 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3-26 4123
1958 [2009/03/27] 우리말) 오늘은 예전에 보낸 편지로... id: moneyplan 2009-03-27 3491
1957 [2009/03/30] 우리말) 서머하다 id: moneyplan 2009-03-30 3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