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1] 우리말) 잎과 닢

조회 수 3523 추천 수 94 2009.12.11 09:06:41
잎사귀를 잎이라고 하니 한 잎, 두 잎도 맞겠지만,
얇은 물체나 납작한 물건을 세는 단위로 '닢'이라는 게 있으니 그걸 써도 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은 좀 느긋하네요.
커피 한 잔 들고 창밖을 내다보면서 오늘치 우리말 밥상을 무엇으로 차릴지를 생각했습니다.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면서 오늘은 나뭇잎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

1.
나무의 잎사귀는 '나무잎'이 맞는데,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 'ㄴ' 소리가 덧나 사이시옷을 넣기 때문에 '나뭇잎'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소리는 [나문닙]으로 내야 바릅니다.

2.
떨어지는 진 잎을 셀 때 한 잎, 두 잎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 닢, 두 닢이라고 해야 할까요?
잎사귀를 잎이라고 하니 한 잎, 두 잎도 맞겠지만,
얇은 물체나 납작한 물건을 세는 단위로 '닢'이라는 게 있으니 그걸 써도 됩니다.
한 닢, 두 닢 떨어지는 진 잎... ^^*

3.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을 낙엽이라고 하는데,
이는 국립국어원에서 '진 잎'으로 다듬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를 보니 왠지 더 춥게 느껴지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책을 구입하고 책 값을 지불하신다고요?]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우리말편지가 책으로 나왔다고 편지에 썼더니,
많은 분이 어떻게 구입하느냐고 물으시네요.
또 어떤 분은 책을 보내달라고 하시면서 책값을 어떻게 지불하면 되냐고 물으시고...

오늘은 그 답변으로 우리말편지를 갈음합니다.
이번에 나온 책 이름은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인데,
그 책을 '구입'하시면 안 됩니다.
구입하지 마시고, 그냥 사시면 됩니다. ^^*
구입은 購入(こうにゅう[고우뉴])라는 일본말찌꺼기거든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구입'을 '사들임'이나 '사들이기'로 다듬었습니다.
우리말 편지 책을 구입하지 마시고 사주세요. ^^*

그리고
책을 사신 뒤 돈을 지불하시면 안 됩니다.
支拂(しはら[시하라])도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치름'으로 다듬었습니다.
그냥 책값을 치르시면 됩니다.

따라서,
날마다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를 책으로 엮은,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책을 구입하시 마시고 사시고,
책값을 지불하지 마시고 그냥 치르거나 내시면 됩니다.

내친김에 하나 더 하죠.
이번에 나온 책을 팔아 생긴 수익금 중 저자 몫은 몽땅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로 했는데요.
어떤 분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저자 인세 전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기부하기로 한 게 정말이냐?"라고 묻더군요.
정말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여기서는 달리 대답할게요.

저는 책 인세 ‘전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전부(全部)는 한자거든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같이 쓰는 한자 낱말입니다.
이와 똑같은 뜻으로 모조리, 몽땅, 다가 있습니다.
우리말이 있는데, 똑같은 뜻의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 굳이 한자말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저는 제 몫을 '전부' 기부하는 게 아니라,
모조리, 몽땅, 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드리는 겁니다.

설마하니,
"저는 책 인세 전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지 않습니다."만 따서 어디에 소개하지는 않으시겠죠?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327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8812
2196 [2012/04/25] 우리말) 어제 소개한 글의 바른 답 file 머니북 2012-04-25 3506
2195 [2013/09/03] 우리말) 재미 머니북 2013-09-03 3506
2194 [2010/02/11] 우리말) 고랑과 두둑 id: moneyplan 2010-02-11 3507
2193 [2012/04/02] 우리말) 잔불과 뒷불 머니북 2012-04-02 3507
2192 [2012/06/05] 우리말) 쿨 비즈 머니북 2012-06-05 3507
2191 [2011/01/03] 우리말) 장애인과 불구 moneybook 2011-01-03 3508
2190 [2007/10/16] 우리말) 발쇠 id: moneyplan 2007-10-16 3509
2189 [2010/08/17] 우리말) 흙감태기 moneybook 2010-08-17 3510
2188 [2011/03/09] 우리말) 버물다 moneybook 2011-03-09 3510
2187 [2010/09/08] 우리말) 비껴가다 moneybook 2010-09-08 3511
2186 [2015/04/28] 우리말)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기가 필요 없는 이유 머니북 2015-04-28 3511
2185 [2016/06/10] 우리말) 나라지다늦게 와서 느리게 가는 버스 머니북 2016-06-10 3511
2184 [2017/04/06] 우리말) 후리지아 -> 프리지어 머니북 2017-04-06 3511
2183 [2008/03/24] 우리말) 삶과 죽음 그리고 죽살이 id: moneyplan 2008-03-25 3512
2182 [2014/01/15] 우리말) 담합/짬짜미/카르텔 머니북 2014-01-15 3512
2181 [2012/10/24] 우리말) 캐롤과 캐럴 머니북 2012-10-24 3512
2180 [2016/04/07] 우리말) 어연번듯하다 머니북 2016-04-07 3512
2179 [2011/02/18] 우리말) 이르다 moneybook 2011-02-18 3513
2178 [2012/05/02] 우리말) 너섬둑길과 여의도 머니북 2012-05-02 3513
2177 [2013/02/15] 우리말) 물물이 머니북 2013-02-15 3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