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3] 우리말) 슬겁다

조회 수 6809 추천 수 85 2009.12.23 09:03:54
우리말에 '슬겁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마음씨가 너그럽고 미덥다."는 뜻으로
마음 씀씀이가 슬겁다, 인물도 반반하고 속도 슬거워서 자네한테는 잘 어울릴 것일세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데, 이번 겨울은 그냥 지나가지 않으려나 봅니다.
실은 그동안 아플 틈도 없이 지내긴 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좀 이상합니다.

어제 받은 김영조 님이 보내시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에 '마음의 키를 낮추게 하는 풀꽃, 쇠비름'이 나왔습니다.
쇠비름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잡초로 작고 여려 보이지만 강한 힘을 가진 들꽃입니다.
크고 강한 나뭇가지는 비바람에 꺾이지만 쇠비름 같은 작은 것들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눈길조차 잘 주지 않는 쇠비름은 그런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약초로서도 한몫을 하는데
중요한 점은 내 키를 낮추어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 쇠비름을 보면서 마음의 키를 더욱 낮추며 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시네요.
(http://www.solsol21.org)

우리말에 '슬겁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마음씨가 너그럽고 미덥다."는 뜻으로
마음 씀씀이가 슬겁다, 인물도 반반하고 속도 슬거워서 자네한테는 잘 어울릴 것일세처럼 씁니다.

연말이라그런지
올 한 해 남들과 서운하게 지냈던 일이 많이 생각나네요.
마음의 키를 더욱 낮추고
남과 싸우지 않고 슬겁게 살 일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자선냄비]

어제 오후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오늘부터 특허대전을 하는데 농촌진흥청도 참여하기에 미리 가서 전시 준비를 좀 했습니다.
어제 그곳에서 구세군 냄비를 처음 봤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도웁시다.'라는 말씀이 지금도 귀에 선하네요.
많은 사람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길 빌며 오늘은 '냄비'를 알아볼게요.

'냄비'는
일본어 鍋(なべ[나베])에서 왔습니다.
나베를 남비로 받아들여 죽 써오다가 1988년 맞춤법 규정을 바꾸면서
남비를 버리고 냄비를 표준어로 선택했습니다.

좀 깊게 들어가 볼까요?
표준어규정 제9항에 따르면,
'ㅣ'역행 동화 현상은 표준발음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지랭이'가 아니라 '아지랑이'가 맞습니다.

그러나 다음 낱말은 역행 동화가 적용된 형태를 표준어로 삼습니다.
이에 따라 '신출나기'가 아니라 '신출내기'가 맞고,
'남비'가 아니라 '냄비'가 맞으며,
'풋나기'가 아니라 '풋내기'가 맞습니다.

자선냄비에 따뜻한 정이 많이 깃들고
더불어 사회도 같이 따뜻해지길 빕니다.

저는 오늘도 서울에 가야 합니다.
멀리 마포구까지 가야하니 지금 집을 나서야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빕니다.

보태기)
어쨌건 냄비는 일본어에서 왔습니다.
나베-> 남비->냄비
우리말에 노구솥이라는 게 있습니다.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 작은 솥'이 바로 노구솥입니다.
80년쯤 전에 우리나라에 구세군 냄비가 처음 들어올 때

남비를 쓰지 않고 노구솥을 썼더라면...
구세군 노구솥... 좀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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