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8] 우리말) 제치다와 제끼다

조회 수 3873 추천 수 101 2009.12.28 13:21:30
그러나 흔히 듣고 쓰는 '제끼다'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제치다'가 맞습니다.

다만,
'재끼다'는 낱말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일터에 나오시기 어려우셨죠?
저도 어렵게 나왔습니다.


어제
한국전력공사가 아랍에미리트에서 47조 원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공사를 땄네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서 받은 가장 큰 공사라고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선진국이라는 프랑스를 제치고 따낸 공사라서 그 뜻이 더 크다고 합니다.

오늘은
프랑스를 제치다와 젖히다를 알아보겠습니다.

'제치다'는 "경쟁 상대보다 우위에 서다."는 뜻과 "일을 미루다." 따위의 뜻이 있습니다.
마라톤에서 우리 선수가 선두를 제치고 맨 앞으로 나섰다, 우리나라가 프랑스를 제치고 발주권을 따 냈다,
그는 제집 일을 제쳐 두고 남의 집 일에 발 벗고 나선다처럼 씁니다.

그러나 흔히 듣고 쓰는 '제끼다'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제치다'가 맞습니다.

다만,
'재끼다'는 낱말은 있습니다.
"일을 솜씨 있게 쉽게 처리하거나 빨리 해 버림을 나타내는 말."로
무슨 일이든지 잘 해 재낀다, 그 많은 일을 하루 만에 해 재끼고 나서는 또 일을 찾고 있다처럼 씁니다.

소리가 비슷한 '제키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낱말은 소리만 비슷할 뿐 뜻은 전혀 다릅니다.
"살갗이 조금 다쳐서 벗겨지다."는 뜻입니다.

연휴를 쉬었더니 일이 많이 밀렸네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자마자 출근하시는분들 편하시라고 눈을 쓸었습니다.
남들이 일터에 나오기 전에 빨리 해 재끼고자 밀린일 제치고 어설픈 힘을 좀 썼더니
엄지손가락이 제켰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벼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주말에 고향에서 잘 쉬고 왔더니 일이 밀려 있네요.
이렇게 일이 많이 쌓여 있을 때는
벼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큰 줄거리를 보고 중요한 것부터 처리해 나가면 내일이 오기 전에 집에 갈 수 있겠죠. ^^*

벼리는 본디
그물의 위쪽 코를 꿰놓은 줄입니다.
그 줄을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하죠.

그 뜻이 발전해 지금은,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를 뜻합니다.
학교에서 숙제를 낼 때,
무슨 책을 읽고 그 벼리를 추려오라고 말할 수 있고,
저처럼 일할 때 벼리를 잘 잡아서 일을 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벼리를 잘 잡아 일을 일찍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딸내미와 놀아야하는데......

오늘도 아침 일찍 서울 가야 해서 좀 서둘러 나왔습니다.
날씨가 좀 추워도 너무 움츠리지 마세요. 마음마저 움츠러들잖아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38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902
916 [2011/12/30] 우리말) 일출과 해돋이 머니북 2011-12-30 3896
915 [2012/08/20] 우리말) 자빡 머니북 2012-08-20 3897
914 [2007/09/20] 우리말) 추석과 중추절 id: moneyplan 2007-09-21 3898
913 [2011/03/21] 우리말) 끼끗하고 조쌀하다 moneybook 2011-03-21 3898
912 [2007/06/28] 우리말) 워크샵과 워크숍 id: moneyplan 2007-06-28 3899
911 [2007/07/18] 우리말) 평방미터가 아니라 제곱미터 id: moneyplan 2007-07-18 3899
910 [2008/06/13] 우리말) 머지 않다와 멀지않다 id: moneyplan 2008-06-13 3899
909 [2010/02/08] 우리말) 야식이 아니라 밤참 id: moneyplan 2010-02-08 3899
908 [2011/08/18] 우리말) '열과'가 뭔지 아세요? 머니북 2011-08-18 3899
907 [2012/06/25] 우리말) '엉큼하다'와 '응큼하다' 머니북 2012-06-25 3899
906 [2017/01/26] 우리말) 두꺼운 옷, 두터운 정 머니북 2017-01-27 3899
905 [2011/10/31] 우리말) '입구와 출구'를 읽고 머니북 2011-10-31 3900
904 [2010/01/05] 우리말) 첫과 처음 id: moneyplan 2010-01-05 3901
903 [2011/06/16] 우리말) 바라겠습니다. 머니북 2011-06-16 3901
902 [2013/06/10] 우리말) 말길이 바로잡혀야 한다 머니북 2013-06-10 3901
901 [2008/10/24] 우리말) 아침결 id: moneyplan 2008-10-24 3902
900 [2009/11/16] 우리말) 틀린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11-16 3902
899 [2011/12/01] 우리말) 물때썰때 머니북 2011-12-01 3903
898 [2007/02/25] 우리말) 맞춤법이 엉망인 어머니 편지... 또... id: moneyplan 2007-02-27 3904
897 [2007/07/04] 우리말) 과반수와 반수 id: moneyplan 2007-07-04 3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