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9] 우리말) 거덜나다

조회 수 3588 추천 수 89 2010.01.19 09:48:57

거덜이
높은 사람 앞길에서 우쭐대며 걸을 때는 뭔가 있어 보이지만
그때뿐 아무런 실속이 없는 종 신분인 게 거덜입니다.
그래서

"
재산이나 살림 같은 것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을 두고 '거덜나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극에 보면

대감이나 높으신 분이 지나갈 때 그 앞길에서 "~ 물렀거라. 대감님 나가신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러면 보통사람은 다 비키거나 길바닥에 납작 엎드립니다
.
바로 그 대감님 앞길에서 큰소리치는 사람이 '거덜'입니다
.
사실 높으신 분 보고 엎드린 것이지, 대감님 나가신다고 큰소리치는 거덜 보고 엎드린 것은 아닌데
,
거덜은 마치 자기보고 사람들이 엎드린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
그런 것을 두고 거들먹거리다와 거들먹대다는 말이 생겼습니다
.
"
신이 나서 잘난 체하며 자꾸 함부로 거만하게 행동하다."는 뜻입니다
.

거덜이

높은 사람 앞길에서 우쭐대며 걸을 때는 뭔가 있어 보이지만
그때뿐 아무런 실속이 없는 종 신분인 게 거덜입니다.
그래서

"
재산이나 살림 같은 것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거나 없어지는 것"을 두고 '거덜나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냥 '거덜'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

고맙습니다
.



보태기
)
조선 시대에,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를 사복시라 했고
,
그 사복시에 속하여 말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맡아 하던 종을 '거덜'이라고 했습니다
.
그 거덜이

말 고삐를 잡고 대감님 길을 이끈 거죠.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가엾고 설운 어린아이
]

어제는 외국인들을 안내하느라 수원과 서울을 좀 싸대고 다녔습니다
.
오랜만에 쓰는 영어라 혀에 쥐가 날뻔했습니다
. ^^*

요즘 날씨 춥죠
?
어제 전철을 타고 돌아오다 보니 이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구걸하는 어린이가 몇 명 있더군요
.
가여운 마음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몇 푼이라도 넣고 돌아섰습니다
.
오늘은 그런 가여운 어린이를 생각하면서 편지를 쓰겠습니다
.

'
딱하고 불쌍하다'는 뜻의 그림씨가 뭘까요
?
'
가엽다'가 맞을까요, '가엾다'가 맞을까요
?

답은, 둘 다 맞습니다. 복수표준어입니다
.
'
가엽다' '가엾다'는 발음이 [가ː엽따]로 같습니다
.
다만, 가엽다가 ㅂ불규칙활용이라 쓰임이 좀 까다롭습니다
.
가엽다는

가여우니, 가엽고, 가여운으로 쓰고,
가엾다는

가엾으니, 가엾고, 가엾은으로 씁니다.

따라서
,
'
추위에 떠는 가여운 사람'도 맞고
,
'
추위에 떠는 가엾은 사람'도 맞습니다
.

이런 게 또 있습니다
.
'
서럽다' '섧다'입니다. 뜻이 같은 복수표준어입니다
.
'
서럽다'

'
서러워, 서러우면, 서럽고, 서러운'으로 쓰고,
'
섧다'

'
설워, 설우면, 섧고, 설운'으로 씁니다.

저는 따뜻한 방에서 잡니다
.
아마 여러분도 그러실 겁니다
.
우리는 이렇게 따뜻한 방에서 맘 편하게 두 발 쭉 뻗고 자지만
,
우리 주위에는 맘 편히 누울 집도 없는 가엽고(가엾고) 설운 어린아이가 많습니다
.
그런 아이들이 모두 따뜻한 잠자리에서 하룻밤이라도 맘 편하게 잘 수 있길 빕니다
.
저부터 부지런히 나눔의 손길을 뻗겠습니다
.

우리말
123

보태기
)
어떤 분이 편지를 보내셔서 품사 이름을 명사, 형용사 따위로 쓰지 말고
,
우리말인 이름씨, 그림씨로 써 달라고 하셨습니다
.
옳으신 말씀입니다
.
저도 오늘부터는 그렇게 쓰겠습니다
.

최현배 님께서 한자 품사이름을 이렇게 다듬으셨습니다
.
명사(名詞) → 이름씨

대명사(代名詞) → 대이름씨(갈음이름씨)
수사(數詞) → 셈씨

형용사(形容詞) → 그림씨
동사(動詞) → 움직씨
부사(副詞) → 어찌씨
관형사(冠形詞) → 매김씨
조사(助詞) → 토씨
감탄사(感歎詞) → 느낌씨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518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0631
2296 [2009/03/04] 우리말) 막장은 희망입니다 id: moneyplan 2009-03-04 3585
2295 [2014/09/26] 우리말) 목이 두꺼운 처자 머니북 2014-09-26 3585
2294 [2015/09/09] 우리말) 여탐과 예탐 머니북 2015-09-11 3585
2293 [2010/06/14] 우리말) 소개 moneybook 2010-06-14 3586
2292 [2014/04/08] 우리말) 구름다리와 섬다리 머니북 2014-04-08 3586
2291 [2015/09/11] 우리말) 빌다와 빌리다 머니북 2015-09-11 3586
2290 [2009/03/25]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3-25 3587
2289 [2008/10/30] 우리말) 어제 편지에 덧붙입니다 id: moneyplan 2008-10-30 3588
2288 [2013/06/21] 우리말) 서울시장 페이스북에 뜬 글 머니북 2013-06-21 3588
2287 [2009/10/27] 우리말) 논문 덜미 id: moneyplan 2009-10-28 3589
» [2010/01/19] 우리말) 거덜나다 id: moneyplan 2010-01-19 3588
2285 [2013/01/07] 우리말) 북과 북돋우다 머니북 2013-01-07 3589
2284 [2014/09/01] 우리말) 싸다와 쌓다 머니북 2014-09-01 3589
2283 [2016/09/12] 우리말) 함박과 함박웃음 머니북 2016-09-16 3589
2282 [2010/09/14] 우리말) 머드러기와 도사리 moneybook 2010-09-14 3591
2281 [2014/02/04] 우리말) 말갈망 머니북 2014-02-04 3591
2280 [2012/04/24] 우리말) 송춘종 어르신이 방송인에게 보낸 편지 머니북 2012-04-24 3591
2279 [2012/12/20] 우리말) 제국 머니북 2012-12-20 3591
2278 [2014/02/27] 우리말) 난이도 머니북 2014-02-27 3591
2277 [2016/10/14] 우리말) 미망인 머니북 2016-11-01 3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