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천상 제날짜에 가야지...]
어제 오후에 어머니가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범아, 다음 주 병원 예약 날짜를 좀 당길 수 없겠냐?'
아시는 것처럼 지난 8월부터 어머니가 저희 집에 와 계시는데,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신가 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시는데 이번에는 좀 일찍 병원에 가셨다가 바로 집으로 가시고 싶으신 거죠. 병원에 알아보니 예약 날짜를 당기기 어렵다고 하네요.
'어머니, 병원에 전화해서 알아보니 날짜기 당기기 어렵다고 하네요. 어떡하죠?' '에그... 별 수 있냐. 천상 제날짜에 가야지...' '예. 그래요. 어머니...' 어머니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죠.
어머니가 말씀하신 '천상'은 '천생'이 맞습니다. 천생(天生)은 명사로는 '하늘로부터 타고남. 또는 그런 바탕.'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천생 버릇은 임을 봐도 못 고친다'처럼 씁니다.
부사로는 '타고난 것처럼 아주', '이미 정하여진 것처럼 어쩔 수 없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차가 없으니 천생 걸어갈 수밖에 없다, 아무도 갈 사람이 없다면 천생 내가 가야겠구나처럼 씁니다.
어머니가 '천상(천생) 제날짜에 가야지...'라고 하신 것은, 예약 날짜를 바꿀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전에 예약한 날짜에 가야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어머니, 힘드셔도 조금만 참으세요. 다음 주에 병원 들러 별일 없으면 바로 집에 모셔다 드릴게요. ^^*
우리말123
보태기) '병원에 들려'가 아니라 '병원에 들러'가 맞다는 것은 다 아시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