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2] 우리말) 분수와 푼수

조회 수 4180 추천 수 113 2010.03.22 09:22:01

세상은 돌고 돌아
주착이 주책이 되고, 줏대 있다는 낱말에 줏대 없다는 뜻이 들어가고,
분수가 푼수가 되며, 지혜가 있다는 낱말에 지혜가 없다는 뜻이 들어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오후 MBC텔레비전에서 100Kg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
무게 단위인 킬로그램은 kg로 씁니다. 거리 단위 미터도 소문자 m입니다
.

언젠가

주책이 주착에서 왔고, 주착의 뜻은 "일정한 생각이나 줏대"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본래는 '주책이 없다'고 쓰다가 '주책없다'가 되었고, 지금은 그냥 '주책'이라고만 써서

'
주책' "줏대가 없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

한자말이 바뀌어 우리말에 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네요
.
푼수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
본래는 분수(分數)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이었지만 소리내기 쉽게 '푼수'로 바뀌었고
,
이 또한 '푼수 없다' '푼수없다'로 되었고, 지금은 그냥 '푼수'라고만 써서

'
푼수' "푼수가 없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
아직 사전에 '푼수없다'는 한 낱말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

세상은 돌고 돌아

주착이 주책이 되고, 줏대 있다는 낱말에 줏대 없다는 뜻이 들어가고,
분수가 푼수가 되며, 지혜가 있다는 낱말에 지혜가 없다는 뜻이 들어갔습니다
.
전혀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말이 되고
,
또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

삽으로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
그래도 흐르는 물에 삽을 넣어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
속긋
]

안녕하세요
.

오늘도 딸내미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개인 이야기 이지만
...^^*
제 딸은 이제 겨우 50개월입니다. 겨우 만 사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
그런대도 저와 말동무 하며 잘 지냅니다. 제 수준이 고만고만하거든요
. ^^*

지난 주말에 애가 갑자기 별을 그려달라고 하더군요
.
하트모양이나 꽃 모양은 혼자서도 잘 그리는데
,
별은 한 번에 그리기 어려웠나 봅니다
.
제가 연필로 밑그림을 그려주고 그 위를 따라가면서 별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
몇 번 해 보더니 참 잘하더군요. 누굴 닮아서 그런지
...^^*

우리말에 '속긋'이라는 이름씨가 있습니다
.
글씨나 그림 따위를 처음 배우는 이에게, 그 위에 덮어쓰거나 그리며 익히도록, 가늘고 흐리게 그어 주는 선이나 획을 뜻합니다
.
쉽게, 속에다 그어준다는 뜻으로 '속긋'입니다
.
참 멋진 말이죠
?
속긋을 그어 주다나 속긋을 넣다고 합니다
.

저는 며칠 전에 딸내미에게 별 그리는 것을 가르쳐 주면서 속긋을 넣어주었습니다
.
그 사진을 붙입니다
. ^^*

글이나 그림에만 속긋이 있는 게 아니라
,
삶에도 속긋이 있다고 봅니다
.
제 삶이 애들에게 속긋을 넣어줄 수 있도록 바르게 살고 싶습니다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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