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8] 우리말) 개나릿길

조회 수 3471 추천 수 86 2010.04.08 12:28:11

'날름'을 좀 세게 소리 내고 싶어서인지 '낼름'이라고 하지만 이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
널름'이나 '늘름'도 같은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이것저것 하다 보니 오늘 편지가 좀 늦었네요
.

아침에 출근길에 보니 개나리가 멋지게 피었네요
.
오늘은 개나리가 핀 길을 알아보겠습니다
.

개나릿길이 맞는지 개나리길이 맞는지
... ^^*

사실 답은 둘 다 맞다 입니다
.

개나리와 길을 합쳐 한 낱말로 쓸 때는 '개나릿길'로 쓰는 게 맞습니다
.
소리는 [개나리낄]로 해야 합니다
.
비록 사전에 올라간 낱말은 아니지만 한 낱말로 만들 때는 그래야 한다는 뜻입니다
.

요즘 주소체계가 바뀌고 있습니다
.
제 일터 주소가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250번지에서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150번지로 바뀌었습니다.

골목길마다 주소를 둬서 무슨무슨길로 나타내고 있더군요
.
바로 이런 때는
,
사이시옷을 넣어 적지 않습니다
.
그 까닭은

사이시옷을 넣어 적으면 고유 지명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기를 들면

농촌진흥청으로 들어오는 길을 농촌진흥청길이라고 하면 문제가 없지만,
이화여대로 가는 길을 이화여댓길로 쓰면, 이화여대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길을 주소로 쓴다면 이것은 '개나릿길'이 아니라 '개나리길'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

등굣길도 그렇습니다
.
학생이 학교로 가는 길을 뜻할 때는 '등굣길'이 맞지만
,
주소로 쓸 때는 서울시 무슨구 무슨동 등교길로 써야 바릅니다
.

좀 헷갈리시지만 그렇습니다
. ^^*

오늘은 꽃을 좀 자주 보고 싶습니다
.
마음이라도 향기로운 꽃을 닮고 싶어서
...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꼴등과 꽃등
]

안녕하세요
.

오늘도 여전히 춥군요
.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

'
꼴등'이 뭔지 아시죠
?
"
등급의 맨 끝"으로 이번 시험에서도 우리 반이 꼴등이다처럼 씁니다
.

꼴등의 반대말은 일등이겠죠
?
일등은 "으뜸가는 등급"으로 일등 국민이다처럼 씁니다
.

이와 비슷한 '꽃등'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

꽃에는 처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
꽃다지, 꽃잠 따위가 그런 뜻을 담은 낱말입니다
.
(
꽃다지 : 오이, 가지, 참외, 호박 따위에서 맨 처음에 열린 열매
)
(
꽃잠 : 신랑 신부의 첫날밤 잠
)

따라서
,
꼴등의 반대말은 일등이 될 수도 있지만 꽃등도 될 수 있습니다
.

일등은 이등이 있어야 일등이 될 수 있습니다
.
꽃등 또한 꼴등이 있어야 될 수 있습니다
.

너무 빨리빨리를 찾고 꼭대기만 찾는 우리가 아닌지 반성합니다
.
숭례문이 불탄 지 사흘이 지났는데, 벌써 어떻게 복원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
제 생각에
,
문화재에 복원은 없습니다. 전처럼 흉내를 낼 뿐이죠
.
그러나 그것도 반성 한 다음에, 뼈저리게 반성한 다음에 할 일입니다
.

느림이 있기에 빠름이 있고
,
꼴등이 있기에 꽃등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

고맙습니다
.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6892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2454
1256 [2007/05/30] 우리말) 세리머니가 아니라 뒤풀이입니다 id: moneyplan 2007-05-30 3492
1255 [2009/03/26] 우리말) 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9-03-26 3492
1254 [2014/08/26]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머니북 2014-08-26 3492
1253 [2015/04/02] 우리말) 누도와 눈물길 머니북 2015-04-02 3492
1252 [2007/07/30] 우리말) 담백한 게 아니라 깔끔한 것 입니다 id: moneyplan 2007-07-31 3493
1251 [2007/08/14] 우리말) '벼리'와 비슷한 뜻의 낱말 id: moneyplan 2007-08-14 3493
1250 [2008/02/11] 우리말) 조문기 선생님의 빈소 id: moneyplan 2008-02-11 3493
1249 [2015/01/08] 우리말) 많다와 잦다(2) 머니북 2015-01-09 3493
1248 [2007/09/27] 우리말) 가없는 사랑 id: moneyplan 2007-09-27 3494
1247 [2013/02/12] 우리말) 홀몸노인과 홀로노인 머니북 2013-02-12 3494
1246 [2009/09/28] 우리말) 주말에 본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09-28 3496
1245 [2010/11/23] 우리말) 골덴과 코르텐 moneybook 2010-11-23 3496
1244 [2011/04/27] 우리말) 국어사전 moneybook 2011-04-27 3496
1243 [2014/08/12] 우리말) 비로소/비로서 머니북 2014-08-12 3496
1242 [2008/08/13] 우리말) 나부끼다와 나붓기다 id: moneyplan 2008-08-13 3497
1241 [2010/02/26] 우리말) 헝겁과 헝겊 id: moneyplan 2010-02-26 3497
1240 [2013/06/05] 우리말) 랍스터와 로브스터 머니북 2013-06-05 3497
1239 [2017/08/11] 우리말) 갑질에 대한 짧은 생각 머니북 2017-08-16 3497
1238 [2007/05/01] 우리말) 두남두다 id: moneyplan 2007-05-02 3498
1237 [2007/10/01] 우리말) 전어 이야기 id: moneyplan 2007-10-01 3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