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7] 우리말) 잊다와 잃다

조회 수 3565 추천 수 92 2010.04.27 12:48:22

기억하기 좋게,
관련된 물건이 있으면 '잃다', 물건이 없으면 '잊다'입니다
.
물건은 잃어버린 것이고, 기억은 잊어버린 것이고...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천안함 침몰로 돌아가신 장병에 대한 추모가 시작되었습니다
.
저는 어제 점심때 팀원들과 같이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
한 명 한 명 사진을 보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요. 마치 하늘도 우는 것 같습니다
.
그분들의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잊지 않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

오늘은
,
'
잊다' '잃다'를 갈라보겠습니다
.
'
잊다'

"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는 뜻으로,
수학 공식을 잊다, 영어 낱말의 철자를 잊다, 영화 제목을 잊었다처럼 씁니다
.

'
잃다'

"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그것을 갖지 아니하게 되다."는 뜻으로,
가방을 잃다, 복잡한 시장 거리에서 지갑을 잃었다처럼 씁니다
.

기억하기 좋게
,
관련된 물건이 있으면 '잃다', 물건이 없으면 '잊다'입니다
.
물건은 잃어버린 것이고, 기억은 잊어버린 것이고
...

장병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양식이 아니라 서식입니다
]

안녕하세요
.

어제 보낸 편지에서 서툴다의 명사형을 ''이라고 했는데

'
투ㄻ'이라는 글자가 나타나지 않아 ''로만 보였나 봅니다.
서툴다의 명사형은 당연히 ''가 아니라 '서투ㄻ'입니다
.

오늘 이야기입니다
.
요즘 공무원들은 무척 바쁠 겁니다
.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업무보고할 게 많잖아요
.
오늘은 공문서 쓰는 이야기 좀 할게요
.

행정기관에서 만드는 공문서는 바르고 쉽게 써야 합니다
.
그래야 모범이 되죠
.

이런저런 자료를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공문에

'
기관장의 결재를 득한 후 첨부 양식에 의거 언제까지 기일엄수하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모든 공문은 기관장 이름으로 나가므로 기관장의 결재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
또한, 결재를 받으면 되는 거지 ''할 필요도 없죠
.
결재를 받은 ''면 되지 결재를 받은 ''라고 쓸 것도 없습니다. ()가 뒤 후 자 잖아요
.
'
첨부' '붙임'으로 바꾸면 깔끔합니다
.
'
양식'은 국립국어원에서 '서식'으로 다듬은 낱말입니다
.
'
의거' "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이라는 뜻인데 '따라'로 쓰시면 됩니다
.
'
기일엄수'는 너무 권위적인 낱말입니다
.
날짜를 꼭 지켜, 또는 언제까지 꼭 보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

따라서, 위에 있는 월은

'
기관장의 결재를 받은 뒤(또는 '받고 나서') 붙임 서식에 따라 언제까지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거나,
'
붙임 서식에 따라 언제까지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로 바꾸시면 됩니다
.

공문서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가끔 듣습니다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공문서는 어떤 경우에도 바른 글로 써야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해야합니다
.
그래야 알아보기 쉽죠
.
그래야만 공무원이 대접받고 살 수 있는 겁니다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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