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8] 우리말) 떨구다와 떨어뜨리다

조회 수 3194 추천 수 119 2010.04.28 12:43:21

그냥 제 생각에는 '떨구다'가 더 말 맛이 낫지만,
아직 표준말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천안함 침몰로 돌아가신 분들의 사진을 보면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것도 가슴 아프지만
,
그들의 죽음 앞에 떳떳하고 당당하지 못하며 바끄러운 까닭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
서머하여 고개를 떨어뜨릴 뿐입니다
.

고개를 아래로 숙이는 것을 '떨어뜨리다' '떨어트리다'고합니다
.
할미꽃은 항상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는 늘 자신감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린 채 걸었다처럼 씁니다
.
이를 흔히 '떨구다'고 합니다
.
그러나 '떨구다'는 표준말이 아닙니다
.

그냥 제 생각에는 '떨구다'가 더 말 맛이 낫지만
,
아직 표준말이 아닙니다
.

46
분의 영정 앞에 그저 고개를 떨어뜨릴 뿐입니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
발췌, 발취, 발초
]

안녕하세요
.

오늘도 공무원이 많이 쓰는 낱말을 좀 씹어볼게요
.

'
보고서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 발취, 발초)하다
',
'
원문 (발췌, 발취, 발초)가 끝나는 대로 번역에 들어가자.'에서

발췌, 발취, 발초... 가운데 뭐가 맞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낱말을 쓰시겠어요
?

발췌(拔萃)는 뺄 발 자와 모일 췌 자를 써서

"
,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냄.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합니다.

발초(拔抄)는 뺄 발 자와 베낄 초 자를 써서

"
글 따위에서 필요한 대목을 가려 뽑아서 베낌.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합니다.

발취(拔取)는 뺄 발 자와 골라 뽑을 취 자를 써서

"
물건이나 글 가운데서 뽑아냄."이라는 뜻입니다.

,
발췌, 발초, 발취는 모두 여럿 가운데서 중요한 것을 뽑은 것을 뜻합니다
.
한자도 그런 뜻의 한자입니다
.

꼭 그런 한자 낱말을 써야 할까요
?

'
보고서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 발취, 발초)하다
',
'
원문 (발췌, 발취, 발초)가 끝나는 대로 번역에 들어가자.'

'
보고서에서 중요한 곳만 뽑다',
'
원문 벼리(뼈대)만 뽑아 번역에 들어가자'로 하면 안 되나요
?

저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정보보다는

누리집에서 따온 정보가 낫고,
발취검색보다는 뽑아보기가 더 좋다고 봅니다
.

고맙습니다
.

우리말
123


보태기
)
1.
씹다 : 1. 사람이나 동물이 음식 따위를 입에 넣고 윗니와 아랫니를 움직여 잘게 자르거나 부드럽게 갈다
.
2. (
속되게)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의도적으로 꼬집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
3.
다른 사람이 한 말의 뜻을 곰곰이 여러 번 생각하다
.
저는 공무원을 존경하는 맘을 갖고 3번 뜻으로 '씹다'를 썼습니다. 믿으시죠
? ^^*

2.
굳이 따지자면
,
'
발췌' '발초'는 중요한 것을 뽑는 것이고
,
'
발취'는 그냥 하나 뽑는 것이라고 가를 수도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04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575
996 [2013/04/01] 우리말) 이르다와 빠르다 머니북 2013-04-01 3381
995 [2013/04/02] 우리말) 만개 머니북 2013-04-02 4111
994 [2013/04/03] 우리말) 만빵과 안다미로 머니북 2013-04-03 3486
993 [2013/04/03] 우리말) 만빵과 만땅 머니북 2013-04-04 3643
992 [2013/04/05] 우리말) '안다미로' 머니북 2013-04-05 4153
991 [2013/04/08] 우리말) 봄 축제 머니북 2013-04-08 3196
990 [2013/04/09] 우리말) 마거릿 대처 머니북 2013-04-10 3238
989 [2013/04/10] 우리말) 봄바람 머니북 2013-04-10 3620
988 [2013/04/11] 우리말) '야식'은 '밤참'으로 머니북 2013-04-11 3773
987 [2013/04/12] 우리말) 살지다와 살찌다 머니북 2013-04-12 3321
986 [2013/04/15] 우리말) 타래박과 파래박 머니북 2013-04-15 3834
985 [2013/04/16] 우리말) 담백 머니북 2013-04-16 3436
984 [2013/04/17] 우리말) 텍스트와 코너 머니북 2013-04-17 3681
983 [2013/04/18] 우리말) 지며리 머니북 2013-04-18 3337
982 [2013/04/19] 우리말) 늬 머니북 2013-04-19 3225
981 [2013/04/19] 우리말) 보니 -> 보늬 머니북 2013-04-19 3510
980 [2013/04/22] 우리말) 보니 -> 천생 머니북 2013-04-22 3553
979 [2013/04/23] 우리말) 라일락 꽃 머니북 2013-04-23 3801
978 [2013/04/25] 우리말) 우리말 편지 다듬기 머니북 2013-04-25 3358
977 [2013/04/26] 우리말) 군대 간 아들에게 책 소개 머니북 2013-04-26 9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