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9] 우리말) 리터의 단위

조회 수 3427 추천 수 92 2010.06.09 10:18:59
이 리터의 기호는 ℓ(알파벳 필기체 엘)이 아니라 'l(알파벳 소문자 엘)'입니다.
이게 숫자 1과 헷갈리니까 'L(알파벳 대문자 엘)'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보낸 편지에 이런 질문이 있네요.
(내용을 조금 바꿨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읽다가 '물 3L'가 눈에 띄어 여쭈어 봅니다.
물 '3l'가 맞는지 '3L'가 맞는지 헷갈립니다.
다른 단위하고 달라 'L과 l' 가운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알려주세요.

예, 알려드리죠. ^^*
리터는 미터법에 따른 부피의 단위로
10cmX10cmX10cm 크기의 상자에 물을 가득 채웠을 때의 분량입니다.
곧, 10X10X10=1000 세제곱센티미터죠.

부피는 길이를 세 번 곱한 것입니다.
따라서 부피의 단위는 길이의 단위인 센티미터를 세 번 곱한 세제곱센티미터입니다.
이런 1000세제곱센티미터를 나타내기 불편해서 만든 게 1리터입니다.

이 리터의 기호는 ℓ(알파벳 필기체 엘)이 아니라 'l(알파벳 소문자 엘)'입니다.
이게 숫자 1과 헷갈리니까 'L(알파벳 대문자 엘)'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언제부터 그랬느냐고요?
1979년부터 그랬습니다.무려 30년 전입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리터의 단위를 특수문자나 필기체 ℓ로 쓰는 분이 많으십니다.

리터의 단위는
소문자나 대문자 알파벳 엘(l, L)입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헛가래질과 헹가래]

"오랜만에 가래나 맞춰보자!"
"예? 가래를 맞춰요?"
"니하고 오랜만에 같이 일하게 됐응깨, 일 시작하기 전에 손 맞추듯이 삽을 맞춰야 안 쓰것냐."

지난 주말에 어머니와 나눈 이야기입니다.
저는 중학교를 마치고 고향을 떠나왔기 때문에 농사일을 별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고향에 가서 아버지 산소에 나무 몇 그루 심고
집에 오는 길에 어머니와 함께 고추밭을 좀 일궜거든요.
그때 어머니가 일 시작 전에 저와 손을 맞추고자 가래를 맞추자고 하신 거였습니다. ^^*
제가 농업기계를 전공했는데도 저희 집에는 농기계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그 흔한 트랙터나 경운기 한 대도 없습니다.
어머니 혼자 계시다 보니 농사일 하는 도구는 오로지 삽과 호미뿐입니다. ^^*
그 삽으로 며칠 전에 고추 심을 두둑을 만들었습니다.

삽과 비슷한 가래라는 게 있습니다.
삽은 아실 것이고, 가래는 삽보다 조금 깁니다.
여기까지가 기초 공부입니다. ^^*

'헹가래'라는 말 아시죠?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네 활개를 번쩍 들어 자꾸 내밀었다 들이켰다 하는 일. 또는 던져 올렸다 받았다 하는 일."로
기쁘고 좋은 일이 있는 사람을 축하하거나 잘못이 있는 사람을 벌줄 때 하는 겁니다.
헹가래를 치다, 헹가래를 올리다처럼 씁니다.

이 헹가래가 실은 가래를 맞추는 데서 나왔습니다.
농사일 할 때 가래를 많이 쓰는데 본격적인 일에 앞서 실수를 막고자 미리 손을 맞춰보는 것을 '헛가래질'이라고 합니다.
이 '헛가래'가 '헌가래', '헨가래'를 거쳐 지금의 '헹가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쓰는 말에는 농업에서 온 게 무척 많습니다.
20년쯤 전부터 정보화사회라고 하고,
그전 200년쯤 전부터 산업화사회라고 하고,
그 이전부터 수천 년이 농경사회였으니 농업에 우리 선조의 넋과 문화가 녹아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농사짓는 제가 이렇게 우리 글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오랜만에 어머니와 가래를 맞춘 느낌이 지금도 손에 남아 있습니다.
그 느낌 오래오래 지니며 즐겁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

오늘 편지는 좀 길었네요.
내일은 짧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어제 보낸 편지에 틀린 게 있었습니다.
'조개'를 '고개'라고 썼습니다.
잘못을 꼬집어 주신 분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2.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 제 마음이 차분하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실수가 잦나 봅니다.
자리를 옮기고 맡은 일도 바뀌고...... 그 자리를 또 옮기고......

어제 새 자리로 다시 옮겼습니다.
새 자리에서도 그 쪽사람들과 가래를 잘 맞추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헛가래질을 좀 해 봐야 하는데...... '손운동'과 '목운동'을 좀 하면서... ^___^*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0105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646
1956 [2009/07/29] 우리말) 감기다 id: moneyplan 2009-07-29 3435
1955 [2009/10/26] 우리말) 희아리가 뭔지 아세요? id: moneyplan 2009-10-26 3435
1954 [2012/01/09] 우리말) 오수와 우수 머니북 2012-01-09 3435
1953 [2014/06/26] 우리말) 탄하다와 탓하다 머니북 2014-06-26 3435
1952 [2012/03/27] 우리말) 먼산바라기 머니북 2012-03-27 3436
1951 [2012/11/19] 우리말) 낙엽과 진 잎 머니북 2012-11-19 3437
1950 [2013/01/02] 우리말) 제야 머니북 2013-01-02 3437
1949 [2016/12/13] 우리말) 자치동갑 머니북 2016-12-14 3437
1948 [2017/02/08] 우리말) 분수와 푼수 머니북 2017-02-09 3437
1947 [2008/06/28] 우리말) 그냥 제 아들 이야기입니다 id: moneyplan 2008-06-30 3439
1946 [2010/10/07] 우리말) 아침과 아침밥 moneybook 2010-10-07 3439
1945 [2012/05/22] 우리말) 군에서 따까리, 시다바리 따위 말 안 쓴다 머니북 2012-05-22 3439
1944 [2009/11/13] 우리말) 레바가 아니라 손잡이 id: moneyplan 2009-11-13 3440
1943 [2012/11/14]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 머니북 2012-11-15 3440
1942 [2016/06/29] 우리말) 눈바래다 머니북 2016-06-29 3440
1941 [2007/09/18] 우리말) 저는 선물을 받지 않습니다 ^^* id: moneyplan 2007-09-18 3441
1940 [2007/12/26]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id: moneyplan 2007-12-26 3441
1939 [2009/07/30] 우리말) 엉이야벙이야 id: moneyplan 2009-07-30 3441
1938 [2011/03/15] 우리말) 꽃샘과 꽃샘추위 moneybook 2011-03-15 3441
1937 [2014/07/29] 우리말) 맨드리 머니북 2014-07-29 3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