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4] 우리말) 소개

조회 수 6413 추천 수 98 2010.06.14 10:53:26
오늘 아침 MBC뉴스에서 키르기스탄인가 어디 이야기를 하면서 '주민 소개령'을 내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화면 밑으로 흐르는 자막에는 '우리 교민 소개'라고 나왔습니다.
과연 이 말을 이해할 사람이 몇 분이나 될지 생각해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네요.

지난 주말에 있었던 축구 잘 보셨죠? 정말 잘하더군요.
이번 주 목요일에도 경기가 있는데 이번에도 잘해서 꼭 이기길 빕니다.

먼저,
오늘 아침 KBS 뉴스(7:08)부터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의 강한 체력 훈련을 소개하면서
그런 훈련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그런다면 큰 걱정입니다.
피로를 회복하게 되면 피곤해진다는 말인데, 피곤한 몸으로 어찌 또 뛸지 걱정입니다.
피로는 해소하고(없애고),
원기를 회복해야 다음 경기에 이길 것 같은데...
피로해소, 원기회복...


오늘 아침 MBC뉴스 좀 꼬집겠습니다.
여러분, 이 한자 좀 읽어보십시오.
疏開... 이 한자를 보고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저는 紹介라는 한자는 읽을 줄 압니다.
'소개'라고 읽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편이 알고 지내도록 관계를 맺어 준다는 뜻입니다.

疏開는 소개로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함이라는 뜻입니다.
군사용어로 보면,
주로 적의 포격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고자, 전투 대형의 거리나 간격을 넓히는 일을 뜻합니다.
과연 이 낱말을 우리 국민 몇 명이나 알까요?

오늘 아침 MBC뉴스에서 키르기스탄인가 어디 이야기를 하면서 '주민 소개령'을 내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화면 밑으로 흐르는 자막에는 '우리 교민 소개'라고 나왔습니다.
과연 이 말을 이해할 사람이 몇 분이나 될지 생각해 봤습니다.
아마도 외교부에서 나온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제 일터에서 저는 이런 말을 가끔 했습니다.
"수도는 시비관리가 중요합니다."
"다비하면 도복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수도... 농촌진흥청에서 상수도를 다루나 하수도를 다루나?
시비관리? 그건 경찰서에서 해야 하는 일 아닌가?
다비... 비가 많이 내린다는 뜻이겠지?
도복... 태권도복?
다비하면 도복... 비가 많이 내리면 도복이 젖는다는 뜻인가? 근데 그걸 왜 농촌진흥청에서 이야기하지?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 제 일터인 농촌진흥청에서 이런 보도자료가 나오면 아래처럼 고쳐주십시오.
수도는 시비관리가 중요합니다. >> 벼농사에서는 비료 주는 게 중요합니다.
다비하면 도복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잘 쓰러지니 조심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눈시울과 가선]

안녕하세요.

어제 울산에 갔었는데,
오후 5:40, 울산문화방송 라디오에서
"화장품 선물을 드리니 방송국에 들릴 일 있으시면..."이라고 하더군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의 낱말은
'들리다'가 아니라 '들르다'입니다.
따라서,
"화장품 선물을 드리니 방송국에 들를 일 있으시면..."이라고 해야 하고,
이마저도,
"화장품 선물을 드리니 근처를 지나가실 때 방송국에 들러주십시오."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오늘 이야기입니다.
먼저,
어제 낸 문제의 답은 '가선'입니다.
눈가에 있는 선이니 가선이죠.
가선이 지다, 가선졌다처럼 씁니다.

사전에는 가선을 "쌍꺼풀이 진 눈시울의 주름진 금"이라고 풀어놨는데요.
그러면 쌍꺼풀이 없는 눈은 가선이 없다는 말인가요?
아마 그게 아닐 겁니다.
'눈시울의 주름진 금'이므로 눈가에 있는 주름을 뜻할 겁니다.

'시울'은 "약간 굽거나 휜 부분의 가장자리"입니다.
그래서 입 가장자리는 '입시울'이고 이게 줄어 '입술'이 된 겁니다.
눈시울도 말 그대로 눈의 가장자리를 뜻합니다.
그러니 '눈시울의 주름진 금'은 바로 눈웃음칠 때 생기는 눈가의 잔주름입니다.

누군가 그랬다죠?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그리고 마음씨를 곱게 먹으면 그게 얼굴에 나타나 곱게 늙는다고...

저도 오늘은 착한 일 좀 하고 살겠습니다.
곱게 늙고 싶어서......^^*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6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36
1016 [2010/06/16] 우리말) 허점과 헛점 moneybook 2010-06-16 6410
1015 [2010/06/16] 우리말) 16강은 떼 논 당상 moneybook 2010-06-16 5728
» [2010/06/14] 우리말) 소개 moneybook 2010-06-14 6413
1013 [2010/06/11] 우리말) 해당화 moneybook 2010-06-11 6580
1012 [2010/06/10] 우리말) 책장사와 책장수 moneybook 2010-06-10 4812
1011 [2010/06/09] 우리말) 리터의 단위 moneybook 2010-06-09 5686
1010 [2010/06/08] 우리말) 새퉁이 moneybook 2010-06-08 6566
1009 [2010/06/07] 우리말) 엿먹다 moneybook 2010-06-07 5178
1008 [2010/06/04] 우리말) 알음장과 알림장 moneybook 2010-06-04 5829
1007 [2010/06/03] 우리말) 데구루루 moneybook 2010-06-03 5655
1006 [2010/05/31] 우리말) 사전 이야기 id: moneyplan 2010-05-31 7544
1005 [2010/05/28] 우리말) 쎄쎄쎄 id: moneyplan 2010-05-28 7539
1004 [2010/05/27] 우리말) 성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이름을... id: moneyplan 2010-05-27 10990
1003 [2010/05/26] 우리말) 로마자 이름을 왜 쓰는가? id: moneyplan 2010-05-26 5757
1002 [2010/05/25] 우리말) 나와바리 id: moneyplan 2010-05-25 6005
1001 [2010/05/24] 우리말) 서털구털 id: moneyplan 2010-05-24 4875
1000 [2010/05/20] 우리말) 로마자 이름 id: moneyplan 2010-05-20 5768
999 [2010/05/14] 우리말) 접수와 등록 id: moneyplan 2010-05-14 8034
998 [2010/05/13] 우리말) 삐끼 id: moneyplan 2010-05-13 5640
997 [2010/05/12] 우리말) 청서와 철설모/책갈피와 갈피표 id: moneyplan 2010-05-12 7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