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쓰여 있는 '셀프'는 주인이 물을 떠다 주지 않으니 손님이 알아서 가져다 마시라는 뜻입니다.
이를 누군가 '제시중'으로 다듬으면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저는 '물은 스스로'라고 써 놓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문제를 하나 낼까요?
며칠 전에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내미가 저에게 낸 문제입니다.
"아빠, 물이 영어로 뭔지 아세요?"
"물? 그거야 워터지."
"땡! 아니에요, 물은 영어로 '셀프'예요."
"엥? 셀프? 물이 왜 영어로 셀프야?"
"아이참, 식당에 보면 '물은 셀프'라고 쓰여 있잖아요. 그러니 물이 영어로 셀프죠!"
"......"
딸내미도 알고 저에게 농담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좀 씁쓸하더군요.
식당에 쓰여 있는 '셀프'는 주인이 물을 떠다 주지 않으니 손님이 알아서 가져다 마시라는 뜻입니다.
이를 누군가 '제시중'으로 다듬으면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저는 '물은 스스로'라고 써 놓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점심때는 냉면집에 갔는데,
'육수 셀프'라고 써져 있더군요.
그럼 육수도 영어로 셀프인가요? ^^*
......
고맙습니다.
보태기)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다듬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하나씩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고 있는데요.
http://www.malteo.net 에 가보시면 그동안에 바꾼 말을 보실 수도 있고,
오늘까지는 '코르사주'를 멋진 우리말로 바꾸는데도 직접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옥수수와 강냉이]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어제 이천 누나 집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애들과 함께 흙에서 뒹굴다 왔습니다.
저녁에는 상추 뜯고, 두릅 꺾어 고기에 싸먹고,
낮에는 고구마를 좀 심어뒀습니다. 여름에 가서 캐먹으려고요...^^*
아내가 좋아하는 옥수수를 심으려고 했는데, 누나가 벌써 심어 놨더군요.
올 때는 밭둑에 난 매발톱꽃 하나(아내)와 제비꽃 두 개(딸 하나, 아들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제비꽃 사진을 붙입니다.
오늘은 옥수수 이야기 좀 할게요.
'옥수수'와 '강냉이' 가운데 어떤 게 맞을까요?
먼저,
옥수수는 식물도 옥수수이고, 그 식물의 열매도 옥수수입니다.
따라서, 밭에 옥수수를 심다, 옥수수를 쪄 먹다, 옥수수 알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먹다도 말이 됩니다.
강냉이는 지역에 따라 옥수수 알맹이만 뜻하기도 하고, 옥수수 나무를 뜻하기도 합니다.
곧, 강냉이나 옥수수나 뜻이 같습니다.
이처럼 두 낱말이 널이 쓰이게 되자,
1988년 표준어 규정을 만들면서 둘 다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옥수수나 강냉이나 다 맞습니다.
이런 복수 표준어는 어찌 보면 낱말의 쓰임 폭을 넓혔다고 볼 수도 있지만,
말의 작은 차이를 무시했다고도 볼 수 있지 싶습니다. 제 생각에...
복수 표준어는
쇠고기/소고기, 예/네, 가뭄/가물, 늦장/늑장 따위입니다.
참,
옥수수는 알갱이는 수수와 비슷하지만
그 모양이 옥처럼 반들반들하고 윤기가 난다고 해서 '옥 같은 수수'라는 뜻으로 옥수수라고 한다네요. ^^*
이번 주도 정신없이 돌아갈 것 같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삽시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