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4] 우리말) 한켠과 한편

조회 수 3307 추천 수 93 2010.06.24 08:56:44
사실 우리는 '한켠'과 '한편'을 다른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냄새'와 '내음'도 다른 맛으로 쓰고 있습니다.
'고향 내음'이나 '꽃 내음'이라고 하지 '고향 냄새'나 '꽃 냄새'라고는 않잖아요.
'날개'와 '나래'도 말 맛이 다릅니다.
'상상의 나래'를 폈다고 하지 '상상의 날개'를 폈다고는 하지 않죠.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제처럼 무척 더울 거라고 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오늘 아침 6:25 KBS1뉴스에서 "장롱 한켠"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월드컵 응원한 붉은 티셔츠를 장롱 한켠에 넣어두지 말고 아프리카로 보내자는 말이었습니다.
여기에 쓰인 '한켠'이
아직은 표준말이 아닙니다.
'한편'이나 '한쪽 편'이 맞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한켠'과 '한편'을 다른 뜻으로 쓰고 있습니다.
'냄새'와 '내음'도 다른 맛으로 쓰고 있습니다.
'고향 내음'이나 '꽃 내음'이라고 하지 '고향 냄새'나 '꽃 냄새'라고는 않잖아요.
'날개'와 '나래'도 말 맛이 다릅니다.
'상상의 나래'를 폈다고 하지 '상상의 날개'를 폈다고는 하지 않죠.

이렇듯 실생활에서 쓰는 낱말이 표준말이 아닌 게 꽤 있습니다.
이런 낱말을 표준말로 올려 우리 말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

청설모에 청서의 뜻을 넣고, 책갈피에 갈피표의 뜻을 넣어 둘 다 쓸 수 있게 하면서,
한켠과 한편, 냄새와 내음, 날개와 나래는 왜 하나만 쓰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멋진 칭찬을 들으면 그것만 먹어도 두 달은 살 수 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눈을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멋진 칭찬을 해주면 어떨까요?
두 달은 못 가도 적어도 오늘 하루는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짜뜰름짜뜰름]

요즘 우리말 편지 내용이 좀 칙칙했었나 봅니다.
어제는 세 분이나 수신거부를 하셨네요.

5월입니다. 기분 좋게 시작해야죠? ^^*

오늘은 저희 집 애들 이야기로 들어갈게요.
애들은 다 사탕을 좋아하나 봅니다.
저희 집 애들도 사탕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 썩는다고 겁을 줘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탕처럼 생긴 비타민을 사줍니다.
근데 이게 사탕보다 비쌉니다.
말단 공무원 월급에 자주 사줄 수 없겠더군요.
어쩔 수 없이 하루에 몇 개씩 정해놓고 조금씩 줍니다.
그것도 찾지 않으면 안주고, 착한 일 하면 하나 더 주고...^^*

우리말에
'질금'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쓰거나 나누어서 주는 모양"으로
가게 주인은 물건값이 오를 것 같자 물건을 질금 내어 놓았다처럼 씁니다.
이보다 더 센 느낌의 낱말이 '찔끔'입니다.

'질름'도 같은 뜻입니다. 센 느낌의 낱말은 '찔름'입니다.
잘금/짤금, 잘름/짤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비슷한 움직씨(동사)가 '짜들름거리다'입니다.
"물건이나 돈 따위를 조금씩 자주 쓰거나 여러 번 나누어 주다."는 뜻으로 '짜들름대다'에서 왔습니다.
이보다 좀 센 말이 '짜뜰름거리다'입니다.

이를 어찌씨(부사)로 만든 게 '찌들름찌들름'과 '짜뜰름짜뜰름'입니다.
이의 움직씨(동사)가 짜들름짜들름하다와 짜뜰름짜뜰름하다입니다.
설마 그런 낱말이 정말로 있느냐고요?
사전을 한번 찾아보세요. ^^*

제가 요즘 애들에게
비타민 사탕을 짜뜰름짜뜰름 주고 있습니다. 짜뜰름거리는 거죠? ^^*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217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7664
256 [2017/11/06]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나라 머니북 2017-11-06 5094
255 [2006/11/30] 우리말) '개사료'가 아니라 '개 먹이'나 '개밥' id: moneyplan 2006-11-30 5096
254 [2006/11/11] 우리말) 빼빼로 데이? 농민의 날! id: moneyplan 2006-11-13 5101
253 [2006/10/23] 우리말) 열심히 다좆치고 죄어치겠습니다 id: moneyplan 2006-10-23 5107
252 [2011/09/15] 우리말) ~길래와 ~기에 머니북 2011-09-15 5110
251 [2013/03/13] 우리말) 사달과 오두방정 머니북 2013-03-13 5112
250 [2016/12/14] 우리말) ‘살처분’에 숨겨진 의미 머니북 2016-12-15 5114
249 [2016/05/09] 우리말) 집가심과 볼가심 머니북 2016-05-10 5139
248 [2006/11/08] 우리말) 인상/인하는 값 오름/값 내림으로 id: moneyplan 2006-11-08 5155
247 [2016/03/18] 우리말) 제비추리와 제비초리 머니북 2016-03-18 5157
246 [2013/09/16] 우리말) 시키다 머니북 2013-09-16 5162
245 [2006/10/31] 우리말) 시월의 마지막 밤 id: moneyplan 2006-11-01 5166
244 [2015/06/12] 우리말) 부딪힐 때와 부딪칠 때 머니북 2015-06-12 5173
243 [2006/09/29] 우리말) 이걸 처먹으라고? id: moneyplan 2006-09-29 5174
242 [2017/03/16] 우리말) 나가다와 나아가다 머니북 2017-03-17 5178
241 [2011/10/05] 우리말) 먹거리와 먹을거리 모두 맞습니다 머니북 2011-10-05 5179
240 [2013/09/06] 우리말) 자랑합니다 머니북 2013-09-09 5180
239 [2010/01/18] 우리말) 우리는 내일이 없는 민족? id: moneyplan 2010-01-18 5181
238 [2007/02/26] 우리말) '이력'은 순 우리말입니다 id: moneyplan 2007-02-27 5203
237 [2015/03/25] 우리말) 조글조글 머니북 2015-03-25 5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