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2] 우리말) 굴지와 불과

조회 수 10858 추천 수 107 2010.07.02 09:42:48
우리 머리로 생각해서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은 우리의 넋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쓰는 말이 한자 투면 내 넋이 한자를 좇고,
내가 쓰는 말이 깨끗한 우리말이면 내 넋도 덩달아 깨끗하고 맑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우측 보행'이 아니라 '오른쪽 걷기'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나 방송에서 이렇게 한자말을 앞세우니
사전에도 '비포장도로'는 올라 있지만 '흙길'은 없고,
'독서'는 올라 있지만 '책읽기'는 없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 아침 6:57, KBS라디오에서 같은 뜻인데 한자로도 쓰고 우리말로도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굴지(屈指)는
무엇을 셀 때, 손가락을 꼽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뛰어나 수많은 가운데서 손꼽힘이라는 뜻으로도 자주 쓰입니다.
국내 굴지의 대학, 한국 굴지의 실업가,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처럼 씁니다.
이를
국내에서 손꼽는 대학, 한국에서 손꼽는 실업가,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재벌처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불과(不過)는
주로 수량을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그 수량에 지나지 아니한 상태임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불과 몇 명뿐이었다처럼 씁니다.
이를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에 지나지 않다처럼 쓸 수도 있습니다.

많은 우리말이 한자말에 가려 있습니다.
한자말을 먼저 쓰기 시작했더라도 우리말로 바꿔서 쓰는 게 좋고,
우리말이 먼저 쓰이기 시작했다면 당연히 그런 낱말을 찾아내서 써야겠죠.
왜냐하면,
우리 머리로 생각해서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은 우리의 넋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쓰는 말이 한자 투면 내 넋이 한자를 좇고,
내가 쓰는 말이 깨끗한 우리말이면 내 넋도 덩달아 깨끗하고 맑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제가 누구냐고요?]

안녕하세요.

토요일은 우리말편지를 보내지 않습니다. 저도 쉽니다. ^^*
가끔은 편지를 보내는데 그럴 때는 제 이야기를 하거나 애먼 이야기를 합니다. ^^*

우리말 편지가 이제는 제법 여기저기 알려져서 알음알음 소개로 우리말편지를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자주 물어보시는 것은 여기서 말씀드릴게요.

1. 그동안 daum에서 보내던 편지를 며칠 전부터 naver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까지만 다음에서 보내겠습니다. 혹시 지난 며칠 동안 편지를 못 받으신 분들은 휴지통을 한번 뒤져보세요. 혹시 휴지통에서 자고 있을지 모릅니다. ^^*

2. 저는 국어학자가 아닙니다. 농대를 나온 농업학자로 지금은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연구직 공무원입니다. 제 이름은 성제훈이고,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는 제 일터와는 아무 상관없이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혹시 편지에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제 잘못이지 제 일터 잘못이 아닙니다.

3. 저는 사랑하는 아내, 딸 지안, 아들 원준과 함께 살고 있으며, 오늘은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 해남에 갑니다. 초파일이 아버지 제사거든요.

4. 우리말 편지를 다른 블로그나 누리집에 올려도 됩니다. 맘껏 깁고 보태서 올려도 됩니다. 따온 곳(출처)을 밝히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쓰시면 됩니다.

5. 저는 우리말이나 맞춤법을 잘 모릅니다. 그냥 제가 공부하는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드리는 겁니다. 맞춤법이나 우리말이 궁금하시면 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를 활용하시면 됩니다. 02-771-9909(또는 1599-9979)입니다. 한글학회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02-738-2236~7입니다.

6. 우리말 편지를 읽으시고 답장을 보내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댓글에서 맞춤법 틀린 곳이나 찾는 그런 차가운 사람이 아닙니다. 가슴으로 글을 읽을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사람입니다. ^^*

7. 저는 여러분의 정보가 없습니다. 전자우편 주소와 몇 분의 이름을 아는 게 다입니다. 해킹으로 정보가 빠져나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8. 한 달에 한 번 정도 문제를 내서 선물을 드립니다. 선물은 주로 갈피표인데, 우리말 편지에서 문제 답을 맞히시는 분께 드리고자 제가 만든 겁니다. 여러분께 드리는 저의 작은 마음입니다. ^^*

9. 제가 보내는 우리말편지는 제 아내는 물론이요, 누나와 동생, 처남,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분들도 받아봅니다. 그래서 날적이(일기)처럼 쓰는 우리말 편지에서 거짓말을 못합니다. 제가 몰라서 잘못된 글을 쓴 적은 있지만, 제 일을 거짓말로 쓴 적은 없습니다.

10. 저는 우리말 편지를 여기저기 추천해 달라고 말씀드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냥 받고 싶으신 분만 받으시면 됩니다. 다만, 추천하실 분이 많으신 경우 전자우편 주소만 알려주시면 제가 한꺼번에 주소록에 넣어 드릴 수는 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4403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9707
1036 [2010/07/15] 우리말) 본데와 본때 moneybook 2010-07-15 4346
1035 [2010/07/14] 우리말) 빠르면 오늘 소환? [1] moneybook 2010-07-14 9239
1034 [2010/07/13] 우리말) 족집게 moneybook 2010-07-13 8949
1033 [2010/07/12] 우리말) 진검승부와 자매결연 [1] moneybook 2010-07-12 5336
1032 [2010/07/09] 우리말) 틀린 낱말 몇 개 moneybook 2010-07-09 4085
1031 [2010/07/08] 우리말) 처서가 아니라 소서 moneybook 2010-07-08 4623
1030 [2010/07/07] 우리말) 얼굴2 moneybook 2010-07-07 7487
1029 [2010/07/06] 우리말) 얼굴 moneybook 2010-07-06 4210
1028 [2010/07/05] 우리말) 무척 덥다 moneybook 2010-07-05 10611
» [2010/07/02] 우리말) 굴지와 불과 moneybook 2010-07-02 10858
1026 [2010/07/01] 우리말) 아침 뉴스를 보면서... moneybook 2010-07-01 7956
1025 [2010/06/30] 우리말) 안과 밖 moneybook 2010-06-30 8612
1024 [2010/06/29] 우리말) 큰소리와 큰 소리 moneybook 2010-06-29 7739
1023 [2010/06/25] 우리말) 잊힌 전쟁과 잊혀진 전쟁 moneybook 2010-06-25 6698
1022 [2010/06/24] 우리말) 한켠과 한편 moneybook 2010-06-24 4837
1021 [2010/06/23] 우리말) 도가니 moneybook 2010-06-23 5783
1020 [2010/06/22] 우리말) 차두리와 덧두리 moneybook 2010-06-22 11093
1019 [2010/06/21] 우리말) 물은 셀프 moneybook 2010-06-21 4110
1018 [2010/06/18] 우리말) 승리욕과 승부욕 moneybook 2010-06-18 5688
1017 [2010/06/17] 우리말) 승패와 성패 moneybook 2010-06-17 8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