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6]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조회 수 5657 추천 수 104 2010.07.26 08:52:57
어제 오후 6:52에 KBS2 1박 2일에서 제비뽑기로 뽑힌 사람을 두고
'깡마른 타잎'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받침은 대표음인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 씁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는 중복도 들어 있어 본격적으로 더울 거라고 합니다.
더위와 다투지 말고 잘 보내면 좋겠습니다.

어제 오후 6:52에 KBS2 1박 2일에서 제비뽑기로 뽑힌 사람을 두고
'깡마른 타잎'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받침은 대표음인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 씁니다.
'ㄱ, ㅋ, ㄲ'은 모두 'ㄱ'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ㄱ'으로만 적고,
'ㄷ, ㅌ, ㅅ, ㅈ, ㅊ'은 'ㅅ'으로, 'ㅂ, ㅍ'은 'ㅂ'으로 적습니다.
'타잎'이 아니라 '타입'이 맞고 이마저도 '생김새'와 '유형'으로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었습니다.
'깡마른 타잎'이 아니라 '깡마른 생김새'나 '깡마른 모양'이 더 낫습니다.

어제 오후 KBS1 스타골든벨에서
문제 답이 '레이저'였는데, 학생의 '레이져'를 맞는 답으로 처리했습니다.
답은 맞지만 맞춤법은 틀렸습니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 ㅈ과 ㅊ 다음에 ㅗ와 ㅛ, ㅓ와 ㅕ, ㅜ와 ㅠ를 가르지 않습니다.
레이져나 레이저나 소리가 거의 같은데 굳이 어렵게 가를 필요가 없는 것이죠.
따라서 외래어를 적을 때는 져, 쥬, 죠를 쓰지 않습니다.
레이져가 아니라 레이저이고, 쥬스가 아니라 주스가 바릅니다.

어제 오후 KBS1 KBS 스페셜에서 '제 1편'이라고 나왔습니다.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를 뜻하는 '제'는
앞가지(접두사)이므로 뒷말과 붙여 써야 바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어제 오후 KBS1 스타골든벨에서 7:24쯤 진행자가 교장 선생님께 등을 대고 비비는 게 나왔는데요.
이처럼 말이라 소가 가려운 곳을 긁느라고 다른 물건에 몸을 대고 비비는 것을 뭐라고 하는지를 맞히시는 게 오늘 문제입니다.
답을 맞히신 분 가운데 열 분께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편지입니다.


[떠나는 순자 씨가 아쉬워서......]

순자 씨!

여기저기서 말이 나오더니 기어이 발령이 났네요.
그래도 이렇게 빨리 떠나게 될 줄 몰랐습니다.

순자 씨 떠나면 저는 정말 매나니인데 어떻게 할지 걱정입니다.
어떤 분이 오시건 순자 씨 일을 해 내기야 하겠지만,
다시 또 일손을 맞추고 맘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우리 과 일이 보통 일도 아니고...
(매나니 : 무슨 일을 할 때 아무 도구도 가지지 아니하고 맨손뿐인 것)

순자 씨는 무슨 일이 떨어지면 먼저 일의 각단을 잡았습니다. 가리사니를 잡은 거죠.
그렇게 구듭 쳐 주시니 모든 직원이 바로 매개를 짐작하고 벼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순자 씨는 가끔 빼도리도 해서 썰레놓기도 했습니다. ^^*
그런 성품이시기에 가는 그날까지도 맡은 일을 메조지며 메지대고 매기단하셨습니다.
어제 환송회도 한 탕만 뛰고 바로 들어와서 오늘 새벽 3시까지 일을 마무리한 순자 씨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런 순자 씨의 떠난 자리에는 오래도록 향기가 배어 있을 겁니다.
(각단 : 일의 갈피와 실마리)
(가리사니 : 사물을 판단할 만한 지각, 사물을 분간하여 판단할 수 있는 실마리.)
(구듭 : 귀찮고 힘든 남의 뒤치다꺼리)
(매개 : 일이 되어 가는 형편)
(벼리 :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빼도리 : 사물의 짜임새를 고르고자 요리조리 변통하는 일)
(썰레놓다 : 아니 될 일이라도 되도록 마련하다.)
(매조지다 :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다.)
(메지대다 : 한 가지 일을 단락 지어 치우다.)
(매기단하다 : 일의 뒤끝을 깨끗하게 맺다.)

순자 씨는 다른 과에 가서도 일을 잘 해내실 겁니다.
어떤 일이 와도 갈망할 겁니다.
또, 순자 씨가 그 과에 계시니 우리 과 일도 이제는 배끗거리지 않고 잘될 겁니다. ^^*
(갈망 : 어떤 일을 감당하여 수습하고 처리함)
(배끗거리다 : 맞추어 끼일 물건이 꼭 들어맞지 않고 조금 어긋나는 모양)

삶은 두꺼비 씨름이고 언제나 얼락배락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여기서 열심히 할 테니 순자 씨도 그 과에서 열심히 하시길 빕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서처럼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빕니다.
(두꺼비 씨름 : 끝내 승부가 나지 않는 다툼이나 겨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얼락배락 : 성했다 망했다 하는 모양)

순자 씨!

순자 씨가 떠난다니 하늘도 울더군요.
고맙습니다. 보고 싶을 겁니다. ^___^*


떠나는 순자 씨를 아쉬워하는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 연구개발과 성제훈 드림


보태기)
'탕'은 "어떤 일을 하는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두 탕이나 뛰다처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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