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6] 우리말) 약오르다

조회 수 3545 추천 수 93 2010.08.16 07:14:55
우리 사전에서 '약'을 찾아보면 12가지 뜻이 나옵니다.
우리는 아팠을 때 먹는 '약'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약'의 첫 번째 풀이가
"어떤 식물이 성숙해서 지니게 되는 맵거나 쓴 자극성 성분"이라고 나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이천 누나네 밭에 가서 애들과 같이 놀다 왔습니다.

우리 사전에서 '약'을 찾아보면 12가지 뜻이 나옵니다.
우리는 아팠을 때 먹는 '약'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약'의 첫 번째 풀이가
"어떤 식물이 성숙해서 지니게 되는 맵거나 쓴 자극성 성분"이라고 나옵니다.

어제 밭에서 딴 고추가 약이 올라 무척 맵더군요.
그걸 보고 장모님께서 고추가 약이 올랐다고 하시니까 애들이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고추가 어디 아파서 약을 먹거나 바른 것이 아닌데, 왜 고추가 약이 올랐다고 하시는지... ^^*

'약'의 열두 가지 풀이 가운데, 9가지가 요즘 쓰이는 말이고, 3가지는 옛말인데,
요즘 쓰이는 9가지 뜻풀이 가운데 고추가 매워진다는 뜻만 우리말이고 나머지 8가지는 한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먹는 약과 대략을 뜻하는 관형사밖에 떠올리지 못할까요...

아침에도 한창 약오른 고추를 먹었더니 지금까지 입안이 얼얼한 것 같네요.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그립다와 그리웁다]

안녕하세요.

잠시 뒤 11시에 기자 브리핑을 준비하다 보니 아침부터 정신이 없네요.
세상이 왜 이리 핑핑 도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저녁에 선배님의 명예퇴직 환송회가 있었습니다.
사람은 만나면 헤어지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헤어지는 자리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독하게 말하면,
이 꼴 저 꼴 안 보고 차라리 지금 나가시는 게 부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리움 섞인 눈빛만은 숨길 수 없네요.
아무쪼록 언제 어디서건 건강하게 한뉘 흔전거리며 사시길 빕니다.

흔히
"보고 싶거나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뜻의 그림씨를 '그립다'고 하지 않고 '그리웁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봅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우'가 왜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싱겁다고 하면 될 것을 싱거웁다고 하고,
미덥다고 하면 될 것을 미더웁다고 하며,
쉽다고 하면 될 것을 쉬웁다고 합니다.
정답다고 하면 될 것을 정다웁다고 하고,
흥겹다고 하면 될 것을 흥겨웁다고 합니다.
모두 '우'를 빼야 합니다.

문법적으로는 왜 '우'가 들어가는지,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많으신지는 모르지만,
표준말에서는 '우'를 빼야 합니다.

그리움을 남긴 채 헤어져야 나중에 만났을 때 반가움이 더 클까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61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132
1356 [2009/01/19] 우리말) 엉터리 자막 몇 개 id: moneyplan 2009-01-19 3579
1355 [2017/08/30] 우리말) 뜻밖에 머니북 2017-08-31 3577
1354 [2016/08/11] 우리말) 철다툼 머니북 2016-08-17 3577
1353 [2010/10/01] 우리말) 빼닮다와 빼쏘다 moneybook 2010-10-01 3577
1352 [2009/03/12] 우리말) 시쁘다와 시뻐하다 id: moneyplan 2009-03-12 3577
1351 [2008/02/11] 우리말) 조문기 선생님의 빈소 id: moneyplan 2008-02-11 3577
1350 [2013/05/14] 우리말) 새끼낮 머니북 2013-05-14 3576
1349 [2007/09/12] 우리말) 선선한 가을입니다 id: moneyplan 2007-09-12 3576
1348 [2007/08/27] 우리말) 밀월여행 id: moneyplan 2007-08-27 3576
1347 [2017/04/17] 우리말) 달물결 머니북 2017-04-18 3575
1346 [2012/11/15] 우리말) 올겨울과 이번겨울(2) 머니북 2012-11-15 3575
1345 [2012/05/08] 우리말) 안갚음과 치사랑 머니북 2012-05-08 3575
1344 [2008/04/03] 우리말) 쎄쎄쎄, 아침바람 찬바람에 id: moneyplan 2008-04-03 3575
1343 [2011/08/19] 우리말) 공공언어 이대로 둘것인가 2 머니북 2011-08-19 3573
1342 [2009/12/02] 우리말) 단출과 단촐 id: moneyplan 2009-12-02 3573
1341 [2008/11/12] 우리말) 한철과 제철 id: moneyplan 2008-11-12 3573
1340 [2015/04/02] 우리말) 누도와 눈물길 머니북 2015-04-02 3572
1339 [2011/01/19] 우리말) 굴레와 멍에 moneybook 2011-01-19 3572
1338 [2013/07/12] 우리말) 마음눈 머니북 2013-07-15 3571
1337 [2016/12/01] 우리말) 붴 머니북 2016-12-05 3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