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선떡부스러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선떡은 잘 읽지 아니하고 설어서 푸슬푸슬한 떡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우리말편지를 드리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
지난 주말에 식구와 같이 제주도에 가서 잘 쉬고 왔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온 식구가 2박 3일 맘 편하게 쉬어 봤습니다.
아둔패기처럼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거죠.
(아둔패기 : 아둔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철 지나 떠난 휴가였지만,
그래도 사람들 참 많더군요. ^^*
우리말에
'선떡부스러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선떡은 잘 읽지 아니하고 설어서 푸슬푸슬한 떡입니다.
따라서 선떡부스러기라고 하면,
본래는 선떡의 부스러진 조각을 뜻했지만,
지금은
"어중이떠중이가 모인 실속 없는 무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때늦은 휴가였지만,
선떡부스러기처럼 무리에 휩쓸려 놀러만 다닌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애들과 같이 놀고, 편하게 낮잠 자면서 잘 놀았습니다.
이제 다시 일터로 돌아왔으니 열심히 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어느와 여느]
안녕하세요.
어젯밤 11:17, MBC,
주유소에서 기름량을 속여 파는 것을 방송하면서
기름양의 단위를 l(필기체)로 썼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필기체가 아니라 정자로 소문자 엘(l)이나 대문자 엘(L)이 맞다고 그렇게 악을 써도...
11:38에는 '엑기스'라는 자막도 나왔습니다.
방송을 하시는 분들이 '엑기스'가 어떤 낱말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실텐데...
더군다나 진행자 네 분 가운데 두 분이 아나운서였습니다.
우리말을 가장 정확하게 쓴다는 아나운서...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어제는 일터에서 숙직을 섰습니다. 그러다 텔레비전을 본 거고...^^*
집에 들어가지 않으니 애들이 자꾸 전화를 하네요.
여느 때와 달리 아빠가 없으니 허전한가 봅니다.
오늘은 '어느'와 '여느'를 갈라볼게요.
무척 쉬운데 막상 쓸 때는 헷갈립니다.
먼저
'어느'는 특별히 제한되지 않음을 뜻하거나 그 어떤 것이라도 해당함을 나타내는 매김씨(관형사)입니다.
여럿 가운데서 꼭 집어 말할 필요가 없는 막연한 사람이나 사물을 이를 때 쓰죠.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형제가 살고 있었다, 이 과일 가운데 어느 것이나 마음대로 가져라, 어느 부모도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지 않는다처럼 씁니다.
'여느'는
특별나지 않고 예사로움을 뜻하거나 특정한 것과 대조되는 보통의 다수와 관련된다는 뜻의 매김씨(관형사)입니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여름은 여느 여름보다 더운 것 같다, 지금은 여느 때와 달리 마음이 가볍다처럼 씁니다.
그래도 헷갈리신가요?
다시 갈라볼게요.
'어느'는
'어느 게 좋아요?'처럼 여럿 가운데 무엇인지를 물을 때 쓰거나
'어느 누구도 모른다'처럼 꼭 집어 말하지 않아도 될 때 씁니다.
'여느'는
'여느 여름보다 덥다'처럼 그 밖의 예사로움을 나타낼 때 쓰거나
'여느 때와 다르다'처럼 다른 보통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어제 '여느' 때와 달리 제가 집에 들어가지 않아 애들이 저를 기다린 것이고,
저는 아들과 딸 가운데 '어느' 누구라도 통화하고 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