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30] 우리말) 선떡부스러기

조회 수 5227 추천 수 106 2010.08.30 10:04:05
우리말에
'선떡부스러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선떡은 잘 읽지 아니하고 설어서 푸슬푸슬한 떡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우리말편지를 드리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
지난 주말에 식구와 같이 제주도에 가서 잘 쉬고 왔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온 식구가 2박 3일 맘 편하게 쉬어 봤습니다.
아둔패기처럼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거죠.
(아둔패기 : 아둔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철 지나 떠난 휴가였지만,
그래도 사람들 참 많더군요. ^^*

우리말에
'선떡부스러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선떡은 잘 읽지 아니하고 설어서 푸슬푸슬한 떡입니다.
따라서 선떡부스러기라고 하면,
본래는 선떡의 부스러진 조각을 뜻했지만,
지금은
"어중이떠중이가 모인 실속 없는 무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때늦은 휴가였지만,
선떡부스러기처럼 무리에 휩쓸려 놀러만 다닌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랜만에 애들과 같이 놀고, 편하게 낮잠 자면서 잘 놀았습니다.

이제 다시 일터로 돌아왔으니 열심히 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어느와 여느]

안녕하세요.

어젯밤 11:17, MBC,
주유소에서 기름량을 속여 파는 것을 방송하면서
기름양의 단위를 l(필기체)로 썼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필기체가 아니라 정자로 소문자 엘(l)이나 대문자 엘(L)이 맞다고 그렇게 악을 써도...
11:38에는 '엑기스'라는 자막도 나왔습니다.
방송을 하시는 분들이 '엑기스'가 어떤 낱말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으실텐데...
더군다나 진행자 네 분 가운데 두 분이 아나운서였습니다.
우리말을 가장 정확하게 쓴다는 아나운서...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어제는 일터에서 숙직을 섰습니다. 그러다 텔레비전을 본 거고...^^*
집에 들어가지 않으니 애들이 자꾸 전화를 하네요.
여느 때와 달리 아빠가 없으니 허전한가 봅니다.

오늘은 '어느'와 '여느'를 갈라볼게요.
무척 쉬운데 막상 쓸 때는 헷갈립니다.

먼저
'어느'는 특별히 제한되지 않음을 뜻하거나 그 어떤 것이라도 해당함을 나타내는 매김씨(관형사)입니다.
여럿 가운데서 꼭 집어 말할 필요가 없는 막연한 사람이나 사물을 이를 때 쓰죠.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형제가 살고 있었다, 이 과일 가운데 어느 것이나 마음대로 가져라, 어느 부모도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지 않는다처럼 씁니다.

'여느'는
특별나지 않고 예사로움을 뜻하거나 특정한 것과 대조되는 보통의 다수와 관련된다는 뜻의 매김씨(관형사)입니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올여름은 여느 여름보다 더운 것 같다, 지금은 여느 때와 달리 마음이 가볍다처럼 씁니다.

그래도 헷갈리신가요?
다시 갈라볼게요.

'어느'는
'어느 게 좋아요?'처럼 여럿 가운데 무엇인지를 물을 때 쓰거나
'어느 누구도 모른다'처럼 꼭 집어 말하지 않아도 될 때 씁니다.

'여느'는
'여느 여름보다 덥다'처럼 그 밖의 예사로움을 나타낼 때 쓰거나
'여느 때와 다르다'처럼 다른 보통이라는 뜻으로 씁니다.

어제 '여느' 때와 달리 제가 집에 들어가지 않아 애들이 저를 기다린 것이고,
저는 아들과 딸 가운데 '어느' 누구라도 통화하고 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4710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40312
1456 [2007/08/06] 우리말) 아직도 엑기스??? id: moneyplan 2007-08-06 5353
1455 [2007/05/25] 우리말) 머드러기와 지스러기 id: moneyplan 2007-05-28 5354
1454 [2008/10/07] 우리말) 염치와 얌치 id: moneyplan 2008-10-07 5355
1453 [2008/12/12] 우리말) 거북하다와 보깨다 id: moneyplan 2008-12-12 5357
1452 [2008/12/15] 우리말) 개발과 계발 id: moneyplan 2008-12-15 5357
1451 [2013/10/30] 우리말) 신랄하다 머니북 2013-10-30 5358
1450 [2008/04/03] 우리말) 쎄쎄쎄, 아침바람 찬바람에 id: moneyplan 2008-04-03 5359
1449 [2007/12/18] 우리말) 찰랑찰랑 id: moneyplan 2007-12-18 5360
1448 [2009/10/22] 우리말) 활개 치다와 활개 펴다 id: moneyplan 2009-10-22 5361
1447 [2012/01/18] 우리말) 설빔과 세뱃돈 머니북 2012-01-18 5362
1446 [2008/05/02] 우리말) 몰강스럽다 id: moneyplan 2008-05-02 5367
1445 [2017/10/17] 우리말) 자글거리다 머니북 2017-11-06 5368
1444 [2014/11/12] 우리말) 핏줄 쓰이다 머니북 2014-11-12 5369
1443 [2007/06/18] 우리말) 맏과 맏이 id: moneyplan 2007-06-18 5370
1442 [2014/08/07] 우리말) 해까닥과 회까닥 머니북 2014-08-11 5370
1441 [2017/01/13] 우리말) 옥의 티 머니북 2017-01-13 5371
1440 [2017/01/31] 우리말) 벼슬과 볏 머니북 2017-01-31 5371
1439 [2007/08/20] 우리말) 떨구다와 떨어뜨리다 id: moneyplan 2007-08-20 5372
1438 [2009/06/04] 우리말) 피로야 제발 가라... id: moneyplan 2009-06-04 5374
1437 [2007/10/25] 우리말) 여덟 시 삼 분 id: moneyplan 2007-10-25 5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