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1] 우리말) 해포

조회 수 6673 추천 수 106 2010.09.01 08:34:37
'해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한 살배기에게 1년은 일평생과 같고
두 살배기에게 1년은 인생의 절반만큼 긴 길이라고 합니다.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세월의 가속도를 느낍니다.
벌써 9월... 풍성한 가을을 잠시 느끼다 보면 곧 눈보라 치는 겨울이 오겠죠.

우리말에
'해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해포 동안 열심히 시험준비를 했다,
여기서 산 지가 며칠이 안 되건만 주민에게는 해포가 넘는 것 같았다처럼 씁니다.
그런 해포가 쌓여 오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아쉬워하기보다,
오늘 하루를 뜻깊게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모찌와 찹쌀떡]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KBS뉴스에서 '제 1차관'이라고 했습니다.
한자어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되는 차례'의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는 뒤에 오는 낱말과 붙여 씁니다.

오늘은 제 일터에서 승진 심사가 있는 날입니다.
저는 아직 그 틈에 끼지 못해 맘은 편합니다. ^^*

승진이나 시험을 앞두면 찹쌀떡이나 엿을 줍니다.
찰기가 있어 잘 붙으라는 뜻이겠죠.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이 승진 심사에서 다 합격하시길 빌며 오늘은 찹쌀떡을 알아볼게요.

일본말에서 찹쌀, 차조 따위 차진 곡식을 もち[餠, 모찌]라고 합니다.
또 그냥 떡을 もち라고도 합니다.
이게 우리말에 들어와 모찌떡 하면 찹쌀떡을 이르게 되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모찌는 일본말에서 왔으니 '떡'이나 '찹쌀떡'으로 다듬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네이버 웹문서에서 '모찌'를 검색하니 127,980건이 나오고,
'모찌떡'을 검색하니 2,647건이 나오며,
'찹쌀떡'을 검색하니 4,849건이 나오네요.
어느 나라 누리집인지 모르겠습니다.

'모찌'라고해야 더 끈끈하고
'찹쌀떡'이라고 하면 덜 쫀득거리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앙꼬 모찌'를 들어보셨나요?
'모찌떡' 속에 '앙꼬'가 든 것을 두고 '앙꼬 모찌'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도 엉터리입니다.
앙꼬(anko)도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팥소'로 다듬었습니다.
따라서 '앙꼬 모찌'는 '팥소 찹쌀떡'이라고 해야 바를 겁니다.

'소보로빵'을 아시죠?
소보로(soboro) 또한 일본말에서 온 것으로 '곰보빵'이라 다듬었습니다.

'오방떡'도 들어보셨죠?
타원형의 판에 묽은 밀가루 반죽과 팥소를 넣어 만든 풀빵인데,
이 또한 일본에서 온 말(ooban)로 '왕풀빵'으로 다듬었습니다.

아침부터 먹는 이야기 하니 오늘 얻어먹을 복이 있으려나 봅니다. ^^*

아무쪼록
저와 함께 일하는 오경석 박사, 김경호 박사, 이상규 박사, 김영 박사 모두 좋은 점수로 꼭 승진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3317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38917
616 [2009/09/25] 우리말) 대중요법과 대증요법 id: moneyplan 2009-09-25 4361
615 [2012/04/30] 우리말) 전기요금 머니북 2012-04-30 4360
614 [2009/01/28] 우리말) 시난고난 id: moneyplan 2009-01-28 4360
613 [2016/06/30] 우리말) 밥사발, 술사발, 국사발, 죽사발 머니북 2016-07-06 4358
612 [2010/11/22] 우리말) 사투리 moneybook 2010-11-22 4357
611 [2014/03/19] 우리말) 누꿈하다 머니북 2014-03-19 4356
610 [2013/06/17] 우리말) 자장면과 짜장면(2) 머니북 2013-06-17 4356
609 [2014/03/07] 우리말) 샘 머니북 2014-03-07 4355
608 [2012/11/19] 우리말) 낙엽과 진 잎 머니북 2012-11-19 4355
607 [2012/03/27] 우리말) 먼산바라기 머니북 2012-03-27 4353
606 [2010/02/04] 우리말) 눈이 내렸네요 id: moneyplan 2010-02-04 4353
605 [2012/03/29] 우리말) 한글날을 공휴일로 머니북 2012-03-29 4351
604 [2012/01/06] 우리말) 차례 상 차리기 머니북 2012-01-06 4351
603 [2010/07/23] 우리말) 워크샵과 워크숍 moneybook 2010-07-23 4351
602 [2017/07/27] 우리말) 굴레와 멍에 머니북 2017-07-27 4350
601 [2015/02/12] 우리말) 애오라지 머니북 2015-02-12 4350
600 [2014/07/29] 우리말) 맨드리 머니북 2014-07-29 4349
599 [2015/05/07] 우리말) 갈음/가름/가늠 머니북 2015-05-07 4348
598 [2015/12/10] 우리말) 삼천리 강산 머니북 2015-12-10 4345
597 [2011/01/05] 우리말) 포기하기 십상 moneybook 2011-01-05 4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