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1] 우리말) 해포

조회 수 3545 추천 수 106 2010.09.01 08:34:37
'해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입니다.



안녕하세요.

한 살배기에게 1년은 일평생과 같고
두 살배기에게 1년은 인생의 절반만큼 긴 길이라고 합니다.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세월의 가속도를 느낍니다.
벌써 9월... 풍성한 가을을 잠시 느끼다 보면 곧 눈보라 치는 겨울이 오겠죠.

우리말에
'해포'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한 해가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해포 동안 열심히 시험준비를 했다,
여기서 산 지가 며칠이 안 되건만 주민에게는 해포가 넘는 것 같았다처럼 씁니다.
그런 해포가 쌓여 오늘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아쉬워하기보다,
오늘 하루를 뜻깊게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모찌와 찹쌀떡]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KBS뉴스에서 '제 1차관'이라고 했습니다.
한자어 수사 앞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되는 차례'의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는 뒤에 오는 낱말과 붙여 씁니다.

오늘은 제 일터에서 승진 심사가 있는 날입니다.
저는 아직 그 틈에 끼지 못해 맘은 편합니다. ^^*

승진이나 시험을 앞두면 찹쌀떡이나 엿을 줍니다.
찰기가 있어 잘 붙으라는 뜻이겠죠.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이 승진 심사에서 다 합격하시길 빌며 오늘은 찹쌀떡을 알아볼게요.

일본말에서 찹쌀, 차조 따위 차진 곡식을 もち[餠, 모찌]라고 합니다.
또 그냥 떡을 もち라고도 합니다.
이게 우리말에 들어와 모찌떡 하면 찹쌀떡을 이르게 되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모찌는 일본말에서 왔으니 '떡'이나 '찹쌀떡'으로 다듬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네이버 웹문서에서 '모찌'를 검색하니 127,980건이 나오고,
'모찌떡'을 검색하니 2,647건이 나오며,
'찹쌀떡'을 검색하니 4,849건이 나오네요.
어느 나라 누리집인지 모르겠습니다.

'모찌'라고해야 더 끈끈하고
'찹쌀떡'이라고 하면 덜 쫀득거리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앙꼬 모찌'를 들어보셨나요?
'모찌떡' 속에 '앙꼬'가 든 것을 두고 '앙꼬 모찌'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도 엉터리입니다.
앙꼬(anko)도 일본말에서 왔습니다. '팥소'로 다듬었습니다.
따라서 '앙꼬 모찌'는 '팥소 찹쌀떡'이라고 해야 바를 겁니다.

'소보로빵'을 아시죠?
소보로(soboro) 또한 일본말에서 온 것으로 '곰보빵'이라 다듬었습니다.

'오방떡'도 들어보셨죠?
타원형의 판에 묽은 밀가루 반죽과 팥소를 넣어 만든 풀빵인데,
이 또한 일본에서 온 말(ooban)로 '왕풀빵'으로 다듬었습니다.

아침부터 먹는 이야기 하니 오늘 얻어먹을 복이 있으려나 봅니다. ^^*

아무쪼록
저와 함께 일하는 오경석 박사, 김경호 박사, 이상규 박사, 김영 박사 모두 좋은 점수로 꼭 승진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05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601
1916 [2017/04/13] 우리말) 데구루루 머니북 2017-04-13 3890
1915 [2017/06/02] 우리말) 갑질 openmind 2017-06-03 3889
1914 [2007/11/16] 우리말) 에두르다 id: moneyplan 2007-11-17 3889
1913 [2013/07/01] 우리말) 기상과 기후 머니북 2013-07-01 3888
1912 [2012/07/03] 우리말) 천장과 천정(2) 머니북 2012-07-03 3888
1911 [2011/10/28] 우리말) 입구와 출구 머니북 2011-10-28 3887
1910 [2016/02/12] 우리말) 어제그저께 머니북 2016-02-12 3885
1909 [2007/10/06] 우리말) 2007년 우리말 지킴이와 헤살꾼 id: moneyplan 2007-10-08 3885
1908 [2011/09/20] 우리말) 떨어뜨리다와 떨구다 머니북 2011-09-20 3884
1907 [2011/04/15] 우리말) 우리나라와 저희 나라 moneybook 2011-04-15 3884
1906 [2008/08/01]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08-01 3883
1905 [2009/09/16] 우리말) 목메다와 목매다 id: moneyplan 2009-09-16 3882
1904 [2008/08/22] 우리말) 용고뚜리와 철록어미 id: moneyplan 2008-08-22 3878
1903 [2010/03/18] 우리말) 낚지와 낙지 id: moneyplan 2010-03-19 3876
1902 [2012/06/04] 우리말) 선글라스 머니북 2012-06-04 3875
1901 [2007/03/12] 우리말) 써비스 쎈타는 서비스 센터로 id: moneyplan 2007-03-12 3875
1900 [2007/06/21] 우리말) '몽골어'와 '몽골 어' id: moneyplan 2007-06-21 3874
1899 [2009/11/30] 우리말) 축하합니다와 축하드립니다. id: moneyplan 2009-11-30 3873
1898 [2007/07/02] 우리말) 선호가 아니라 좋아함입니다 id: moneyplan 2007-07-02 3873
1897 [2011/04/18] 우리말) 내 남편과 우리 남편 moneybook 2011-04-18 3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