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8] 우리말) 비껴가다

조회 수 3258 추천 수 98 2010.09.08 08:37:00
따라서,
우리나라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던 태풍이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를 피해 방향을 바꾸어 지나간 경우라면 '비켜 가다'를,
태풍이 잠깐 옆으로 스친 듯 지나간 경우라면 '비껴가다'를 쓰면 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 또 제 실수가 있었습니다.
앞에서 Km가 아니라 km가 맞다고 잘 이야기 해 놓고,
막상 뒤에서는
''말로 15Km/h 북동진 중'이라 써야 바를 겁니다'라고 썼습니다.
''말로 15km/h 북동진 중'이라 써야 바를 겁니다'가 바릅니다.
이렇게 잘못을 말씀드리는 까닭은,
혹시 인터넷에 우리말편지를 올리신 분이 계시면 바꿔주시라는 뜻입니다.
그래야 남들이 실수하지 않죠. ^^*

어제 태풍 말로가 지나갔습니다.
말로가 말로만 요란하게 지나간 것 같아 다행입니다. ^^*

태풍이 우리나라를 비켜 갔을까요, 비껴갔을 까요?
'비끼다'는
"비스듬히 놓이거나 늘어지다."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잠깐 드러나다."
"비스듬히 놓거나 차거나 하다." 라는 뜻입니다.

'비키다'는,
"무엇을 피하여 있던 곳에서 한쪽으로 자리를 조금 옮기다.",
"방해가 되는 것을 한쪽으로 조금 옮겨 놓다.",
"무엇을 피하여 방향을 조금 바꾸다."라는 뜻으로
길에서 놀던 아이가 자동차 소리에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켰다.
통로에 놓였던 쌀독을 옆으로 비켜 놓았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했던 태풍이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를 피해 방향을 바꾸어 지나간 경우라면 '비켜 가다'를,
태풍이 잠깐 옆으로 스친 듯 지나간 경우라면 '비껴가다'를 쓰면 됩니다.

혹시 시험에서
'비켜가다'가 맞는지 '비껴가다'가 맞는지를 묻는다면,
'비껴가다'가 맞습니다.
왜냐하면,
사전에 '비껴가다'는 낱말은 있어도,
'비켜가다'는 낱말은 없거든요.
그래서 앞에서 '비켜 가다'라고 띄어서 쓴 겁니다.

오늘이 백로입니다.
아직 늦더위가 남아 있지만,
곡식을 더 여물게 하는 더위라 생각하시고 고마운 더위 잘 즐기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라는 증거]

안녕하세요.

어제 소개한 이외수 님의 글에 나온 '캐안습'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저도 잘 몰라 여기저기 뒤져 봤습니다.

'안습'이란 말은 한자로는 눈 안(眼) 자와 젖을 습(濕) 자를 써,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딱하다는 뜻이라네요.
'캐안습'은 '안습'을 강조하고자 '캐(원래는 개(犬))를 덧붙였다고 합니다.

오늘도 덥겠죠? 이 더운 날씨에 일본이 짜증을 더하네요.
일본이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했네요.
이건 높은 양반 한두 명의 망언이 아니라 교과서를 만드는 공식 지침이라서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언제까지 이런 짓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독도를 獨島라 썼습니다.
동해에 있는 외로운 섬이라 푼 거죠.
한글학회 우리말큰사전에는 독도를 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독도는 동해에 있는 외로운 섬이 아니라 돌로 된 섬입니다.
사진이나 텔레비전을 보면 독도가 돌로 된 섬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잖아요.
'돌'을 전라도에서는 '독'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독도에 처음 살게 된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돌로 된 섬인 '돌섬'이 '독섬'이 된 거죠.

우리말로 그냥 '독섬'이라 하면 될 것을 1906년에 울릉군수가 독을 독(獨)으로 보고 독도(獨島)라고 한 게 지금까지 온 겁니다.
억지로 한자말을 써서 일을 망친 거죠.

중요한 것은,
독도에는 풀이나 좀 자랄 수 있을 뿐이지, 절대 대나무는 없다는 겁니다.
돌로 된 독섬이 독도이지, 대나무가 자라는 죽도(竹島)는 결코 독도가 아닙니다.

일본의 이런 '땐깡'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그냥 우리말로 두면 될 것을 왜 억지로 한자로 써서 일을 그르치는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하나... 노랫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라에서 만든 사전에 독도(獨島)라 되어 있는 것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지...

'땡깡'부리는 일본도 밉지만, 우리도 반성할 게 많습니다.
이번에는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제발 제대로 좀 하길 빕니다.
다시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명토박아 둬야 합니다.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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