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8] 우리말) 어제 받은 편지

조회 수 3501 추천 수 87 2010.10.08 08:45:09
어제 받은 편지를 소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받은 편지를
보내신분의 허락을 받고 소개합니다.

저도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편지를 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문법은 제가 잘 모릅니다. 편지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보냅니다.



성 박사님께

오늘 아침 '우리말 편지'를 받아보고 이의를 제기합니다.
내용 중에,
"'머리'에 '머리털'이라는 뜻이 들어 있으므로,
굳이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하지 않고,
그냥 머리 잘랐다고 해도 됩니다."
라고 하는 내용이 있기에 원안을 그대로  복사하여 여기에 올리고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합니다.

언어란 그 수가 많을수록 발달한 언어라고 들었습니다.
즉 세밀하게 분화한 언어일수록 발달한 문화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언어에 있어 감각적인 표현을 하는 형용사류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하여 어휘량이 풍부한데, 이에 비해 명사류는 선진국의 언어보다
수적으로 매우 열세라는 말을 들은 일도 있습니다.

위에 인용한 '머리'와 '머리카락'은 분명히 구분해야 할 두 낱말일진데
이렇게 분화된 두 낱말을 하나로 합쳐 기존에 있던 어휘를 일부러 줄이려는 사회 언중 현상에 유감이 많던 차에, 성 박사님까지 이에 가세하셔서
'머리' 에 '머리털' 의 뜻이 들어 있으므로 이를 '머리' 하나로 써도 된다고 하시니 이에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그렇다면 '머리카락'은 사어가 되지 않겠습니까?
언중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어휘는 자연스럽게 죽어 없어지기 때문이죠.
이건 분명 언어적 퇴보입니다.

영어에도 'head'나 'hair'을 따로 구분하여 쓰고 있는데 이미 분화되어 있는 어휘를 일부러 죽이겠다는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털'은  주로 짐승에 쓰기 때문에 '머리털보다는 '머리카락'이나 이를 줄여서 '머리칼'이라고 해야 더 우리말다운 고운 말이 되지 않으려나 하는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성 박사님께서 이렇게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우리말 편지'를 써서 올려 주시는 노고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많은 국민들이 성 박사님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우리말 편지'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보고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시고  편지 내용을 좀더 신중하게 올려 주셨으면 하고 감히 부탁말씀드리면서 이만 줄입니다.

2010.  10.  07.

주광현   드림


좋은 글을 보내주셔서 많은 분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트렌드와 흐름]

안녕하세요.

저는 가끔
"당신은 영어나 한자를 모두 버리고 순 우리말만 쓰자고 고집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나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렇다. 순 우리말만 쓰자고 고집한다. 한자 ‘도로’보다는 우리말 ‘길’을 쓰면 좋고, 영어 트렌드 보다는 흐름이라는 우리말을 쓰면 좋다.
다만, 지금 당장 고칠 수 없는 것은 꾸준히 좋은 말을 찾거나 만들면 된다.
국회라는 낱말이 일본에서 왔다고 해서 '놈팡이'로 바꿀 수도 없고, 물리나 화학이라는 낱말을 당장 안 쓸 수도 없다.
또, 하이브리드카나 클러스터, 웰빙이나 쿨비즈 같이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낱말은 우리가 받아들이면서부터 우리말로 바꿔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본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샘틀로 바꾸고, 이화여자대학교를 배꽃계집큰서당으로 바꾸자는 것은 아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 생각은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Trend를 알아야 Future를 볼 수 있다'를
'경향을 알아야 미래를 볼 수 있다'나
'일의 흐름을 알아야 앞을 내다볼 수 있다'로 바꾸는 게 좋다고 봅니다.

아래는 '바른 말을 찾아서'라는 윤재열 님의 책에서 몇 줄 따왔습니다.(227, 228쪽)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 데도, '오물 투기, 고도 제한, 승강장' 등의 한자어를 사용하거나 '로드맵, 어젠다, 허브'등의 외래어를 쓰려는 경향은 사대주의 사상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사대 심리는 언어 표현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 문화를 배척하고 외국 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로 이어져 마침내는 우리의 정신까지 빼앗기게 된다.
우리말을 가꾸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어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의식이다. 실제 언어생활에서도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는데 앞장서야 하고, 상품 이름이나 상호를 결정할 일이 있을 때도 우리말을 잘 살려 쓰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공적인 지위에 있거나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우리말 사용은 다른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오늘 편지는 조금 조심스럽네요. 쩝... ^^*

우리말12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8306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866
1376 [2013/07/12] 우리말) 마음눈 머니북 2013-07-15 3534
1375 [2014/11/21] 우리말) 발밭다 머니북 2014-11-21 3534
1374 [2015/10/29] 우리말) 으레/의례 머니북 2015-10-29 3534
1373 [2010/03/02] 우리말) 물끄러미와 풀리다 id: moneyplan 2010-03-02 3535
1372 [2011/05/16] 우리말) 내로라하는 가수 moneybook 2011-05-16 3535
1371 [2011/10/19] 우리말) 공부 말뿌리 머니북 2011-10-19 3535
1370 [2012/04/05] 우리말) 한식 머니북 2012-04-05 3536
1369 [2008/11/11] 우리말) 겹말 id: moneyplan 2008-11-11 3538
1368 [2017/03/10] 우리말) 교보문고 머니북 2017-03-10 3538
1367 [2017/04/24] 우리말) 국어를 잘 배우자 머니북 2017-04-24 3538
1366 [2008/07/08] 우리말) 모찌와 찹쌀떡 id: moneyplan 2008-07-08 3539
1365 [2011/04/27] 우리말) 국어사전 moneybook 2011-04-27 3539
1364 [2016/11/23] 우리말) 야코죽다 머니북 2016-11-23 3539
1363 [2017/08/07] 우리말) 블라인드 채용 머니북 2017-08-07 3539
1362 [2009/06/04] 우리말) 피로야 제발 가라... id: moneyplan 2009-06-04 3540
1361 [2015/05/28] 우리말) 제수씨 머니북 2015-06-01 3540
1360 [2016/06/13] 우리말) 손 없는 날 머니북 2016-06-15 3540
1359 [2012/02/13] 우리말) 쏜살같다 머니북 2012-02-13 3541
1358 [2010/12/17] 우리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답장 moneybook 2010-12-18 3542
1357 [2015/04/22] 우리말) 혼인과 결혼 머니북 2015-04-22 3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