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4] 우리말) 답은 '노르다'입니다

조회 수 3062 추천 수 92 2010.10.14 09:33:30
우리말에 '굳다'라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무른 물질이 단단하게 되다."는 뜻입니다.
이 뜻 말고도,
근육이나 뼈마디가 뻣뻣하게 되다.
표정이나 태도 따위가 부드럽지 못하고 딱딱하여지다.
몸에 배어 버릇이 되다.
라는 뜻도 있고, 끝으로
돈이나 쌀 따위가 헤프게 없어지지 아니하고 자기의 것으로 계속 남게 되다는 뜻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칠레에서 광부들이 구출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분들이 갇혀 있던 곳이 바로 '막장'입니다.
지저분한 내용을 다른 '막장 드라마'에 쓰이는 막장이 아니라,
땀과 삶에 대한 희망이 밴 곳이 바로 막장입니다.
69일 동안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이 바로 식구에 대한 사랑이었다고 합니다.
구출되신 분과 구출에 힘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어제 낸 문제인
"달걀노른자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는 뜻의 어찌씨(형용사)는
'노르다'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에 방송했던 우리말 겨루기에 나왔던 문제라서 저도 따라서 내봤는데,
맞히신 분이 한 분도 안 계시네요.
덕분에 제 선물만 굳었습니다.

우리말에 '굳다'라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무른 물질이 단단하게 되다."는 뜻입니다.
이 뜻 말고도,
근육이나 뼈마디가 뻣뻣하게 되다.
표정이나 태도 따위가 부드럽지 못하고 딱딱하여지다.
몸에 배어 버릇이 되다.
라는 뜻도 있고, 끝으로
돈이나 쌀 따위가 헤프게 없어지지 아니하고 자기의 것으로 계속 남게 되다는 뜻도 있습니다.
바로 이 뜻에 따라 제가 '제 선물만 굳었습니다.'라고 썼습니다.

오늘 날씨가 춥다고 합니다.
늘 건강조심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자치동갑과 어깨동갑]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의 답은 '옷깃차례'입니다.(일의 순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차례)
이런 멋진 말은 일부러라도 쓸 일을 만들어서 써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답을 보내주신 분께 오늘 오후에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요즘 대학이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하죠?
저 대학 다닐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도 있고, 휴학 마치고 복학하신 분도 있고...

그런 분들과의 첫 자리는 언제나 어색합니다.
서로 눈치 보며 나이를 가늠하느라 바쁘죠. 그러다 어느 정도 상대를 파악하면 술잔이 오가면서 말을 놓을 사람은 놓고 높일 사람은 높이고...
우리말에 '자치동갑'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자치는 차이가 얼마 안 된다는 뜻이고,
동갑은 나이가 같다는 뜻이니
자치동갑은 얼마 차이가 안 나거나 비슷한 나이를 뜻할 겁니다.
사전에도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라 풀어놨습니다.

그렇게 보니 좀 이상하네요.
동갑은 나이가 같은 것인데,
한 살 차이가 나는 동갑이 말이 되나? ^^*

비슷한 뜻을 지닌 낱말로 '어깨동갑'도 있습니다.
어깨 높이가 비슷한 나이 또래라는 뜻을 담고 있을 겁니다.

'어깨'가 힘이나 폭력 따위를 일삼는 불량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보니
같은 시기에 불량배가 된 친구를 '어깨동갑'이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

저는
어깨동갑이건 자치동갑이건 생물학적인 나이 차이가 그리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고,
고마울 때는 고맙다고 이야기할 줄 알며,
불쌍한 사람을 보면 가슴아파할 줄 알고,
미안한 일을 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 알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크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을 우러러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자치동갑의 '자치'는 "한 자쯤 되는 물건"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 차이가 얼마 안 되는 것이라는 뜻이 따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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