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3] 우리말) 희소병

조회 수 3390 추천 수 29 2010.12.13 09:52:35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치료하기도 어려운 병을 뭐라고 해야 할까요?
그건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무척 추울 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겨울이니까 추운 게 당연합니다. 겨울 추위 잘 즐기시길 빕니다.

지난 토요일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에서 '피로회복'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출연자가 그렇게 말했고, 자막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정말 징글징글합니다.
피로는 회복할 게 아니라 없애버릴, 곧, '해소'할 대상입니다.
굳이 회복한다면 그건, 피로가 아니라 원기를 회복해야죠.
피로해소, 원기회복... 이게 그리도 입에 붙이 않나 모르겠습니다.

어제 일요일 저녁(8:45)에 KBS2에서 무슨 퀴즈 프로그램을 하면서 출연자가 '희귀병'이라고 했습니다.
'희귀(稀貴)'는 드물어서 매우 진귀한 것입니다.
'희소(稀少))'는 매우 드물고 적음입니다.

그럼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치료하기도 어려운 병을 뭐라고 해야 할까요?
희귀병이라고 해야 할까요, 희소병이라고 해야 할까요?
대부분 어린이들에게 걸려 힘들어하는 병을 두고
희귀병이라고 합니다.
그게 귀한 병입니까? 애들은 힘들어하는데 그게 귀한 거예요?
그건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입니다.

별 뜻 없이 만들거나 쓰는 낱말 하나가 여러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팔 수도 있습니다.

'불치병'은 아무리 애써도 치료를 할 수 없어 나을 수 없는 병이고,
'난치병'은 어쨌든 애쓰면 나을 수 있는 병입니다.
그래서 불임이 아니라 난임이라는 말을 쓰자는 겁니다.
'불임'은 아무리 애써도 애를 낳을 수 없는 것이고,
'난임'은 어렵긴 하지만 애쓰면 애를 낳을 수 있는 겁니다.

희소병과 희귀병은 모두 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희귀병이 앞으로도 사전에 오르지 않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아다리]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 뉴스를 들으니 모처럼 증시가 좀 나아졌다고 하네요.
참으로 반가운 소식입니다.

어제 누군가가
요즘은 세계 경제 전체가 침체로 아다리가 되어 쉽게 벗어나기 힘들 거라고 했는데
아침에 그런 뉴스를 들으니 더 반갑네요.

어제 들은 '아다리'를 알아볼게요.
오랜만에 들어본 말이긴 한데 이 말은 일본어투 말입니다.

"바둑에서, 단 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따내게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이 '단수'인데
이를 일본에서 あたり(單手, 아타리)라고 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이미 아다리를 다듬어 단수라고 내놨습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우리 마음과 정신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깨끗하고 고운 우리말을 쓰면 내 마음도 고와지지만,
일본어투 찌꺼기 말을 쓰면 그 말 속에 일본사람들, 우리나라를 짓밟은 일본사람들 넋이 들어 있다고 봅니다.

어제 말씀드렸듯이
깨끗한 공기를 마셔야 건강하듯이,
깨끗하고 고운 말을 써야 내 정신고 넋도 맑아진다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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