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0] 우리말) 움츠리다

조회 수 3719 추천 수 28 2010.12.20 11:16:21
"몸이나 몸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가 바릅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좀 무리해서 고향에 다녀왔더니 입술 주위가 다 짓물렀네요. ^^*

오늘 아침 7:25에 KBS뉴스에서 "겨울철 피로회복에..."라는 말을 했습니다.
'피로회복'이 왜 귀에 거슬리는지요. 제발 '피로해소'나 '원기회복'이라고 좀 해주세요. ^^*

오늘은 날씨가 좀 풀릴 것 같다고 합니다.
겨울이라 추운 게 당연합니다.
너무 움츠리지 말고 삽시다.

"몸이나 몸 일부를 몹시 오그리어 작아지게 하다."는 뜻의 낱말은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가 바릅니다.

움에 있는 'ㅜ' 때문에 '츠'도 'ㅜ'를 써서 '추'로 말하기 쉬우나,
움추리다가 아니라 움츠리다입니다.

움츠리다의 작은말이 옴츠리다입니다.
움츠리다의 준말은 움치다이고,
옴츠리다의 준말은 옴치다입니다.

오늘도
어깨를 쫙 펴고 큰 소리로 웃으면서 당당하게 삽시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반보기]

안녕하세요.

어제 낸 문제 답은 '살품'입니다.
뜻이 좀 거시기하긴 하지만 참으로 멋진 말이라 생각합니다.
경규상 님과 권동호 님께 선물을 보내드렸습니다.

참,
달포쯤 전에 아버님께 드린다고 향기나는 종이를 좀 보내달라는 분이 계셨는데,
제가 주소를 미처 적어두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그 종이를 얻었습니다. 주소를 다시 보내주시면 종이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저에게 선물 받는 방법을 좀 똥겨드리자면...
부모님이나 식구 이야기하면서 부탁하면 저는 다 넘어갑니다. ㅋㅋㅋ ^^*

오랜만에 식구 이야기 좀 해 볼까요?

어제 오후에 어머니가 전화하셨더군요.
누나와 함께 마이산에 놀러 갔는데 단풍이 하도 멋져 제 생각이 났다면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우리말에 '반보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사전에 오른 뜻은
"추석을 전후하여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일자와 장소를 미리 약속하고 만나는 부인네들의 풍속"입니다.

옛날에는 친정어머니가 시집간 딸을 마음대로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농한기인 추석을 전후하여 어머니와 딸이 제각기 음식과 토산물을 가지고 양편 집의 중간쯤 되는 시냇가나 고개의 적당한 곳에 모여 잠시 만나 정을 나눴다고 합니다.
그래서 '반보기'입니다. 두 집의 가운데, 즉 반쯤 되는 곳에서 만난다는 뜻이겠죠.
딸은 평소에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음식을 정성스럽게 싸서 가지고 나가고 어머니는 딸에게 먹이고 싶은 것을 골고루 챙겨서 나갔을 겁니다.
이런 깊은 뜻이 담긴 참으로 멋진 말이 '반보기'라 생각합니다.

저희 집은 팔 남매입니다.
광주에 사는 누나가 해남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전북으로 가고
그 사이 부천에 사는 누나가 전북으로 내려와
서로 사는 곳의 반쯤되는 곳에서 만나 단풍구경을 했나 봅니다.
그런 전화를 받으니 '반보기'라는 낱말이 절로 생각이 나더군요.

아버지는 예전에 팔 남매를 팔 도로 보내 나이 들면 팔도유람을 하시겠다고 했었습니다.
오늘따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부쩍 생각나네요.

여러분,
지금 바로 부모님께 전화 한 번 드려보시는 게 어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1.
팔도 : 우리나라 전체를 이르는 말.
팔 도 : 여덟 개 도

2.
저희 집 팔 남매는
성복희
성금심
성효덕
성가옥
성효남
성제훈
성향숙
성해선입니다.
성별이 어떻게 되냐고요?
저만 아들이고 다 딸입니다. 누나 다섯, 여동생 둘... 1남 7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653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5160
1616 [2014/02/06] 우리말) 본데없다 머니북 2014-02-06 3772
1615 [2014/05/22] 우리말) '지' 띄어쓰기 머니북 2014-05-22 3771
1614 [2015/10/05] 우리말) 살무사와 살모사 머니북 2015-10-05 3770
1613 [2008/08/30] 우리말) 토요일이라 좀 널널하죠? id: moneyplan 2008-08-31 3770
1612 [2008/07/15] 우리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증거 id: moneyplan 2008-07-15 3770
1611 [2015/08/25] 우리말) 간이 크다와 붓다 머니북 2015-08-25 3769
1610 [2008/10/27] 우리말) 말 줄이기 id: moneyplan 2008-10-27 3768
1609 [2014/12/17] 우리말) 삐지다와 삐치다 머니북 2014-12-17 3767
1608 [2012/12/10] 우리말) 영어 교육2 머니북 2012-12-10 3767
1607 [2010/08/02] 우리말) 매기단하다 moneybook 2010-08-02 3767
1606 [2008/04/28] 우리말) 옥수수와 강냉이 id: moneyplan 2008-04-28 3767
1605 [2014/06/27] 우리말) 머니북 2014-06-27 3766
1604 [2012/02/02] 우리말) '바' 띄어쓰기 머니북 2012-02-02 3766
1603 [2009/02/26] 우리말) 대로와 데로 id: moneyplan 2009-02-26 3766
1602 [2007/07/06] 우리말) 뒷다마와 뒷담화 id: moneyplan 2007-07-06 3766
1601 [2012/02/07] 우리말) 족집게와 쪽집게 머니북 2012-02-07 3765
1600 [2011/02/01] 우리말) 온새미로와 라온 moneybook 2011-02-01 3765
1599 [2007/08/02] 우리말) '리터당'은 '리터에'로... id: moneyplan 2007-08-02 3765
1598 [2012/10/11] 우리말) 총각 머니북 2012-10-11 3764
1597 [2010/04/22] 우리말) 도토리 키 재기와 도 긴 개 긴 id: moneyplan 2010-04-22 3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