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 받은 답장으로 우리말 편지를 갈음하겠습니다.

1.
며칠 전에 '달인'이 일본에서 온 낱말이라고 소개해드렸습니다.
그 글을 보시고 보내주신 편지입니다.


......
며칠 전 편지에 '달인'이라는 낱말이 일본어에서 온 말이라고 하셨고,
달인을 갈음할 말을 알려 줄 수 없다 하셔서 사전을 좀 뒤적여 봤어요.

'달인'보다 '난사람'은 어떨까 싶네요.
한글과컴퓨터 사전에 '난―사람[명사] 잘난 사람. 뛰어난 사람.'이라 되어 있고,
DAUM 국어사전에 '난-사람[품사:명사] 남보다 두드러지게 잘난 사람.'이라 되어 있고,
국립국어원 대사전엔 '난-사람「명사」남보다 두드러지게 잘난 사람.'이라 되어 있네요.
'김병만은 개그의 난사람이다.'
뭐 이렇게 써도 되지 않을까요??^^;;

달인(達人)【명사】
1.??학문이나 기예의 특정 분야에 뛰어난 사람. 달자(達者). ¶ ∼의 경지에 이른 솜씨.
2.??널리 사물의 도리에 통한 사람. ¶ 그는 보통의 떠돌이가 아닌 ∼의 풍모를 느끼게 한다.

달인을 대신하기에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판―주다【타동사】 그 판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하여 내세우다.(한컴사전)
판-주다 : 판주어(판줘), 판주니(품사 : 동사) 그 판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하여 내세우다.(다음사전)
판-주다〔-주어(-줘), -주니〕「동사」【…을】그 판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하여 내세우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이런 말을 이름씨로 만들어서 써도 괜찮을 것 같고요.^^



2.
어제 편지에서 '계란'이 아니라 '달걀'을 써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아래와 같이 두 개의 편지가 왔습니다.


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닭의 알 -> 달긔알 -> 달걀 이렇게 어원의 설명도 곁드리면 어떨까요.
예로 고등학교때 배운 기억으로는 제주도에서는 독새끼라고도 했다고 ...
요즘 중국어를 거의 독학하고 있습니다.
단어의 본 뜻과 중국, 한국에서의 활용이 조금씩 다른 것에 조금씩 놀라며 배웁니다.
관문 : 중국에서는 닫는 문, 한국에서는 열어 들어가는 문
소심 : 중국 :주의를 기울인다, 한국 : 배짱이 없다.
그리고 중국이 한나라, 한민족이 아니었다는 것이 언어에서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좀 더 일찍 중국어를 배웠더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늘 수고하시는 데, 고마움을 전합니다.
미국에서 ...



다른 한 편지입니다.

'온돌방'은 우리 토박이말입니다.
(아래 말들은 원래 우리 토박이말이라서, 한자로 적으면 안 됩니다.)
가게, 가난, 개천, 고집, 곤두(박질), 글자, 금방, 기별, 남편, 답답하다, 당부, 당신, 대문, 대신, 동산, 동생, 마련, 말짱, 모습, 미안하다, 반지, 배포, 사공, 사돈, 생생하다, 서방, 선물, 선사, 성화,??시중, 시집, 야단법석, 영낙없다, 우선, 이력, 잠깐, 장단, 장승, 재미, 재주, 전갈, 조심, 주책, 차례, 창피, 튼실하다, 판, 패, 편, 흐지부지, 노발대발, 농, 변죽, 보배, 본, 부실하다, 불한당, 비위, 생판, 수건, 시방, 신세, 안주, 예사, 온돌방, 온전하다, 장농, 표, 화, 흠. ..... 이밖에도 아주 많습니다.
이처럼 순 우리 토박이말들이 여러 국어사전에 한자말로 올라 있는 까닭은, (1) 조선총독부가 '조선어사전'이란 걸 만들면서 우리말 말살 정책의 하나로 우리말과 관련이 없는 헛것의 한자말을 많이 올렸고 (2) 한자숭배주의자들의 의도적인 한자 밑말 삼기 노력과 (3) 한자로만 적은 조선시대 책들에서 우리말을 어쩔 수 없이 한자로 음역해 표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그 밖에 (4) 우리말에 우연히도 중국 한자말과 발음이 같고 뜻까지 비슷한 것들이 있어 그런 오해가 생겼습니다.
<한말글연구회 회장 정재도>


고맙습니다.
이렇게 같이 고민해 주시니 우리말이 하루가 다르게 깨끗해진다고 봅니다.

거듭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

주말 잘 쉬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양재 꽃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애와 함께 봄기운을 맘껏 들이키고
간 김에 수선화도 하나 사왔습니다.

난을 선물할 일이 있어서
난 집에 들러서 이것저것 가격을 좀 물어봤습니다.
“이게 얼마죠?”
“10만 원입니다.”
“그럼 이건 얼마죠?”
“그건 15만 원입니다.”
“어! 같아 보이는데 왜 값은 달라요?”
“같다뇨! 틀립니다. 이건 꽃대가 세 개고 이건 다섯 개고...”

어제 꽃집 주인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데도,
꽃집 주인은 꼭 이것과 저것은 ‘틀리다’면서 가격차이의 정당성을 강조하더군요.
그 말이 참 거슬렸어요.
이것과 저것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건데...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는 뜻이고,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꽃집 주인은,
“이 꽃과 저 꽃은 틀립니다.”라고 하면 안 되고,
“이 꽃과 저 꽃은 다릅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오늘 아침에,
소장님께서 저를 찾으시더군요.
잔뜩 긴장하고 소장실에 들어갔더니,
다른 기관에서 이러저러한 연구를 했는데,
제가 하는 것과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때, 제가 하는 말이,
“예, 이 두 개는 틀립니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 말이 제 입에서 떠나는 순간,
아!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건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이미 말은 제 입을 떠났고...

‘틀리다’와 ‘다르다’의 차이를 알면서도,
곧잘 틀리는 게 바로 이 말입니다.
생각을 좀 하면서 말을 뱉어야 하는데,
그냥 되는대로 뱉다보니... 쩝...

이번 주도 반성으로 시작하는
기분 좋은 한줍니다.

행복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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