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멋쩍다를 소개해 드리면서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없다면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멋쩍다,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쓰는 게
해망쩍다와 행망쩍다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멋쩍다를 소개해 드리면서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없다면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멋쩍다,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쓰는 게
해망쩍다와 행망쩍다가 있습니다.
해망쩍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영리하지 못하고 아둔하다."는 뜻입니다.
이놈이 해망쩍게 또 어디 구경을 가지 않았나처럼 씁니다.
행망쩍다도 그림씨로 "주의력이 없고 아둔하다."는 뜻입니다.
멋진 말이라 지난주에 다 소개하지 않고 남겨놨습니다. ^^*
내일이 비가 온다는데 오늘부터 날씨가 끄물거리네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반나절은 몇 시간?]
식목일인 어제 큰불이 났습니다.
왜 매년 식목일마다 큰불이 나는지...
식목일을 연목일(燃木日)로 불러야 할 판입니다. 쩝...
어제 난 그 산불로 양양에 있는 낙산사가 불탔는데요.
제가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갔던 터라.......
가슴이 더 에이네요.
그 낙산사가 불탄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면서,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반나절...
한나절도 아닌 반나절...
도대체 반나절이 몇 시간이기에 반나절 만에 불탔다고 저리 호들갑일까?
분명 짧은 시간에 다 탔음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반나절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절을 알아야 합니다.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半)”입니다.
따라서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낮(12시간)의 반인 6시간이죠.
그 한나절의 반이 반나절이므로
시간으로 따지면,
6시간의 반인 3시간이라는 말이죠.
따라서,
3시간 만에 절이 다 타버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 몇 시간 동안 탔는지는 모르지만,
짧은 시간에 천년고찰이 다 탔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방송에서 나온 말을 칭찬하네요.
그렇지만 틀린 것도 있습니다.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에서,
‘전소됐습니다’보다는 ‘전소했습니다’가 더 낫습니다.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자동사가 되는 말은 ‘되다’를 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 이런 명사에 ‘되다’를 붙여 쓸 때가 많은데
이는 영어의 번역문이 일반화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오후에는 비가 좀 온다는데,
많이 좀 와서 강원도 불을 끄고,
전국적인 건조주의보도 해제하면 좋겠네요.
지금 오는 비가 저 같은 농사꾼에게는 별로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보태기)
한나절의 반인 반나절과 같은 뜻의 낱말로 ‘한겻’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