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4] 우리말) 해망쩍다

조회 수 3765 추천 수 8 2011.03.15 09:42:18
지난주에 멋쩍다를 소개해 드리면서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없다면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멋쩍다,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쓰는 게
해망쩍다와 행망쩍다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멋쩍다를 소개해 드리면서
'멋'이 '적다'로 가를 수 없다면 소리 나는 대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멋쩍다, 객쩍다, 겸연쩍다, 맥쩍다 따위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게 쓰는 게
해망쩍다와 행망쩍다가 있습니다.

해망쩍다는 그림씨(형용사)로 "영리하지 못하고 아둔하다."는 뜻입니다.
이놈이 해망쩍게 또 어디 구경을 가지 않았나처럼 씁니다.

행망쩍다도 그림씨로 "주의력이 없고 아둔하다."는 뜻입니다.

멋진 말이라 지난주에 다 소개하지 않고 남겨놨습니다. ^^*

내일이 비가 온다는데 오늘부터 날씨가 끄물거리네요.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반나절은 몇 시간?]

식목일인 어제 큰불이 났습니다.
왜 매년 식목일마다 큰불이 나는지...
식목일을 연목일(燃木日)로 불러야 할 판입니다. 쩝...

어제 난 그 산불로 양양에 있는 낙산사가 불탔는데요.
제가 그곳으로 신혼여행을 갔던 터라.......
가슴이 더 에이네요.

그 낙산사가 불탄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면서,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라는 말을 하더군요.
반나절...
한나절도 아닌 반나절...
도대체 반나절이 몇 시간이기에 반나절 만에 불탔다고 저리 호들갑일까?
분명 짧은 시간에 다 탔음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반나절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절을 알아야 합니다.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半)”입니다.
따라서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낮(12시간)의 반인 6시간이죠.

그 한나절의 반이 반나절이므로
시간으로 따지면,
6시간의 반인 3시간이라는 말이죠.

따라서,
3시간 만에 절이 다 타버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실제 몇 시간 동안 탔는지는 모르지만,
짧은 시간에 천년고찰이 다 탔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방송에서 나온 말을 칭찬하네요.

그렇지만 틀린 것도 있습니다.
“...때문에 반나절 만에 전소됐습니다.”에서,
‘전소됐습니다’보다는 ‘전소했습니다’가 더 낫습니다.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자동사가 되는 말은 ‘되다’를 붙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 이런 명사에 ‘되다’를 붙여 쓸 때가 많은데
이는 영어의 번역문이 일반화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오후에는 비가 좀 온다는데,
많이 좀 와서 강원도 불을 끄고,
전국적인 건조주의보도 해제하면 좋겠네요.

지금 오는 비가 저 같은 농사꾼에게는 별로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보태기)
한나절의 반인 반나절과 같은 뜻의 낱말로 ‘한겻’도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9048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4588
996 [2007/09/20] 우리말) 추석과 중추절 id: moneyplan 2007-09-21 3756
995 [2008/10/20] 우리말) 하고하다와 허구하다 id: moneyplan 2008-10-20 3756
994 [2013/06/03] 우리말) 띠다와 띠우다 머니북 2013-06-04 3756
993 [2009/07/16] 우리말) 외래어표기법 받침 id: moneyplan 2009-07-16 3757
992 [2016/11/21] 우리말) 낱알/낟알 머니북 2016-11-22 3757
991 [2008/02/04] 우리말) 물찌똥 id: moneyplan 2008-02-04 3758
990 [2011/12/20] 우리말) 육감 머니북 2011-12-21 3758
989 [2015/07/22] 우리말) 치덕치덕 머니북 2015-07-22 3758
988 [2008/08/25] 우리말) 있습니다와 있음 id: moneyplan 2008-08-25 3759
987 [2012/07/17] 우리말) '애당초'와 '애시당초' 머니북 2012-07-17 3759
986 [2013/08/12] 우리말) 초다짐과 입맷상 머니북 2013-08-12 3759
985 [2014/06/12] 우리말) 빠개다와 뽀개다 머니북 2014-06-12 3759
984 [2017/09/01] 우리말) 머드러기와 부스러기 머니북 2017-09-07 3759
983 [2008/01/23] 우리말) 곰팡스럽다 id: moneyplan 2008-01-23 3760
982 [2009/12/08] 우리말) 어리숙과 어수룩 id: moneyplan 2009-12-08 3760
981 [2008/11/27] 우리말) 문제를 냈습니다 id: moneyplan 2008-12-01 3761
980 [2007/04/26] 우리말) 싱싱하다 id: moneyplan 2007-04-26 3762
979 [2007/10/07] 우리말) '중'은 '가운데'라고 쓰는 게 더 좋습니다 id: moneyplan 2007-10-08 3762
978 [2008/04/30] 우리말) 팽개치다 id: moneyplan 2008-04-30 3762
977 [2012/09/05] 우리말) 돈 이야기 머니북 2012-09-05 3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