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1] 우리말) 끼끗하고 조쌀하다

조회 수 4152 추천 수 10 2011.03.21 10:25:35
우리말에 '끼끗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생기가 있고 깨끗하다."는 그림씨(형용사)입니다.
끼끗하고 준수한 사내다운 인물도 아니요, 어여쁜 인물도 아니요..처럼 씁니다.

'조쌀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는 그림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월요일입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야 이번 주 내내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

저는
이상하게 아침부터 컴퓨터가 말썽을 부리고, 높으신 분들 방송하는 것도 잘 나오지 않고...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 보니 더 짜증이 나는 것 같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죠?
자주 웃어야 곱게 나이가 들어갈 것 같습니다.

우리말에 '끼끗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생기가 있고 깨끗하다."는 그림씨(형용사)입니다.
끼끗하고 준수한 사내다운 인물도 아니요, 어여쁜 인물도 아니요..처럼 씁니다.

'조쌀하다'는 낱말도 있습니다.
"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는 그림씨입니다.

그냥 '깨끗하다'라는 낱말과 끼끗하다, 조쌀하다는 느낌이 좀 다릅니다.

저는 조쌀하다는 말을 듣기는 좀 거시기 하지만,
끼끗하다는 말은 듣고 싶습니다.
비록 아침부터 일이 잘 안 풀려 슬슬 짜증이 나지만,
잘 참고 견뎌서 끼끗하고 고운 얼굴을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라면이 불기 전에 빨리 먹자!]

저는 요즘 아내가 없어서 끼니를 다 밖에서 해결하는데요.
며칠 전에는 오랜만에 친구와 같이 라면을 사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으니 참 맛있더군요.

라면이 나오는 동안 저는 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읽던 것은 마저 읽어야 하기에,
라면이 나온 후에도 잠시 동안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젓가락은 손에 들고...

이를 본 친구가,
“야, 라면 다 불기 전에 빨리 먹자. 곧 2인분 되겠다. ”라고 하더군요.
그렇죠. 라면은 불으면 맛이 없잖아요.
라면이 불어 2인분이 되기 전에
신문을 집어치운 친구가 고맙기도 하지만,
그래도 틀린 말을 고쳐야죠.

“라면 다 불기 전에 빨리 먹자.”가 아니라,
“라면 다 붇기 전에 빨리 먹자.”가 맞습니다.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라는 뜻의 낱말은,
‘불다’가 아니라, ‘붇다’가 그 원형입니다.

또,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라는 뜻도 있죠.
‘개울물이 붇다/체중이 붇다/식욕이 왕성하여 몸이 많이 불었다.’처럼 써야 합니다.
개울물이 불다/체중이 불다 가 아닙니다.

헷갈리죠?
‘체중이 붇다’에서는 ‘붇’을 쓰고,
‘몸이 많이 불었다’에서는 ‘불’을 쓰니...

우리 한글에는 ㄷ 불규칙 활용이라는 게 있습니다.
ㄷ 불규칙 활용은
어간 끝소리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ㄹ’ 받침으로 소리 나고,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에는 그대로 ‘ㄷ’ 받침으로 소리 납니다.
즉, ㅇ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ㄹ’로 소리나고,
그 외 자음 앞에서는 ‘ㄷ’으로 소리납니다.

따라서 ‘걷다’는
‘걷고, 걷는, 걸어서, 걸으면’ 따위로 씁니다.

“샘 따위에서 물을 떠내다”라는 뜻이 있는 ‘긷다’도
‘길어, 길으면, 길어서, 길으니, 긷고’처럼 활용합니다.

‘ㄷ 불규칙 용언’은 이 밖에도
‘깨닫다, 듣다, 묻다, 일컫다’ 따위가 있습니다.

라면의 부피가 커지는 ‘붇다’도,
‘불어, 불으니, 불으면’처럼 써야 합니다.

요즘 저도 체중이 좀 불었습니다.
몸이 붇기 전에는 몰랐는데, 불으니 좀 무겁네요.

오늘 저는 못자리하러 갑니다.
올 한 해 농사 잘되도록 빌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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