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5] 우리말) 기름값 인하

조회 수 5972 추천 수 6 2011.04.05 09:06:4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하'를 찾아보면 가격 따위를 낮춤이라고 나와 있고 '값 내림', '내림'으로 다듬어서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는데 왜 언론에서는 '인하'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기름값이 내린다고 합니다. ^^*
거의 모든 뉴스에서 'l(필기체 엘)당 100원 인하'라고 나오네요.
이를 '1L에 100원 내려'나 '1L에 100원 싸' 또는 '1리터에 100원 싸게 팔아'라고 하면 어색한가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하'를 찾아보면 가격 따위를 낮춤이라고 나와 있고 '값 내림', '내림'으로 다듬어서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는데 왜 언론에서는 '인하'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이 나서서 바르고 고운 말을 써야 할 것 같은데...
제가 알기로 인하는 일본말입니다.

기름값이 내리고 안 내리고를 떠나서 에너지를 아껴써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오늘 아침에 40분 걸려 걸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옆에서 일곱 살배기 아들은 자전거를 타고 오고...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거시기]

오랜만에 국회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고 하네요.
근데 저는 그 웃음이 오히려 씁쓸합니다.

한 국회의원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16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썩은 정치인을 봐 주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자,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 즉답을 피했고,
이에 그 국회의원이 계속해서,
“법무부 장관이 건의하면 좀 거시기한지…”라고 되물어 본회의장에 폭소가 터졌다고 하네요.
이를 받은 장관도
“거시기란 말이 그렇습니다마는 하여간 저도 거시기에 대해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해
본회의장은 웃음바다가 됐다고 하고...

웃는 게 좋긴 한데,
제가 씁쓸한 맛을 느끼는 이유는,

첫째, 그런 썩어빠진 정치인들을 봐주자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국회의원이나,
그런 것도 뉴스라고 방송에 내는 기자나...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둘째, ‘거시기’라는 말을 하자 왜 웃었는지 모르겠네요.
‘거시기’는 표준말입니다.
전라도 지역에서 쓰는 사투리가 아닙니다.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입니다.
어엿한 표준말입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거시기’가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물’을 말하는 뜻도 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남자의 성기’를 말하죠.
그걸 직접 거론하기 민망하여 그 대신
‘거시기’를 쓴 것뿐입니다.
그게 굳어져서 ‘거시기’를 남자의 ‘고추’로만 생각하는 거죠.

‘거시기’는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 곤란한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입니다.
잘 살려 써야할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만드세요.

저는 오늘 못자리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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