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낸 문제 답은 '파근하다'입니다.
"다리 힘이 없어 내딛는 것이 무겁다."는 뜻이고,
'파근파근하다'고 하면
"가루나 음식 따위가 보드랍고 조금 팍팍하다."는 뜻과
"다리가 걸을 때마다 맥이 없고 내딛는 것이 무겁다."는 뜻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네요. ^^*
1. 어제 낸 문제 답은 '파근하다'입니다.
"다리 힘이 없어 내딛는 것이 무겁다."는 뜻이고,
'파근파근하다'고 하면
"가루나 음식 따위가 보드랍고 조금 팍팍하다."는 뜻과
"다리가 걸을 때마다 맥이 없고 내딛는 것이 무겁다."는 뜻이 있습니다.
2. 문제를 맞히신 분 가운데 세 분께는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라는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보낸 우리말 편지를 계절별로 묶어 두 권으로 만든 것인데요,
뿌리와 이파리라는 출판사에서 책으로 내셨고,
이번 상품도 뿌리와 이파리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3. 어제 라디오 방송에서 제 이야기를 들으셨다면서 몇 분이 댓글을 다셨네요.
맞습니다. 어제 오전에 MBC라디오에서 제 이야기가 짧게 나왔습니다.
1천 글자 이내로 쓰라고 해서 아래와 같이 써서 보냈더니 방송에서 소개해 주셨네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는 6대 독자입니다. 딸, 딸, 딸, 딸, 딸을 낳고 나서 저를 낳으셨습니다. 제 뒤로도 딸, 딸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1남7녀입니다.
그런 제가 결혼을 했습니다. 어떤 속없는 아가씨가 시누이가 일곱이나 있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7대 독자에게 시집을 오더군요.
결혼하고 6년 만에 어렵게 첨단과학의 도움으로 첫 애를 낳았습니다. 큰딸입니다. 그로부터 2년뒤 자연산(?)으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게가 8대 독자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강산이 일곱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7년 터울로 늦둥이가 태어났습니다.
그게 딱 10일 전이네요. ^^* 애 엄마가 마흔이 넘어서 노산인데다, 임신성 당뇨가 있고, 양수가 많아 위험하다면서 종합병원으로 옮겨 현대과학의 힘을 조금 빌려 애를 낳았습니다.
사랑하는 각시,
무모하게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맙고,
8대 독자 낳아줘서 고맙고,
늦둥이 낳아줘서 또 고맙습니다.
늦둥이 키우려면 우리 건강해야 해, 늘 웃으면서 건강하게 살자~~~!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겹말]
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네요.
말 그대로 화창한 봄날씹니다.
오늘은 겹말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볼게요.
겹말은,
같은 뜻의 말이 겹쳐서 된 말로
‘처(妻)의 집’을 뜻하는 ‘처가(妻家)’에 다시 ‘집’을 붙인 ‘처갓집’,
‘오래 묵은 나무’를 뜻하는 ‘고목(古木)’에 ‘나무’를 붙여서 ‘고목나무’라고 하는 것 따윕니다.
역전앞도 마찬가지죠.
이런 겹말은 될 수 있으면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몇 가지 보기를 들어보죠.
판이하게 다르다 >> 판이(判異 )가 비교 대상의 성질이나 모양, 상태 따위가 아주 다르다는 뜻이므로, 뒤에 다르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그냥 ‘판이하다’고 하면 됩니다.
결실을 맺다 >> 결실(結實)은 식물이 열매를 맺거나 맺은 열매가 여물다는 뜻이므로 뒤에 ‘맺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피해를 입다 >> 피해(被害)는 생명이나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손해를 보다라는 뜻이므로, 뒤에 ‘입다’를 붙이면 안 됩니다.
남은 여생 >> 여생(餘生)이 남은 생이므로, 앞에 ‘남은’을 붙이면 안 됩니다.
과반수가 넘는 >> 과반수(過半數)에 이미 반을 넘다는 뜻이 들어 있으므로, 뒤에 ‘넘는’을 붙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다 >> 형언(形言)은 형용해 말하다는 뜻이므로 앞에 ‘말’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옥상 위에 >> 옥상(屋上)이 지붕 위라는 뜻이므로 뒤에 ‘위에’를 붙이시면 안 됩니다. 더군다나 옥상은 일본에서 온 말입니다.
사전에 예방하다 >> 예방(豫防)이 미리 대처하여 막는 일이므로, 앞에 ‘사전’을 붙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 요약(要約)이 요점을 잡아 간추린다는 뜻이므로, ‘간단히’를 붙이면 안 됩니다.
이 밖에도,
계약을 맺다, 따뜻한 온정 따위도 모두 겹말입니다.
앞에서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렇게 써서는 안 되는 겹말은 모두 한자어입니다.
어쭙잖게 한자를 섞어 쓰려고 하다 보니 말이 겹치게 된 겁니다.
그냥 쉬운 우리말로 쓰면 될걸......
그러나 언어가 살아있다 보니,
사람들이 자주 쓰면 어느덧 표준어가 되고,
사전에도 실립니다.
처갓집, 고목나무, 단발머리 따위는 겹말이지만,
관용으로 허용하여, 국어사전에 올림말로 올라있습니다.
쩝...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간결하고 명료한 글이 설득력이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저는 오늘 청주에 갑니다.
이 좋은 날씨에 봄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잘 다녀오겠습니다.
오늘은 시간 나시면 하늘 한 번 쳐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