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면,
그을리는 것은 얼굴이 검게 되는 것이고,
그슬리는 것은 타거나 익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무척 더울 거라고 합니다. 당연히 햇볕도 좋겠죠?
햇볕을 쬐는 것은 좋지만, 너무 타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너무 타면 잘생긴 얼굴을 남들이 몰라볼까 저어됩니다. ^^*

오늘은 그을린 제 얼굴을 생각하면서
'그을리다'와 '그슬리다'를 갈라보겠습니다.

'그을리다'는
"햇볕이나 연기 따위를 오래 쬐어 검게 되다"는 뜻인 '그을다'의 피동형입니다.
그는 해수욕장에 다녀왔는지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렸다,
들판 곳곳에는 까맣게 그을린 농부들이...처럼 씁니다.

'그슬리다'는
"불에 겉만 약간 타게 하다"는 뜻의 '그슬다'의 피동형입니다.
촛불에 머리카락이 그슬리다처럼 씁니다.

정리하면,
그을리는 것은 얼굴이 검게 되는 것이고,
그슬리는 것은 타거나 익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처럼 좋은 햇볕에 제 얼굴이 '그슬렸다'고 하면,
제 얼굴을 불에다 태워서 먹기 좋게 만들었다는 끔찍한 말이 되어버립니다.
이 잘생긴 얼굴을 그렇게 하면 안 되겠죠?
제 얼굴은 그슬린 게 아니라 그을린 겁니다.

구릿빛 얼굴도 좋지만
너무 그을리다 보면 그슬릴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보태기)
1.
'그을다'에 '-은'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하여 '그은'이 됩니다.
따라서 '그은 제 얼굴을 남들이 몰라볼까...'처럼 씁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병충해가 많이 발생]

어제 논에 나갔더니 벌써 새끼치기를 시작했더군요.
실은 어제 아침 뉴스에
“예년보다 빨리 애멸구가 퍼지기 시작해서 병충해가 많이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나간 거였습니다.
다행히 제 눈앞에 있는 모들은 모두 잘 자라고 있더군요.

방송에서 ‘병충해’와 ‘병해충’을 잘못 갈라 헷갈리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해충’은 병(균)과 해충을 합친 말입니다.
“예년보다 빨리 병해충이 발생했다”라고 말할 수 있죠.

‘병충해’는 병해와 충해를 합친 말입니다.
“올해는 도열병이 심해 병충해가 컸다”라고 말할 수 있죠.

‘병충해’와 ‘병해충’을 같이 써 보면,
“올해는 병해충이 많이 발생해서 병충해가 클 것 같다”가 됩니다.

기자들이 이 쉬운 것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기자도 별거 아니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주도 좋은 일 많이 만드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23939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9413
796 [2007/11/22] 우리말) 날떠퀴 id: moneyplan 2007-11-22 4193
795 [2014/03/21] 우리말) 높임말 머니북 2014-03-21 4193
794 [2011/07/25] 우리말) 이승잠과 영피다 머니북 2011-07-25 4194
793 [2017/10/25] 우리말) 너볏이/나볏이 머니북 2017-11-06 4194
792 [2007/09/20] 우리말) 추석과 중추절 id: moneyplan 2007-09-21 4195
791 [2012/10/15] 우리말) 과일주와 과실주 머니북 2012-10-15 4195
790 [2014/02/21] 우리말) 텃새/텃세 머니북 2014-02-21 4196
789 [2007/05/18] 우리말) 고마움과 감사 id: moneyplan 2007-05-18 4198
788 [2011/12/01] 우리말) 물때썰때 머니북 2011-12-01 4198
787 [2014/03/03] 우리말) 뒤돌아보다/되돌아보다 머니북 2014-03-03 4198
786 [2017/03/08] 우리말) 주기와 주년 머니북 2017-03-09 4198
785 [2011/06/15] 우리말) 따까리 머니북 2011-06-16 4199
784 [2007/08/30] 우리말) 알토란 id: moneyplan 2007-08-30 4200
783 [2010/05/31] 우리말) 사전 이야기 id: moneyplan 2010-05-31 4200
782 [2007/02/23] 우리말) 경위의 순 우리말은 맹문 id: moneyplan 2007-02-27 4201
781 [2007/09/13] 우리말) 노란 단풍 id: moneyplan 2007-09-13 4201
780 [2013/07/25] 우리말) 3.0 읽기 머니북 2013-07-25 4202
779 [2012/02/22] 우리말) 넨다하다 머니북 2012-02-22 4204
778 [2016/10/31] 우리말) 치매 머니북 2016-11-01 4206
777 [2011/08/08] 우리말) 토씨(조사) '의' 쓰임 머니북 2011-08-08 4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