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7] 우리말) 밴댕이와 벤뎅이

조회 수 3682 추천 수 0 2011.06.07 11:22:47
영어 철자 하나 틀리면 창피하게 생각하면서 우리말은 왜 함부로 다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회로 먹는 바닷물고기는 '밴댕이'입니다.
당연히 속 좁은 사람을 이를 때도 '밴댕이'라고 씁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랜만에 사흘을 쉬니 그동안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입니다. ^^*

어제저녁에는 인천에 사시는 누님네 식구와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누나와 매형이 장모님을 모시고 백령도에 다녀오셨거든요.
백령도 다녀오신 뒤풀이로 가까운 식당에 들어갔는데 차림표가 제 눈을 끌더군요.
밴댕이 무침을 먹기로 했는데,
차림표에는 '벤뎅이'라고 쓰여 있었고, 식당 유리창에는 '벤댕이'라고 되어 있으며,
메뉴판에는 '밴뎅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같은 광고회사에서 글을 팠을 텐데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되는대로 찍지는 않을 텐데...
영어 철자 하나 틀리면 창피하게 생각하면서 우리말은 왜 함부로 다루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회로 먹는 바닷물고기는 '밴댕이'입니다.
당연히 속 좁은 사람을 이를 때도 '밴댕이'라고 씁니다.

ㅔ와 ㅐ 소리(발음)이 거의 같아 쉽게 가를 수 없어서 헷갈리는 때가 잦은 것 같습니다.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는 것을 '켕기다'라고 합니다.
녀석이 자꾸 나를 피하는 것이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큰소리치지만 속으로는 켕기는 것이 있는 모양이군처럼 씁니다.
이 또한 '캥기다'로 쓰시는 분들을 봤습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 켕기는 일이 없는 하루로 살고자 합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자매결연]

아내가 애 낳았다는 핑계로 며칠 동안 연가를 냈습니다.
애는 아내가 낳고 저는 덕분에 잘 쉬었죠.

그동안 얼마나 기분이 좋아서 들떠 있었는지,
애 낳았다는 소식을 휴대전화 문자로 전하면서,
‘애 났어요’라고 했습니다.
우리말 편지를 보낸다는 사람이 그런 문자를 보낸 겁니다.

오랜만에 회사에 와서 방금 편지함을 열어보니,
어제 제가 일하는 회사와
충북 음성의 한 마을이 자매결연을 했다고 하네요.

공문을 열어보니,
자매결연 행사 목적이
‘DDA협상, FTA협정체결 등 농업개방 확대에 따라 어려워진 농촌을 지원하고자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 ?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하는군요.
참 좋은 일입니다.

맞춤법 틀린 것만 빼면......

자매결연이 왜 ‘형제결연’이 아닌지는 모르지만,
한자로는 ‘姉妹結緣’으로 씁니다.

사전에 나온 뜻은,
자매의 관계를 맺는 일.
한 지역이나 단체가 다른 지역이나 단체와 서로 돕거나 교류하기 위하여 친선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자매결연’ 이라는 낱말 속에는
‘結緣’, ‘맺다’라는 뜻이 이미 들어 있으므로,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냥 자매결연을 한 겁니다.

공문 끝에 있는 자매결연 기념패 문구에도
‘...자매결연을 맺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로 나와 있네요.
기념패면 수십 년간 보관하는 것인데, 맞춤법이 틀려있으니...다시 만들 수도 없고...

어쨌든,
우리 회사와 자매결연한 마을이 크게 발전하길 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성제훈 박사님의 [우리말123] 게시판 입니다. id: moneyplan 2006-08-14 117944
공지 맞춤법 검사기^^ id: moneyplan 2008-11-18 123519
2676 [2015/02/06] 우리말) 터앝 머니북 2015-02-09 2671
2675 [2016/06/01] 우리말) 국보 1호? 머니북 2016-06-02 2679
2674 [2015/10/13] 우리말) 찌푸리다 머니북 2015-10-15 2726
2673 [2009/04/24] 우리말) 탈크와 탤크, 그리고 식약청 답변 id: moneyplan 2009-04-24 2737
2672 [2015/01/12] 우리말) 우리는 한국인인가?(박남 님 편지) 머니북 2015-01-12 2740
2671 [2015/05/11] 우리말) 일부와 일대 머니북 2015-05-12 2761
2670 [2015/08/24] 우리말) 풋낯과 풋인사 머니북 2015-08-25 2765
2669 [2014/05/23] 우리말) 다이어트 머니북 2014-05-23 2766
2668 [2015/03/11] 우리말) 무수다 머니북 2015-03-11 2778
2667 [2016/04/25] 우리말) 선물과 물선 머니북 2016-04-26 2779
2666 [2013/12/02] 우리말) 녘 머니북 2013-12-02 2781
2665 [2015/08/20] 우리말) 배지 머니북 2015-08-20 2785
2664 [2016/03/31] 우리말) 감치다 머니북 2016-04-01 2796
2663 [2016/05/19] 우리말) 씁쓸하다 머니북 2016-05-20 2797
2662 [2016/07/27] 우리말) 볏과 벼슬 머니북 2016-08-10 2800
2661 [2016/03/09] 우리말) 꽃샘추위/잎샘추위/꽃샘잎샘 머니북 2016-03-10 2803
2660 [2015/08/26] 우리말) 붓다(2) 머니북 2015-08-26 2805
2659 [2013/11/22] 우리말) '가다'와 '하다'의 쓰임이 다른 까닭은? 머니북 2013-11-22 2810
2658 [2016/01/25] 우리말) 망고하다 머니북 2016-01-26 2812
2657 [2016/07/08] 우리말) 깝살리다 머니북 2016-07-11 2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