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3] 우리말) 헐수할수없다

조회 수 5517 추천 수 0 2011.06.13 08:59:41

 

'헐수할수없다'라는 낱말입니다.
그림씨(형용사)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으로
그는 결국 헐수할수없으니까 자기 자식만 데리고 야반도주를 해 버렸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즐거운 월요일입니다.

1.
오늘 아침 7:04 KBS뉴스에서 "빨라야 이번주 주말부터..."라고 했습니다.
빠르다는 속도를 나타낼 때 쓰고,
시기를 나타낼 때는 '이르다'를 써야 바릅니다.
'
일러야 이번 주말부터...'라고 써야 합니다.

2.
요즘 들판에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미 모내기가 끝난 곳도 있고요.
저는 요즘 기획실에서 사느라 흙은 만지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
우리말에
"
모를 옮겨 심은 지 4~5일쯤 지나서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파랗게 생기를 띠는 일.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하는 낱말이 있습니다.
바로 '사름'인데요.
식물을 옮겨심은 뒤 뿌리가 흙 맛을 보고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을 뜻합니다.
멋진말이죠? ^^*

3.
멋진 우리말 하나 더 알려 드리겠습니다.
'
헐수할수없다'라는 낱말입니다.
그림씨(형용사)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뜻으로
그는 결국 헐수할수없으니까 자기 자식만 데리고 야반도주를 해 버렸다처럼 씁니다.
어찌씨(부사)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이."라는 뜻으로
사정이 그렇게 되자 그는 헐수할수없이 그 일을 포기하고 말았다, 며칠을 굶다가 헐수할수없이 검둥이의 미끼가 됐다처럼 씁니다.

월요일 아침에 직장에 나오는 것이
헐수할수없이 나오는 것이라면 일에 재미도 없고 흥이 나지도 않을 겁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기쁘게 나와야 일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좋은 일이 자주 생긴다고 합니다.
오늘도 자주 웃읍시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
호도과자]

어제 오후에는 익산에 다녀왔습니다.
장맛비가 그친 후에 내리쬐는 햇살 때문에 무척 후텁지근하더군요.
별 수 없이 휴게소마다 들러 쉬면서 다녀왔죠.

돌아오는 길에도 여기저기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한곳에서는 딸내미 좋아하는 호두과자도 사고...

근데 그 과자 상자에 보니,
‘호도과자’라고 인쇄되어 있더군요.

‘호두’는 본래
오랑캐 호() 자와 복숭아나무 도() 자를 쓰는데요.
원래는 ‘호도’였다가 지금은 ‘호두’가 표준어입니다.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규칙이 있는데,
요즘은 이 규칙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모음 ‘ㅗ’가 ‘ㅜ’로 변해버린 거죠.

이에 따라
호도(胡桃)가 호두가 되고,
장고(杖鼓)가 장구가 되며,
자도(紫桃)가 자두가 된 거죠.
이런 경우 혼란을 막기 위해 어느 한 말을 표준어로 정하고 있는데
모두 뒤에 오는 낱말을 표준어로 했습니다.
그래서 호두, 장구, 자두가 표준어 입니다.

어젯밤에 딸내미가 호두를 참 잘 먹더군요.

오늘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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