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4] 우리말) 설뚱하다

조회 수 3893 추천 수 0 2011.07.04 09:55:03

 

우리말에 마음이나 분위기가 들뜨고 어수선하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
설뚱하다'입니다.
마음이 어딘가 설뚱하다처럼 씁니다.


안녕하세요.

아침에 안개가 짙게 끼었는데 일터에는 잘 나오셨는지요.
아침부터 일이 좀 많이 이제야 편지를 드립니다.

1.
요즘 우리말 편지를 다른 분들에게 추천해 주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 ^^*
우리말 편지를 추천하실 때는 우리말 편지 밑 부분에 있는 '추천하기'를 누르셔서 이메일 주소를 넣으시면 됩니다.
추천하실 분들이 많으면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주십시오. 제가 한꺼번에 넣어 드리겠습니다. jhsung@korea.kr

2.
벌써 7월입니다. 2011년도 반이 지나갔습니다.
한 해가 시작될 때는 마음이나 분위기가 들뜨고 어수선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차분한 마음으로 제대로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정리할 일은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할 일은 시작하면서 2011년 하반기도 멋지게 보냅시다. ^^*

우리말에 마음이나 분위기가 들뜨고 어수선하다는 뜻을 지닌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
설뚱하다'입니다.
마음이 어딘가 설뚱하다처럼 씁니다.

한 해 시작이 설뚱하고,
한 주 시작이 설뚱했을 지라도
언제나 마무리는 잘해야 합니다. ^^*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
벼농사]

비가 온 뒤라 날씨가 꽤 시원해졌죠?
어제 오전에 논에 나가봤더니 벌써 이삭이 팼더군요.

아시는 것처럼 저는 농사짓고 삽니다.
농사하면 뭐니뭐니해도 벼농사죠.
오늘은 벼농사와 관련된 우리말 몇 가지를 소개드릴게요.

맨 밑에는 어제 아침에 논에 나가서 찍은 벼 꽃 사진을 붙입니다.
벼 꽃 보셨어요?
벼도 꽃이 피냐고요?

벼농사의 시작은 ‘못자리’입니다.
못자리는 “볍씨를 뿌려 모를 기르는 곳”을 말하고,
“논에 볍씨를 뿌리는 일”도 못자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옮겨심기 위하여 가꾸어 기른 어린 벼”를 ‘모’라고 합니다.
못자리 밖에 난 모는 ‘벌모’라고 하고,
나중에 쓰려고 더 키우는 모는 ‘덧모’라고 하며,
못자리에 난 어린 잡풀은 ‘도사리’라고 합니다.

모내기를 위해 모판에서 모를 캐내는 일을 ‘모찌기’라고 하고,
이 모를 잡고 심기 좋게 서너 움큼씩 묶은 단은 ‘모춤’이라고 하죠.
당연히 ‘모내기’는 모를 못자리에서 논으로 옮겨 심는 일을 말하죠.
요즘은 이앙기라는 기계로 이런 일을 다 하지만...

‘모잡이’는 모낼 때 모만 심는 일꾼이고,
모춤을 별러 돌리는 일은 맡은 일꾼은 ‘모쟁이’라고 하며,
모를 심을 때 줄을 맞추기 위하여 쓰는, 일정한 간격마다 표시를 한 줄을 ‘못줄’이라고 하고,
못줄을 잡는 일꾼을 ‘줄꾼’이나 ‘줄잡이’라고 하죠.

일을 하다보면 새참을 먹게 됩니다.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을 ‘새참’이라고 하고 ‘참밥’이라고도 하죠.
, “농부가 끼니 밖에 때때로 먹는 음식”을 ‘곁두리’라고 합니다.
논밭에서 김을 맬 때 집에서 가져다 먹는 밥은 ‘기승밥’이라고 합니다.
밥을 먹기 전에 첫 술은 떼서 귀신에게 바치는데,
“민간 신앙에서,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무당이 굿을 할 때, 귀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음식을 조금 떼어 던지는 일”을 ‘고수레’라고 합니다.

모를 옮겨 심은 지 4~5일쯤 지나서 모가 완전히 뿌리를 내려 파랗게 생기를 띠는 일
또는 그런 상태를 ‘사름’이라고 합니다.
모가 흙맛을 본 거죠.

모내기 후,
논에 난 잡초를 ‘김’이라고 하고,
이 김을 뽑는 일을 ‘김매기’나 ‘논매기’라고 합니다.
특히, 논에 난 피를 뽑는 일은 ‘피사리’라고 하죠.

벼 이삭이 나오려고 대가 불룩해지는 현상을 ‘배동’이라고 하고,
그 시기인 벼가 알이 들 무렵은 ‘배동바지’라고 합니다.
곡식의 이삭이 패어 나오는 일 또는 그 이삭은 ‘패암’이라고 합니다.
요즘이 그런 철로,
어제 논에 나가봤더니,
패암이 고르고 좋더군요.
배동바지와 패암 때 논에 대는 물을 ‘꽃물’이라고 하죠.

익은 벼를 거두어 타작하는 일은 ‘볏가을’이라고 합니다.
곡식의 이삭을 털어 거두는 일은 ‘타작’, ‘마당질’, ‘바심’이라고 하는데,
아직 덜 익은 벼를 ‘풋나락’이라고 하고(남부지방 사투리)
이런 풋나락을 지레 베어 떨거나 훑는 일을 ‘풋바심’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풋바심한 곡식으로 가을걷이 때까지 먹을거리를 대어 먹는 일을 ‘초련’이라고 하죠.

전라남도 해남 사람을 흔히,
‘풋나락’이라고 놀리죠?
그 이유는, 해남사람들이 못 살 때,
익지도 않은 나락을 베어다 잘 익은 나락이라고 팔았다는 데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을에,
농작물이 잘되고 못된 상황을 ‘작황’이나 ‘됨새’라고 합니다.

그 해에 새로 난 쌀을 ‘햅쌀’이라 합니다.

벼를 수확하면 벼 속에 수분이 많아 어느 정도 말려서 보관해야 하는데,
벼를 쌀로 만들기 위해, , 찧기 위하여 말리는 벼를 ‘우케’라고 합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가 말씀하신,
“비 듣는다. 우케 걷어라”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지 않아요?

오늘은 글이 좀 길었네요.
오랜만에 농사 이야기를 쓰다 보니 좀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정겨운 우리말을 보니 옛날 생각나고 좋죠?

오늘 저녁에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라도 한 통 드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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